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도내 대학들이 잇따라 등록금 동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고려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도내 유일 국립대인 공주대(총장 원성수)는 지난 13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등록금 동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공주대는 2012년부터 1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하게 됐다.
다른 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순천향대(총장 서교일)와 호서대(총장 김대현), 백석대(총장 장종현) 등도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단국대(총장 김수복) 천안캠퍼스의 경우 조만간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등록금 동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한서대(총장 함기선)의 경우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0.2% 내리기로 했다.
대학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가장학금 지원과 관련이 있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하·동결하는 대학에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한다. 만약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받지 못하게 하는 등 재정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게다가 교육부는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를 1.2%로 정했다.
등록금 인상 시 학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셌다. 실제 단국대, 상명대는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반환해 주기도 했다.
대학들은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수년째 등록금이 동결됐고, 코로나19로 학교 내 식당, 카페 등 시설의 임대 소득까지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등록금을 인상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중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동결을 결정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고통 분담 차원도 맞지만, 등록금을 올려 받는 이익보다 교육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타격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대다수 대학이 재정난으로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따라서 필요한 지출을 없애고 최대한 절약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등록금 동결에 불만이 크다.
천안지역 A대학에 다니고 있는 김모(22) 씨는 “코로나19로 올해도 어김없이 비대면 수업이 병행되지 않겠냐”며 “학교 시설 이용에도 제약이 있는 만큼 등록금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모(23) 씨도 “대학 재정 상황이 어려우면 교수 인건비를 줄이면 되는 거 아니냐”며 “동결은 사실상 인상과 다름없다. 전면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