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이우성 부지사에게 필요한 것
[노트북을 열며] 이우성 부지사에게 필요한 것
충남도 정무기능 컨트롤타워 역할 회복해야…도의회·언론과의 소통 강화 필수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1.01.2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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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우성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가 21일 오후 도청 상황실에서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만나 한 발언이라고 한다. (자료사진/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작년과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우성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가 21일 오후 도청 상황실에서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만나 한 발언이라고 한다. (자료사진/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작년과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우성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가 21일 오후 도청 상황실에서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만나 한 발언이라고 한다.

도의회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절대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소통은커녕 불통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집중 질타를 받은 뒤 한 약속이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30여년을 중앙부처(문화체육관광부)에서 근무한 이 부지사에게 정무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인사권자인 양승조 지사 역시 이 부지사에게 그런 역할을 주문하지는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민선7기 출범 직후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바꿀 당시에도 본래의 기능을 유지키로 했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이해 안 되는 측면이 많다.

이우성 충남도 문체부지사 “확 달라진 모습” 약속한 사연

일부 의원의 지적처럼 “도정이 돌아가는 사정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는 핀잔은 들어도 싸다.

이 부지사 스스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약속한 만큼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역대 정무부지사 중 배울 점이 있는 두 인물을 소개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수많은 인물들이 거쳐 간 자리지만 민선5~6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박정현 전 부지사(현 부여군수)와 허승욱 전 부지사(현 단국대 교수)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한다.

수많은 인물들이 거쳐 간 자리지만 민선5~6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박정현 전 부지사(현 부여군수)와 허승욱 전 부지사(현 단국대 교수)를 빼놓지 않을 듯하다. (부여군 및 충남도 제공 자료사진 합성)
수많은 인물들이 거쳐 간 자리지만 민선5~6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박정현 전 부지사(현 부여군수)와 허승욱 전 부지사(현 단국대 교수)를 빼놓지 않을 듯하다. (부여군 및 충남도 제공 자료사진 합성)

민선5기 마무리에 투입된 박 전 부지사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극단적인 여소야대 도의회를 우호적으로 돌려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부지사는 집행부와 도의회가 갈등을 빚을 때마다 야당 의원들을 찾아가 “형님, 한 대 줘유~!”라며 아무 말 없이 담배를 물곤 했다고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오히려 미안해져 “그게 말여...”라며 꼬리(?)를 내리기 일쑤였다고 한다. 아무리 여야가 따로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사람 된 도리를 넘어설 순 없다는 점에서 박 전 부지사의 전략은 매우 유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박 전 부지사의 됨됨이가 진보세력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부여군에서 사상 첫 민주당 군수로 당선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박정현 전 부지사의 담배 한 대…허승욱 전 부지사 빛나는 조연

민선6기에 발탁된 허 전 부지사는 전문성을 앞세워 3농혁신을 주도하면서도, 온갖 궂은일을 묵묵히 처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꼬일 만큼 꼬인 청양 강정리 문제에서부터 내포신도시 열병합발전소와 기자실 이전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허 전 부지사는 진정성 있게 돌파해 나갔다.

허 전 부지사는 특히 안희정 당시 지사의 대선 경선 참여로 인해 도정공백 논란이 불거지자 남궁영 행정부지사(현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이사)와 격주 화요일 오전 프레스센터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허 전 부지사와 친분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와의 술자리 에피소드 한두 개는 안주가 될 정도다. 그야말로 주연 못지않게 빛나는 조연이었던 것이다. 

정치에서 가정이 있을 순 없겠지만, 안 전 지사의 ‘그 일’만 없었더라도 허 전 부지사는 지금 쯤 여의도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이 부지사가 두 전직 부지사들과 똑같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부지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도의회‧언론과의 소통에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양승조 지사 스스로 문체-행정부지사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도 있다. 대선 경선에 나서는 거야 양 지사 개인의 정치적 선택일 수 있지만 도정만큼은 차질 없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남도 제공: 왼쪽부터 김용찬 행정부지사, 양승조 지사, 이우성 문화체육부지사)
양승조 지사 스스로 문체-행정부지사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도 있다. 대선 경선에 나서는 거야 양 지사 개인의 정치적 선택일 수 있지만 도정만큼은 차질 없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남도 제공: 왼쪽부터 김용찬 행정부지사, 양승조 지사, 이우성 문화체육부지사)

예를 들어 최소한 격주에 한 번이라도 프레스센터를 찾아 이런 저런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 부지사는 지난해 10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충청인이 싸움닭 기질도 배워야 한다”며 ‘분노론’을 꺼내들었다. 경남 의령 출신인 이 부지사가 볼 때 충청인은 지나치게 양반이라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면서도 이를 깨뜨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격주에 한 번이라도 기자들 만나길…양승조 지사, 부지사에게 힘 실어줘야

그런 안타까움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정도라면 정무기능 역시 못할 리 없다고 본다. 정무라인을 놓고 볼 때 다소 어수선한 상황인 만큼 이 부지사가 컨트롤타워를 맡는 것이 어떨까 한다.

정무보좌관 2급과 4급이 공석중이라고 해도 무리하게 이 자리를 채우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무기능은 한 사람의 역할이 중요할 뿐 결코 머릿수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전제로, 이 부지사는 때로 양승조 지사에게 ‘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휴대용 비말차단기 같은 얘기가 더 이상 안 나오도록 말이다.

동시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쓴 출입기자를 겨냥해 ‘기레기’라는 글을 SNS에 버젓이 올리는 정무라인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 부지사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 부지사가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차기 지방선거와 맞물려 교체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도정과 정치권의 시계는 이 부지사에게 자꾸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당장 양 지사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할 경우 4월 이후부터는 전면에 나서야 할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양 지사 스스로 문체-행정부지사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도 있다. 대선 경선에 나서는 거야 양 지사 개인의 정치적 선택일 수 있지만 도정만큼은 차질 없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사로 치면 이 부지사는 그동안 과수원 경작에만 집중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논농사와 밭농사는 물론 때로는 바다에 나아가 물고기라도 잡아올 각오까지 했으면 한다.

양 지사와 이 부지사 모두 도정 전체를 놓고 볼 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스쳐가는 사람 축에조차 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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