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잠자리에 들 즈음에 국토부에서 KTX 서대전역 경유 불가 계획을 발표했다. 대부분 다음 주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군사작전 하듯 말이다. 호남권의 지역 이기주의와 힘의 논리가 반영된 국토부의 이번 결정은 두고두고 비판의 대상이 될 듯하다.
우선 서대전역에서 ‘경유관철’을 외치며 1인 피켓 릴레이 시위를 처음 했던 대전 정치권 한사람으로 시민에게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서대전역 경유 추진위의 ‘꼼수’라는 비판과 달리 대전시의 반응은 일단 ‘소극적 수용’ 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으르렁대며 얼굴을 붉혀온 호남지역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같은 당 소속으로 그동안의 맘고생을 하루 빨리 털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는 하지만 서대전역 경유 확대를 갈망해온 시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제 대전시민이 호남으로 여행이나 비즈니스, 고향 친지를 방문할 때, 그리고 반대로 호남분들이 대전을 방문하려면 중간역인 익산역에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사람의 이동이나 물류는 교통을 통해 이루어진다. 막힌 흐름이 원활하면 양 지역 간 상생할 수 있다는 경험은 대진고속도로 개통 후 통영시나 사천시에서 주말이면 북적이는 대전의 미식가들의 행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경남 북부지역민들은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자 접근성이 좋아진 대전으로 오고 있어 수도권으로 빼앗긴 대전권 병원의 환자유치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남도여행은 즐거움이자 힐링이다. 맛과 멋, 전통이 어우러진 남도로의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해 준다. 하지만 호남고속철 KTX 서대전역 경유가 무산됨으로써 이제 대전과 호남, 호남과 대전 간 교통의 단절을 넘어서 문화 단절, 사회 단절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저 걱정과 기우로 끝나기만을 바랄뿐이다.
이제 대전과 호남의 상생은 요원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