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새벽 5시 반 정도에 일어나서 7시 전에 여의도에 도착한다. 우리 사무실에 내가 제일 먼저 나온다. 오전엔 주로 공부를 한다. ... 출근시간이 너무 일러 수행비서의 차를 이용하지 않는다. 미안하기 때문이다. 전철을 타거나, 함께 사는 어머니가 운전하는 자가용 차를 타고 출근한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난해 '원피스 퍼포먼스'로 가십을 몰고 왔던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그는 29일 최근 자신의 수행비서 해고 사유를 "업무상 성향 차이 때문이고, 면직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실수가 있었다"라고 가볍게 해명했다. 쉬운 말로 '마음에 안 들어서'라는 이야긴데, 이는 명백한 '갑질'이다.
내부고발자에 따르면, 해고된 수행비서는 전날 밤 12시 넘어 퇴근했는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자신을 픽업하라고 요구 받았고 이를 지키지 않아 잘랐다는 증언이다.
직원의 게으른 행태가 마음에 안 들어 해고시킨 것이라지만, 불과 1년 전 류 의원의 언론 인터뷰가 진심이었는지 발언의 진정성을 놓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각이 많다.
더욱이 해당 비서는 아이가 셋 있는 엄마라는 점과, 무엇보다 정의당이 노동의 가치 존중을 핵심 존재 이유로 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도무지 이해불가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승주 정치평론가는 "내가 류호정 케이스에서 정말 열 받고 한심했던 것은, 그가 수행비서를 다루는 방식"이라며 "이는 정말 노예처럼 부리던 놈들이 많았던 한나라당 의원들이나 하는 짓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최소한 그 집에 애가 있는 것을 아는 형편이라면 그렇게 버르장머리 없이 사람을 대하면 안 된다"며 "국회의원의 직무가 중요하다 해도, 밤 12시까지 붙잡아 놓고 다음날 새벽같이 나오라고 해야할만큼 그런 중요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진짜로 '노동인권 감수성'이라는 게 눈꼽만큼도 없다"며 "회사 사장도 자기 수행비서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는 자기 방의 보좌진을 하인처럼 부리는 자"라고 후려갈겼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정의당 의원이라면, 정치 언어보다 ‘여성 노동자의 모성 보호’를 배우는 게 먼저여야 할 것"이라며 "물론 국회의원의 ‘공부는 셀프’"라고 꼬집었다.
류 의원은 게임 회사에 다니다 권고사직을 당한 뒤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노동운동가로 변신해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청년 정치인이다.
방송인 김용민 PD는 “당원투표 19등이 1등이 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룰이 정당화되더라도, 그렇게 해서 당이 젠더주의에 경도되더라도, 노동정의의 가치만은 지킬 줄 알았다”고 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