[특별기획] 중리중 넷볼 클럽, “비대면 온라인 축제로 코로나19 넘어요”
[특별기획] 중리중 넷볼 클럽, “비대면 온라인 축제로 코로나19 넘어요”
우리마을스포츠클럽 '동Go동락' - 2020 온라인 우리마을 스포츠클럽 축제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12.31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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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스포츠클럽의 긍정적 효과는 학교 현장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체력 등 신체활동 능력 향상은 물론 교우관계 개선, 사회성 및 협동심 배가, 학습의욕 고취 등 전인교육의 방편으로까지 평가받는다. 1999년 대전에서 태동한 이후 교육부 주최 전국대회로 확대되면서 전국 17개 시·도 학생들의 축제로 거듭난 것만 해도 학교스포츠클럽의 필요성은 입증됐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두런두런(Do Learn Do Run)’ 프로젝트는 여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고,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마을단위까지 연계하는 ‘동고동락(同Go同樂)’ 프로젝트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매년 개최되는 대전교육감배와 동·서부교육장배, 전국체전 등의 일정이 전면 조정되면서 학교스포츠클럽이 주춤했지만 함께 뛰고 싶은 학생들의 열망은 학교와 교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다양한 현장을 담아봤다.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아, 저 선수 슛 동작이 아주 멋지네요. 리바운드에 이어 패스하는 폼도 군더더기가 없어요!”

대전 중리중학교 예드림홀 한켠에 설치된 온라인 스포츠 중계 부스에서 연신 들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처럼 쉴 새 없이 선수들의 움직임과 장단점을 분석하는 멘트가 쏟아진다.

코로나19 시국에 체육 행사를 하고, 생중계까지 하느냐고 우려할 수 있지만 이곳은 비대면 온라인 축제 현장이다.

교실에 컴퓨터와 시청각 장비를 갖춰 두고, 카메라로 학생들의 실시간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중계를 한다. 경기에 참여한 학생들도 실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고, 지그재스 패스, 사각사각 패스, 셔틀런 슛, 차례차례 슛 등 온라인 대회에 맞춰 약속된 동작으로 평소 실력을 뽐낸다.

몸을 부대끼면서 땀을 흘리지 않으니 코로나19 감염 걱정은 덜고, 거리두기 속에서 혼자서 갈고 닦았던 슛과 패스 등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으니 방역과 스포츠대회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학생들이 참여한 대회는 대전시교육청과 대전넷볼협회가 진행한 ‘2020 비대면 온라인 학교스포츠축전 – 우리마을 넷볼스포츠클럽대회’다. 대전교육청이 학교스포츠클럽을 지역사회로 확장하면서 호평을 받은 ‘우리마을 스포츠클럽- 동고동락’ 사업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연계했다.

학생, 학부모 및 동호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우리마을 스포츠클럽 모델’을 온라인으로 제시해 주민과 함께 참여하는 넷볼 클럽을 운영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온라인을 통한 배려와 협력, 존중하는 우리마을 스포츠클럽 참여를 통해 세대간 유대감을 형성하고, 지역사회에 넷볼 스포츠를 알리기 위해서다.

대회는 2종목 40개 클럽에서 무려 5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할 정도록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어찌보면 코로나19의 역설일 수도 있다.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홈트족(홈트레이닝)'이 늘고 있고, 운동에 갈증을 느낀 학생들이 비대면 학교스포츠 축전에 대거 참여한 결과다. 코로나19로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의 함성 소리가 사라졌지만 온라인에는 새로운 개념의 운동장이 생긴 셈이다.

중리중 넷볼클럽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비대면 온라인 축제로 학생들의 스포츠 열정을 이끌어 냈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3학년 넷볼부 임유경 학생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기뻐했다. 체육 시간이 있는 날이면 친구들이랑 아침부터 설렜는데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못 가고, 다 같이 뛰면서 운동할 기회가 없어져서 실망하던 차에 엄청난 반전이 벌어졌다는 것.

“1, 2학년때 여러 대회 나가면서 많은 성적 거뒀어요. 3학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려고 준비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가 터져서 모든 게 망치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선생님이 비대면 체육대회 소식을 들려주셨고, 온라인 넷볼 대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온라인 대회는 축제 형식이어서 더 신나게 참여했어요. 저는 방송분야를 장래 희망 진로로 삼고 있는데 지난번 체육대회에 이어 이번 온라인 대회에서도 중계를 맡게 돼서 너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1학년 강나영 학생은 그동안 스포츠활동을 못했던 아쉬움과 함께 이번 대회를 통해 내년을 기약하는 각오를 전했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 넷볼을 접했고, (선배들에게) 대회에 대한 많은 경험을 들으면서 설레는 마음이 컸어요. 열심히 연습을 해서 대회에서 잘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코로나19로 대회에 못나가서 아쉽고 슬폈습니다. 하지만 비대면 축제가 열려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번 경험을 계기로 내년에 오프라인 대회에서 더욱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온라인 넷볼 대회의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학생들의 흥미와 실력에 맞게 참여하면 된다. 예를들어 ‘지그재그 패스’ 경기는 7명의 선수가 2열로 마주보고 지그재그의 형태로 서서 2분 동안 1번 선수에서 7번 선수까지 패스를 어어간 뒤 다시 1번 선수로 공이 돌아오면 1회씩 카운트를 세는 방식이다. 중간에 공을 떨어뜨리면 1번 선수부터 다시 시작한다.

또 ‘셔틀런 슛’은 3명 한팀이 골대에서 2m 떨어진 지점에서 슛을 쏘는 경기다. 골포스트에서 출발한 1번 선수가 A마커로 뛰어가 슛을 실시한 후 다시 돌아와 골포스트를 터치 후 B마커로 이동하여 슛을 실시하고 다시 골포스트로 돌아와 터치 후 C마커로 이동하여 슛을 실시한 후 출발선으로 돌아와 2번선수와 손터치 후 2번선수가 출발한다. 2분 동안 성공회수로 순위를 매긴다.

비대면 온라인 스포츠 축전이지만 대회 규정은 오프라인 못지 않았다. ‘우리는 스포츠로 방역한다’를 슬로건처럼 운동과 방역 모두에 만전을 기했다.

중리중학교는 온라인 스포츠 축전이 학생들의 건강체력을 높이고, 활기찬 학교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됐다는 입장이다.

김상국 교장은 “학생들이 학교 수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 체육인데 코로나 때문에 위축된 상황에서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특히 순위 경쟁보다는 참여 자체에 의미를 두는 스포츠 축제여서 더욱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비대면 온라인 우리마을 넷볼 스포츠클럽 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한데는 김완균 교사 등 체육선생님들의 보이지 않는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사들은 과목 밴드 등을 통해 대회의 취지와 참가학생을 모집하고, 지역사회 클럽 팀의 참여와 후원을 이끌어 내고, 학생들의 기록을 일일이 체크하고, 영상으로 기록해 평가를 하는 작업을 묵묵히 해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들에게 체육활동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예년같으면 점심시간마다 반에서 쏟아져 나와 넷볼 연습과 축구, 피구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학생들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든 체육활동이 위축됐고, 잔뜩 풀이 죽은 학생들의 얼굴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체육교사들은 이(e)학습터 플랫폼에 올리는 체육 수업 영상에 학생들이 반응하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에서 비대면 온라인 스포츠 축전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지난 2017년부터 중리중학교에서 넷볼부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창단 초기에는 단 한 골도 넣기 힘들었지만 지난해 대전시교육감배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궤도에 올랐습니다. 이번에 개최한 비대면 온라인스포츠축제는 학교 안에 국한됐던 학교스포츠클럽을 우리마을스포츠라는 이름으로 학교 졸업생과 마을주민 등 일반인까지 모두 참여하게 한 대회입니다. 올해는 비대면 상황으로 어렵게 진행됐지만 12개 클럽 2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그만큼 넷볼에 대한 욕구가 많고, 관심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교사나 지도자가 되려는 학생들 많아졌고, 성인팀에서 심판을 하거나 경찰공무원에 합격한 클럽원도 생겼습니다. 우리마을 넷볼스포츠클럽 통해 다양한 사회분야에 진출하는 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2020년 비대면 온라인 우리마을 넷볼스포츠클럽 파이팅!(김완균 체육교사)”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비대면 온라인 우리마을 스포츠축전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 1월까지 넷볼UCC, 넷볼 사진전, 넷볼 골든벨 등 ‘온라인 넷볼이벤트’를 진행하고, ‘쌍방향 온라인 심판, 지도자 강습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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