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출신 남규진이 칼 들고 최익현 찾아간 까닭
예산 출신 남규진이 칼 들고 최익현 찾아간 까닭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연구사업 성과…총 346명 찾아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1.01.05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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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 연구원)이 추진한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연구사업’이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 연구원)이 추진한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연구사업’이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남규진의 독립활동 내용이 확인되는 ‘면암집’과 예산 3·1운동 참여자가 담긴 ‘고덕면 범죄인 명부’ /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 연구원)이 추진한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연구사업’이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연구원에 따르면 이 사업을 통해 예산군과 서천군, 부여군에서 미 서훈 독립운동가 총 346명을 찾아낸 것.

대표적인 인물이 예산군 예산읍 창리 출신 남규진(南奎振) 선생(1863~미상)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남규진은 43세 때인 1906년 2월 의병장 곽한일과 함께 칼을 들고 면암 최익현을 찾아갔다.

면암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반대하며 고희를 넘긴 나이에 의병장을 맡아 전북 태인에서 거병을 앞두고 있었다.

면암은 남규진과 곽한일에게 “호서(충청)에서 군사를 일으켜 영호남과 함께 기각(掎角)의 형세를 만들자”고 말했다.

정을경 책임연구원은 이날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남규진이 면암을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는지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칼을 들고 찾아간 것은 일제의 폭거에 더 이상 좌시하고 있을 수 없다는 울분과 함께 면암과 함께하겠다는 결의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남규진과 곽한일 등은 의병을 모집한 뒤 같은 해 5월 29일 의병장 민종식을 비롯한 의병대가 점령해 일본군과 대치중이던 홍주성에 진군, 홍주의병에 합류한다.

하지만 홍주의병은 최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을 당해낼 수 없었고, 일제에 붙잡힌 남규진은 무기징역형을 받게 된다.

남규진은 또 이식·유준근·안항식·이상두·최상집·신보균·신현두·문석환 등 다른 홍주의병과 대마도로 이송돼 구금되고, 뒤늦게 압송된 면암과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남규진은 2년 2개월 뒤 국내로 들어왔지만 사망시점 등 그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한말 의병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면암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민종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곽한일·이식·유준근·안항식·신보균·문석환 등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으나 남규진은 서훈을 받지 못해 잊혀져갔다.

그런 남규진의 공적이 연구원에 의해 110여 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그동안 독립유공자 신청은 직계 자손이 하는 것이 원칙으로, 자손이 없는 경우 서훈 신청 방법은 전무했다.

다행히 정부가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서훈 신청 조건을 완화하면서 일제 때 단 하루라도 수형 기록이 있으면 지자체장 명의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원은 고종실록과 면암집, 의병장 문석환의 ‘마도일기’, 의병장 민종식과 곽한일, 신보균 등의 공훈록, 국사편찬위원회와 각종 연구 등을 통해 남규진의 공훈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3개 군에서 발굴한 미 서훈 독립운동가를 대상으로 공적조서와 함께 서훈 신청을 추진하는 등 이들의 애국정신을 기를 방침이다.

박병희 원장은 “지난해 초부터 독립운동사 재조명 사업 일환으로 연구사업을 추진, 충남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후손에 대한 예우를 다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연구사업을 충남 전역으로 확대, 독립운동가를 빛내고 선양하는 충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원의 이번 사업은 지난해 도정을 빛낸 10대 시책에 선정돼 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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