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 (연합뉴스 인터뷰)
“사회갈등을 완화하면서 국민통합으로 가겠다” (신년사)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새해 들어서기 무섭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엄중하게’ 토해낸 발언들이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론이 당내에서 제기됐을 때 “넓은 시야로 보고 책임 있게 생각해달라"고 주문하더니, 이번에는 사회갈등 완화와 국민통합을 명분 삼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면 발언에 대한 당 안팎의 반응은 엄동설한 시베리아 한파가 울고 갈 정도로 싸늘하기만 하다. 현실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의 공감을 얻기는커녕, 날개 없이 추락하기만 하는 당 지지율을 아예 땅바닥으로 패대기치는 자폭성 발언이라며 발끈 흥분하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시기상조인데다, ‘치명적인 자충수’라는 반응이 이구동성으로 나온다.
지나치게 ‘엄중모드’를 고수하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마다 순발력 떨어지는 상황판단으로 가뜩이나 ‘실기(失機)’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폭 넓은 시야’ 모드 하나를 추가하더니 새해 벽두부터 이 같은 돌출발언을 던졌다.
앞서 "국민통합을 위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청와대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도 밑자락을 깔기 위한 복선이 아니었느냐며 이 대표를 갈퀴눈으로 째려보고 있다.
최근 차기 대권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추월 당한 데 이어 윤 검찰총장에게도 밀리는 양상을 보이는 이 대표가 자신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 나름 정치적 승부수를 무리하게 던지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오해만 자초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전국적인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에 뒤쳐진 것은 물론, 텃밭인 호남지역에서마저 30%대로 추락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보다 냉철한 분석과 그에 대한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쟁과도 같은 절체절명의 상황임에도 불구, ‘엄중’과 ‘폭 넓은 시야’라는 전략으로 고비를 풀어가려는 소극적인 마인드부터 하루 빨리 버리지 않으면 더 큰 위기를 자초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상태로 빠지고 있다"며 "주어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1일 보도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 앞으로 당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의 법률적 상태가 다르다"고 언급,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하고 재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형 집행 정지로 구속상태를 벗어나게 하는 방안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