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저 개야 짖지 마라 공산(空山)에 잠긴 달을 보고 짖느냐? 속담에 망월폐견(望月吠犬)이라더니, 너를 두고 이른 말인 거로구나"
판소리 명창으로 인간문화재인 안숙선 씨가 부른 춘향가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망월폐견(望月吠犬)’이라는 속담은 ‘개가 달을 보고 짖는 건, 달이 문제가 아니라 개의 나쁜 버릇 때문’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가 17일 이 속담을 불쑥 꺼내기 전 배경설명부터 했다.
“국민의힘이 보궐선거를 석 달이나 앞둔 때 TBS의 “#1합시다” 캠페인을 이유로 진행자들을 고발하고, 심지어 국민의힘 시장 후보들이 'TBS 해체'나 '뉴스공장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도, 거의 모든 언론사는 '언론탄압'이라며 국민의힘을 비난하기는커녕 ‘선거법 위반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다.”
지난 11일 〈중앙일보〉는 「논란의 TBS '1합시다'…文의 '사람이 먼저다' 만든 정철 작품」이라며 정치적인 노림수로 몰아붙인 국민의힘 측 주장에 가세하고 나섰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카피라이팅을 만든 인사가 참여해 만든 구호여서 보나마나 정략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대표적 극우계열 시민단체인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측이 "방송은 정치적 문제를 다룰 때 특정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이나 입장에 편향돼서는 안 된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총선 직전 〈경향신문〉에 실린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 필자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을 때, 거의 모든 언론사가 ‘언론탄압’이라며 민주당을 맹비난했고 민주당은 곧 고발을 취하했다”고 떠올렸다.
요컨대, 지난해 총선 직전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을 ‘언론탄압’으로 공격하던 언론이 지금은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내로남불’로는 성에 차지 않은 듯, “망월폐견(望月吠犬)이라는 말이 있다”며 “개가 달을 보고 짖는 건, 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개의 버릇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상세한 뜻풀이까지 곁들이는 친절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