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의 주장과 행간의 의미는?...최한욱의 ‘합리적 추론’
손혜원의 주장과 행간의 의미는?...최한욱의 ‘합리적 추론’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1.14 19: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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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미국행을 앞두고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3시간 여 동안 저녁 회동을 가지며 통음한 장면이 포착됐다. 사진='더팩트'/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미국행을 앞두고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3시간 여 동안 저녁 회동을 가지며 통음한 장면이 포착됐다. 사진='더팩트'/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대통령은 2017년 5월 양정철과의 연을 끊었다. 그 뒤로 한 번도 그를 곁에 두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걸로 안다."

열린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은 13일 밤 방송된 유튜브 〈손혜원TV〉를 통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콕 집어 거침 없는 맹폭을 퍼부었다.

이에 최한욱 시사평론가는 “손 전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전제로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며 평론가의 시각에서 합리적 추론을 근거로 궁금증을 내놓았다. 그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간추렸다. 양 전 원장은 간략히 '양비'로 칭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초에 이미 양정철을 버렸는데 어떻게 아직까지 '양비'가 '대통령의 복심'을 자처하며 민주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까? 양비가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을까?

“지난 6일 양비는 최재성 정무수석과 함께 김태년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낙연 대표의 사면 발의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들의 밀회는 주목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정무수석과 원내대표가 만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마도 사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이 자리에 아무런 공직도 없는, 대통령이 버린 인물이 동석했을까?

정무수석과 함께 나타나면 원내대표는 양비를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럼 최 수석은 대통령이 그를 버렸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알고도 그랬다는 이야기다. 모르고 할 일이라면 실수지만, 알고도 한 일이라면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대통령과 딴 꿈꾸며 자기 정치한 것이다.

양비가 오랫동안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호가호위'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의 측근에 '양정철 패밀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의 복심'이 아니라 '대통령의 복심의 복심'일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에 양비와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이 있기 때문에, 그가 오랫동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행세하며 혹세무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양비가 대통령에 섭섭해서 윤석열 쪽으로 기울었다면, 누가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추천했을까?

“손 전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양비는 윤석열을 추천할 수 없다. 만일 윤석열이 '양정철 패밀리'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으로 임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 조국 민정수석도 의견이 달랐다.

그럼 대체 누가 윤석열을 추천한 것일까? 아마도 노영민 비서실장과 최 수석 중 한 명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6일 밀회에 참석한 걸 보면, 최 수석은 '양정철 패밀리'일 가능성이 있다.

애초 노 실장의 후임으로 신현수, 우윤근, 양정철 등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보수언론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은근히 양비를 띄웠다. 그런데 지난 12월 7일 〈아시아경제〉는 여권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최근 김정숙 여사와 노영민 비서실장의 부인, 그리고 우윤근 전 대사의 부인이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김 여사가 우 전 대사 부인에게 비서실장직 수락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보도를 부인했고, 우 전 대사는 자연스럽게 후보군에서 탈락했다(본인도 고사했다고 한다). 남는 후보는 윤석열과 호형호제하는 신현수와 양비였다. 그런데 대통령의 선택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유 전 장관을 임명했다. 유 실장은 후보군에도 없었다.

유 실장은 취임 후 "문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불식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래서 "'민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기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유 실장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회의에서 '움직이는 청와대'를 주문했다. 비서실장 임명 당일 기자들에게 한 말도 "바깥에 있는 여러 가지 정서와 의견들을 부지런히 듣고, 대통령께 부지런히 전달하겠다"였다.

유 실장은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소통위원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유 실장을 임명한 것은 그동안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디지털소통위원장은 밑바닥 민심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이다. 즉, 문 대통령이 밑바닥 민심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으로, 그동안 대통령의 눈과 귀가 막혀 있었다는 이야기다."

◆왜 소통에 문제가 있었을까?

“'대통령의 복심'을 참칭하며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자기 정치를 하는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뜻이 왜곡되고, ‘가짜 복심’에 사기를 당해 이낙연과 같이 엉뚱한 짓 하는 바보들까지 나타났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사면의 ‘자, 통합의 자도 꺼내지 않았다. 사면발의사태도 청와대 비서실장에서 밀린 '양정철 패밀리'의 농간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라 ‘화근’이다.

집권초 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끈 것은 임종석, 조국, 탁현민 등 ‘청와대 3인방’이었다. 지나치게 이미지 정치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적어도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청와대 3인방이 차례로 물러나고 자칭 '친문핵심'들이 청와대를 장악한 이후, 문 대통령은 '불통'의 대명사가 됐다. 이들은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앉혀 놓고 ‘자기 정치’하기만 바빴다. 한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계속 속일 수는 없다. 난 지금에라도 '양정철 패밀리'(혹은 여시재그룹)의 비행(祕行)이 발각된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손 전 의원의 용기에 감사 드린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는 아직 500일이 남아 있고, 이들의 비행을 바로 잡을 시간은 충분하다"며 "특히 대선 전에 이들이 적발된 것은 무엇보다 다행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난 왜 〈조-중-동〉이 민주당 내부에서 터져나온 '양정철 논란'이낙연의 옵티머스 의혹에 대해 침묵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민주당을 분열에 빠뜨릴 이 좋은 먹잇감을 그들은 왜 애써 외면할까?"라고 물었다.

그리고는 "〈조-중-동〉에게도 다 계획이 있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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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권 2021-01-15 13:09:28
분석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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