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충청 대망론’과 양승조의 대선 도전
[김선미의 세상읽기] ‘충청 대망론’과 양승조의 대선 도전
전국 무대 등판, 충청이란 지역 프레임만으로는 어림도 없어 
‘온화한 선비 정치인’ 이미지로는 한계, 양승조표 브랜드는?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01.21 06: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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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충청권만으로 안 되면 중부권 대통령이라도 만들어야지…”
첫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직후 청와대에 들어간 지인은 “영‧호남 패권 싸움에 넌더리가 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청와대 입성을 축하한다는 인사에 그는 “‘우리’도 이제 ‘우리’ 대통령을 가져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청와대 생활에 이제 막 발을 뗀 그가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보고 겪었기에 ‘고향’에 와 저런 말을 하는지 뜨악했던 기억이 다시금 소환된다. 바야흐로 대선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충청권만으로 안 되면 중부권 대통령이라도 만들어야지…”

‘충청 대망론’ 
대선 때만 되면 충청지역 정가와 언론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다. 2022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지난해부터 ‘충청 대망론’이 솔솔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지역 특산물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되는 지역도 있으나 충청권은 현대사에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다. 유일한 충청권 출신인 윤보선 대통령은 간선제로 선출된 데다 그나마 5‧16 쿠데타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충청지역만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스럽기 짝이 없는 부친의 고향까지 엮어가며 대망론을 펴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현상이다. 왜 유독 충청권에서만 대선 때마다 ‘지역출신 대망론’이 고개를 드는 것일까.

왜 때만 되면 충청권에서만 유독 ‘지역 대망론’이 고개를 들까?

충청권은 국가가 알아서 챙기는 수도권도 아니고, 지역 패권 경쟁 틈바구니에서 상대적으로 차별과 홀대를 받고 있다는 박탈감과 피해의식이 알게 모르게 바닥에 깔려 있다. 때만 되면 등장하는 ‘충청 대망론’은 “우리에게도 우리 편이 돼주는 대통령이 있었으면”하는 지역민의 염원을 담은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충청 대망론’을 타고 적지 않은 인물들이 대선 때마다 자천타천으로 호명됐다.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는 태양이 되고 싶었다”는 영원한 2인자로 불린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부터 이회창 전 총리, 이인제 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총리, 이완구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르기까지 한때 충청 대망론에 이름이 올랐던 이들이다.
 
하지만 이회창 전 총리와 이 전 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본선 등판도 하지 못했다. 누구는 극적으로 등장했다가 등장한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퇴장했고 누구는 정당 경선도 통과하지 못했다. ‘충청 대망론’에 대한 지역적 염원은 뜨거웠으나 전국적인 지명도나 본선 경쟁력이 없었다는 얘기다. 

‘충청 대망론’ 타고 적지 않은 인물들 거론, 본선 경쟁력에 낙마

양승조 충남지사. 자료사진.
양승조 충남지사. 자료사진.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역 정가에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권 도전에 불을 지피며 여러차례 강한 의지를 보였던 양 지사는 새해들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보다 분명히 했다. 

4월 재·보궐선거 이후 경선 캠프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잡음과 반발을 낳고 있는 정무직 인사도 경선에 대비한 라인업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 지사의 대권 도전을 바라보는 시각은 ‘충청 대망론’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호적이기 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더 크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생뚱맞다는 표정이다. 양 지사 본인이야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는지 모르겠지만 지역 정가는 물론 도민들 역시 응원보다는 본업인 도정 소홀에 대한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경선 캠프 가동, 응원 보다는 도정 소홀에 대한 우려가 더 커

법조인 출신에 4선 의원, 광역자치단체장직을 맡고 있는 그의 이력과 경력은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전국적인 인지도는 극히 낮아 보인다. 경선 참여를 공식화했음에도 민망스러울 정도로 반응이 없다. 

유력 주자는커녕 여러 명 중의 한 명의 지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의 무시에 가깝다. 정치권과 언론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양 지사를 대선판을 흔들 체급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화려한 경력과 20년 가까운 정치 이력에도 불구하고 양승조표 브랜드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정글같은 정치판에서 ‘온화한 선비 정치인’ 이미지만으로는 정치적 파급력, 파괴력에 한계를 갖기 마련이다. 

도정에서도 딱히 전국을 흔든 양승조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논쟁적이고 선도적인 의제를 만들어낸 기억도 선명치 않다. 

무시에 가까운 외면, 정치권 언론 대선판 흔들 체급 아니라고 판단 

민주당 내에서는 유력 주자인 이낙연 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에 정세균 총리까지 제3지대 후보로 부상되고 있다. 양 지사가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구도다. 치열한 경선의 벽을 뚫고 본선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충청이란 지역 프레임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충청권에 이렇다 할 여당 대선주자가 한 명도 없다고 해도 그렇다. 양 지사가 양승조표 브랜드를 통해 전국적인 체급의 정치인으로 부각돼 ‘충청 대망론’의 주역이 될지, 지역을 시끄럽게만한 자가발전에 끝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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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 2021-01-21 13:47:39
누구든 충청도를 기반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일단 언론에서 자주 거론해 주어야 합니다.
지역주의라고 욕할지 모르나 그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입김이 큰 대한민국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