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진정한 사랑은 헌신일까?
[임영호의 인문학 서재] 진정한 사랑은 헌신일까?
- 두 도시 이야기
  •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 승인 2021.01.29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도시 이야기
두 도시 이야기

오래전 소설 중에서 구성이 뛰어나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소설은 단연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입니다. 저자 찰스 디킨스(1812~1870, Charles John Huffam Dickens)는 19세기 셰익스피어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영국에서 생전에 작가로써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어릴 적 동화로 읽었던 천하의 구두쇠 스크루지가 성탄절 전야에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고 착한 사람이 된다는 《크리스마스 캐럴》의 작가입니다. 

찰스 디킨스(1812~1870, Charles John Huffam Dickens)
찰스 디킨스(1812~1870, Charles John Huffam Dickens)

찰스 디킨스는 1812년 영국의 포츠머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장남이었던 그는 아버지가 어떤 사건으로 투옥되여 집안 형편상 학교에 다니지 못한 채 15세 때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며 공부했고, 변호사 사무실 사환과 법원 속기사를 거쳐 신문기자가 되고, 24살에 문단에 등단한 후 《올리버 트위스트》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연애소설이냐 역사소설이냐

《두 도시 이야기》는 언뜻 제목으로 봐서는 연애소설로 같지만 역사소설이기도 합니다. 디킨스는 19세기 영국의 사상가인 토머스 칼라일(1795~1881)의 《프랑스 혁명사》에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썼습니다. 소설이 시작되는 1775년에 영국의 통치자는 조지 3세이고 프랑스는 루이 16세였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두나라 모두 질서와 치안이 부재하여 무장강도와 노상강도가 밤마다 활개치는 혼란스러운 사회로 묘사했지만 프랑스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냉혹하고 권위적인 방법으로 통치하는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였으며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습니다. 특히 사제나 귀족들이 비인도적인 만행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민주주의 역사에 큰 변화의 중심이었지만 그렇다고 아름다운 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자인 영국인의 눈으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

무대의 주 배경은 런던과 파리 두 도시입니다. 소설의 많은 부분은 1789년 30만 시민이 들고일어난 프랑스 대혁명 전과 혁명 후 오랜 분노의 축적 끝에 폭발한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광기 있는 인간의 모습들입니다. 많은 프랑스 왕족과 귀족들이 혁명의 단두대로 던져지는 암울한 상황하에 굉장히 묵직하게 역사적 사실이 전개되고,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함께 엮여서 꼬리에 꼬리로 이어집니다. 

도덕적인 굽힐줄 모르는 신념으로 이상적인 삶을 꿈꾸며 근면하게 살아가는 프랑스 이름 샤를 에버몽드 영국 이름 찰스 다네이, 외모는 쌍둥이처럼 찰스 다네이와 닮았지만 태도는 대조적으로 비관적이고 낭비벽 심한 방탕한 변호사 시드니 칼튼, 60세가 갓 넘은 외과의사로 오랫동안 바스티유 감옥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억울한 옥살이한 마네트 박사, 다정하고 따뜻한 동정심 많은 예쁜 마네트 박사의 딸 루시가 주인공입니다.

이 외에도 마네트 박사의 주거래 은행인 텔슨 은행의 80세 가까운 은행원으로 진심으로 충직하게 보살펴주는 자비스 로리, 프랑스 귀족인 찰스 다네이의 아버지 형제의 만행으로 철천지원수로 변한 드파르지 부부와 그를 따르는 혁명대원 방장스, 루시가 열 살 때부터 루시를 돌본 성격이 괄괄하고 손힘이 센 보모 미스 프로스, 텔슨 은행의 창 밑에서 심부름꾼으로 있는 제리 부자가 조역입니다.

자비스 로리는 걸어 다니는 ‘텔슨 은행’으로 직업의식이 투철한 책임감 강한 직원으로 마네트 박사와 고객으로 만나서 인연을 맺습니다. 마네트 박사는 이유도 모르는 채 체포되여 바스티
유 감옥에서 오랫동안 갇혀있고, 얼마 되지 않아 부인은 죽고, 고아 신세가 된 마네트박사의 핏덩이 루시를 품에 안고 런던으로 데리고 와 보호합니다. 

 

마네트 박사의 생존

그러던 중 마네트 박사가 프랑스에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루시와 함께 파리로 모시러 갑니다. 마네트 박사는 18년간 산 채로 땅속에 묻혀 있는 것 같은 감옥생활로 폐인이 되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의 기억을 알지 못하고, 영혼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습니다.

오랫동안 혼자 격리되어 지냈기 때문에 항상 문을 잠가 놓지 않으면 겁을 먹고 미쳐 날뛰거나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발겨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는 손은 뼈밖에 남지 않아서 투명해 보였고 머리는 하얗게 센 모습으로 드파르지 다락방에서 낮고 긴 의자 위에 웅크리고 앉아 정신없이 구두를 짓고 있습니다.

그는 감옥에서 구두를 짓는 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는 강압적인 명령에 길들여진 사람처럼 자신에게 주는 데로 먹고 마시고, 시키는 데로 했습니다. 마네트 박사는 출소한 후 예전 하인인 술집 주인 드파르지의 보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드파르지는 옛날과 다르게 비밀, 분노, 위기의식이 드리워졌고, 그의 부인은 매서운 눈매를 가진 치밀한 성격으로 혁명에 주도적인 인물입니다. 

“내 이름이 뭐냐고 물었나?”
“바로 그겁니다.”
“북탑 105.”
“그게 다입니까?”
“북탑 105.” 

괴로운 생각에 끝없이 시달리는 유령 같은 마네트 박사는 딸 루시를 만나고 루시의 사랑과 정성으로 인해 생명과 희망을 되찾고 큰 위안을 얻어 차츰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로리와 함께 지옥 같은 파리를 떠나 런던으로 돌아옵니다. 런던으로 오는 배에서 영국으로 망명하는 청년 찰스 다네이는 루시를 만나고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는 프랑스의 귀족 출신이지만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자기 가문과 프랑스 귀족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프랑스 동포들의 비참한 상황이 싫어서 귀족 가문과 모든 재산, 상속권을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자신의 노동과 노력으로 살겠다고 런던으로 건너왔습니다. 

 

찰스 다네이와 루시의 결혼

런던에서 불어 선생으로 자리 잡고 생활을 하던 찰스 다네이는 오랫동안 영국과 프랑스를 주기적으로 오가면서 비밀업무를 수행했다는 스파이 누명을 쓰고 영국의 법정에 섰고, 루시가 배 안에서 찰스 다네이와의 대화는 농담 이상의 어떤 의미 있는 대화가 아니라고 증언하고 변호사 시드니 칼튼과 스트라이버의 출중한 변호 능력으로 무죄로 풀려납니다. 

세 남자가 루시를 사랑하지만 천박한 성공한 후원자처럼 구는 거만한 스트라이버는 거절당하고, 목숨을 잃을 뻔한 그 순간부터 사랑했던 찰스 다네이는 자기에 대한 박사의 의견 한 마디가 자신의 감정이나 세상 전체의 시선보다 훨씬 중요하리라는 것을 알고 루시 아버지 마네트 박사에게 루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마네트양의 특권을 절대 빼앗지 않고 박사님의 자식, 동반자, 친구로서 곁에서 도우며 두 분이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제 본명이 아닌 가명을 쓰는 곡절과 왜 영국에 왔는지 말씀드리려 하자 루시에 대한 구혼이 성공하고 루시가 사랑한다면 결혼식 날 아침에 말해줄 것을 청했습니다.

시드니 칼튼은 게으르고 전망도 없는 방탕한 자신의 욕심이 자기 영혼의 마지막 꿈인 사랑하는 여인을 불행하게 만들 것이라고 인식하고 루시를 소유하려고 하거나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곁에 머물고자 하는 욕망만 가집니다. 뛰어난 능력과 섬세한 감성을 갖추었으면서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그 사내보다 슬픈 광경은 없습니다. 칼튼은 다네이에게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다네이 집에 오고 갈 수 있는 열광스러운 특혜를 달라고 청하고 허락을 받습니다. 시드니 칼튼은 루시가 가망 없는 남자를 굳게 믿어주는 순수함과 마음속 상처에 대한 연민의 눈물을 보았다면 그는 밤새 울었을 것입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저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당신이 이따금이라도 나를 호의적으로 생각해 주는 것, 그리고 당신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는 것, 그것뿐입니다." 

찰스 다네이와 루시의 아주 단출한 결혼식에 초대한 사람은 딱 한 사람 로이 뿐이고, 투박한 미스 프로스 말고는 신부 들러리도 없었습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왜 인지 마네트 박사의 얼굴에서 겁먹고 넋 나간 옛날의 그 표정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로리는 걱정이 태산 같았고 결혼식 전후에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무엇인가 있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박사가 옛날에 받았던 충격과 관련된 예전 행동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로리는 궁리 끝에 미스 프로스와 함께 작은 도끼, 톱, 끌망치를 정원에 묻었고 구두장이의 긴 의자를 산산조각을 내서 부엌 화로에 넣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시간이 흐르면서 런던에서 마네트박사는 과학지식이 풍부하고 정교한 실험을 통하여 길러진 기술과 조심성 덕분에 환자가 제법 있었고, 딸 루시의 사랑과 정성으로 점점 과거의 모습을 찾아가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칼튼은 초대받지 않고도 들릴 수 있는 특권을 내세우며 소풍 같은 결혼생활에 찾아왔으며 예전처럼 술에 취해 오는 일은 절대 없었고 가족들과 어울려 저녁시간을 보내곤 했으며 루시의 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칼튼에게 묘한 동정심이 아이들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증오와 살기의 프랑스 대혁명

한편 1789년 프랑스에서는 소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납니다. 당시 무능하고 사치스러운 귀족들의 만행으로 일반 시민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졌고, 특히 농민들의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이에 민중들이 봉기를 일으킵니다.

처음에는 자유와 평등, 박애를 기치로 인간의 기본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혁명이었으나 점차 혁명의 본질과 가치를 잃고 증오로 뭉쳐서 살벌하게 도끼와 총과 칼로 무장한 채 굶주린 짐승 같은 유혈사태와 기뻐 날뛰는 소동으로 무고한 귀족들을 기요틴으로 밀어 넣는 피의 복수와 광기의 도가니로 변해갑니다. 파리 시민 모두가 굶주림과 복수심으로 무장한 듯 보였습니다.

파리에 있는 텔슨은행은도난당하거나 훼손돼서 은행의 거래 업무가 곤란해지고 어떤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느끼자 로리는 제리를 데리고 파리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작가 찰스 디킨스는 파리의 혁명의 현장으로 직접 가서 생생하게 목격하고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자 이제 배경은 죽음과 상실의 공간인 파리 생활입니다. 분노의 중심지로 가장 폭동이 심한 지역에서 술집을 하는 드파르지 부부는 농민봉기의 중심에서 정보원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찰스 다네이의 가문에 충실했다는 이유로 위험에 처한 늙고 선량한 하인 가벨의 투옥 소식이 전해집니다. 가벨은 지시를 받아서 영지와 관련된 재산을 관리하면서 사람들의 세금을 감면 해 주고 얼마 안 되지만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반역죄 찰스 다네이

찰스 다네이는 그의 하인을 구하기 위해 파리로 가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그는 행복하게 바삐 움직이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어린 딸을 보면서 앞으로 닥칠 일을 털어놓아서는 안된다고 결심하고 밤늦게 일어나 편지 두 통을 씁니다.

루시에게는 파리로 가야하는 의무감과 그곳에서 위험에 처할 일은 없을 거라고 쓰고, 마네트 박사에게는 루시와 어린 딸을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합니다. 찰스는 루시와 마네트 박사에게 전하는 편지를 짐꾼에게 맡기고, 금방 돌아올 것처럼 루시와 사랑스러운 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파리로 떠납니다. 

프랑스에 도착한 찰스 다네이는 자칫하면 영국으로 돌아갈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축복받아야 할 혁명 수확 시기가 온통 피로 얼룩지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세력이 모든 사람들을 세워놓고 검열을 하고 있었고, 선한 시민이라는 것을 인정받지 못하면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는 결국 가는 도중 검문에 걸려 에버몽드 후작의 조카라는 이유와 망명자라는 반역죄로 투옥되고, 이 소식을 접한 마네트 부녀, 유모 프로스는 프랑스로 건너가 합류합니다. 로리는 이미 파리에 들어와 이들과 만나고 감옥에 있는 다네이를 구하려고 애를 씁니다.

프랑스에 온 루시는 날씨가 어떻든 매일 감옥 근처 그 장소에 나가 시계가 2시를 치면 그곳에 갔다가 4시가 되면 터벅터벅 돌아왔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고 날씨도 그리 춥지 않은 날에는 딸을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 않은 날에는 혼자 서있지만 단 하루도 거른 적이 없었습니다. 매일 그곳을 떠날 때면 감옥의 벽을 향해 키스를 날렸습니다. 대여섯 번에 한 번은 남편이 자신을 본다고 의사로 자원하여 감옥에서 일하는 아버지한테 들었습니다. 

혁명의 물살은 깊고도 강하게 흘러갔고, 찰스 다네이는 1년하고도 석 달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그동안 과묵하고 인정 넘치는 박사는 병원이나 감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고, 암살범이든 희생자든 공평하게 의술을 행하며 중립을 지켰습니다. 다행히도 일 년을 넘게 기다려온 재판에서 찰스 다네이는 마네트 박사의 사위라는 것을 증명하고 풀려나게 됩니다.

마네트 박사는 바스티유 감옥의 죄수였다는 이유로 민주 투사인 양 프랑스 민중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박사의 영향으로 인한 무죄선고는 루시에 대한 신세를 갚는 것으로 더없이 기뻤고, 딸이 예전에 겪었던 고통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았으며 스스로 임무를 완수하고 딸에게 한 약속을 지킨 자신의 능력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바스티유 옥중편지

혁명의 공기는 늘 강경하고 급변하기 마련입니다. 승리 아니면 죽음을 선포했습니다. 사회 전체에 퍼진 공포와 불신 때문에 가급적이면 이목을 끌지 않고 구설수에 오르지 않으며 시기와 질투를 사지 않는 것이 모든 이의 바람이던 시절이었습니다.

평화는 잠시였습니다. 칼과 총으로 무장한 남자 4명이 난폭하게 들어와 찰스 다네이를 다시 체포합니다. 생앙투안 지구에서 어느 시민 동지가 중죄로 고발하였다 합니다. 고발인은 드파르지 부부입니다. 

드파르지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을 때 굴뚝 안벽에 숨겨놓은 편지를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투옥된 지 10년째 되는 1767년 12월에 쓴 마네트 박사의 편지로 모든 사건의 전말이  친필로 적혀 있었습니다.

드파르지는 그 편지를 통하여 찰스 다네이의 아버지와 숙부인 에버몽드 후작, 두 쌍둥이 형제의 만행으로 한 농민 일가가 비참하게 죽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치료에 참여한 마네트 박사가 그 과정을 알고 정부에 보고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그들 형제가 마네트 박사를 바스티유 감옥에 가두었고, 편지 마지막에는 에버몽드 후작을 고발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뿌리 깊은 복수심

이 편지를 제시한 드파르지는 자신이 알렉상드르 마네트 박사를 대신한다며 찰스의 유죄를 주장합니다. 결국 자신의 아버지에버몽드 후작의 아들인 찰스 다네이는 반역자의 일족으로 과거 특권으로 인민들에게 파렴치한 억압을 가한 죄로 사형을 언도받습니다. 

드파르지 부인은 뿌리 깊은 복수심 때문에 무시무시하고 흉측한 괴물로 변했습니다. 자코뱅파인 드파르지 부인은 왕실에 엄청난 힘을 행사했던 에버몽드 일족은 압제와 착취같은 악행을 저지른 자들로 자신이 그들로 인하여 처참하게 죽은 농민 일가의 유일한 생존자이며, 죽은 자신의 아버지와 언니, 형부와 오빠의 복수를 하겠노라고 다짐하고, 루시와 루시의 딸 포함하여 에버몽드 일족을 한 놈도 살려 두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마네트 박사의 찰스 다네이를 위한 구명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혁명세력으로부터 성과를 얻어내지 못합니다. 칼튼은 처참하게 무너진 박사의 모습보다 마지막 희망과 의지까지 빼앗긴 루시가 더 문제였습니다.

시드니 칼튼은 무시무시한 복수의 말을 마담 드파르지의 첩자로부터 직접 들었습니다. 첩자는 감옥 옆에 사는 나무꾼으로 루시가 남편이 있는 감옥에 신호를 보내는 것을 마담 드파르지가 보았고, 그것으로 감옥 내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할 것라고 말합니다.

기요틴에서 처형되는 죄수를 보고 울거나 동정을 표하는 행위는 중죄에 해당됩니다. 칼튼은 로리에게 루시와 어린 루시, 박사 모두 위험하니 오늘 밤에 자기가 오면 태우고 즉시 영국으로 떠나자고 말합니다. 특히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기다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찰스 다네이는 감옥에서 루시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냅니다. 그 속에는 자신은 장인의 참혹한 긴 투옥이 자신의 아버지와 숙부 때문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자신의 이름을 에버몽드에서 찰스로 바꾼 것은 장인이 제시한 루시와의 약혼 과정에 한 조건이었으며 왜 그렇게 했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고 썼습니다. 

 

한번의 좋은일

시드니 칼튼은 자신이 오랜 시간 몰래 흠모하던 루시를 위해서 자신과 외모가 흡사한 찰스 다네이 대신 자신의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합니다. 최후의 시간 1시간 전에 인연이 있는 감옥의 첩자를 통하여 찰스 다네이를 감옥으로 찾아가고, 그의 부츠와 외투, 넥타이와 머리모양으로 바꾸고, 약물로 기절시킨 후 미리 포섭한 사람을 시켜 내보내고 대신 감옥에 남습니다. 

루시의 유모 프로스는 우여곡절 끝에 마네트 일가와 찰스 다네이를 먼저 탈출시키고, 다음으로 탈출을 준비하고 있을 때 드파르지 부인이 들이 닫쳤습니다. 그리고 힘겨운 몸싸움 끝에 프로스는 드파르지 부인을 쏘게 되고, 모든 일행은 무사히 프랑스를 떠나게 됩니다. 

홀로 외로이 감옥에 남겨진 시드니 칼튼은 한 번이라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에서 함께 반역죄로 처형을 기다리고 있던 스무 살의 가난한 여자 재봉사를 위로하며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그가 가는 길이 그에게는 지금껏 가본 그 어떤 길보다도 더없이 평화로운 휴식의 길이었습니다. 죽기 전 그의 얼굴은 본 사람들은 그가 숭고한 예언자의 얼굴 같았다는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본다. 내 생명을 바쳐 구한 그들이 다시는 볼 수 없는 영국으로 돌아가 평화롭고 보람되고 풍요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미덕에 충실한 작품

이 글을 끝내면서 프랑스 혁명이라는 광풍 앞에서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자비스 로리와 루시 마네트는 자신의 자리에서 프러스 역할을 합니다. 로리는 성실성과 신의로 마네트 박사를 부활시키고, 루시는 아름다운 외모와 연약한 성품의 순종적인 여성으로 절망에 빠진 아버지와 남편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칼튼에게도 누군가를 위해서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합니다. 이에 반하여 호적적이고 사나운 마담 드파르지나 방장스 같은 인물은 파멸을 부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이외에도 구체제나 프랑스 혁명도 인간에 대한 폭력이기에 악의 씨앗으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귀족층은 간식으로 초콜릿을 먹는 데만도 장정 네 명의 시중을 받아야 하는 사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하인들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줍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세우는 혁명이 정당할지라도 복수심에 불타면 동정심은 물론이고 정의까지도 잃고 광기까지 더해져 사회를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습니다. 

이 작품은 미덕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남는 것은 시드니 칼튼의 루시 가정을 위한 희생입니다. 디킨스가 죽은 지 150년이 지난 지금도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의 이 소설이 재해석되고 새 생명을 얻는 부활이 재연되는 것을 보면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