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누구든 법을 지키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어야만 민주주의이고 법치주의다. 모든 헌법 교과서에 나오는 당연한 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가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이다.
검언유착사건의 스모킹건인 휴대전화의 비밀번호 공개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장본인이 헌법 교과서에 나오는 법치주의를 말했다. 정작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헌법을 말하고 있는 유체이탈식 화법이다.
그는 15일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추미애 전 장관 등이 9개월 전에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는데, 다 어디 가고 아직 휴대전화 얘기만 되풀이하는지 모르겠다”며 “어떻게든 흠을 찾아보려는 별건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될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있는 것을 묻는 질문에 동문서답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특기인 ‘별건수사’를 엉뚱한 곳을 겨냥하며 의심했다.
그는 특히 여권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정권 수사’를 했다고 의심한다는 지적에 “권력이 물라는 것만 물어다 주는 사냥개를 원했다면 저를 쓰지 말았어야죠. 그분들이 환호하던 전직 대통령들과 대기업들 수사 때나, 욕하던 조국 수사 때나, 저는 똑같이 할 일 한 거고 변한 게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오로지 정권 눈치 안 보고 철저히 공정한 수사에 임한 정의로운 검사’로 자신을 포장했다. 이른바 ‘소영웅주의’적 단면이다.
그리고는 “윤 총장이나 저나 눈 한번 질끈 감고 조국 수사 덮었다면 계속 꽃길이었을 것”이라며 “권력의 속성상 그 수사로 제 검사 경력도 끝날 거라는 거 모르지 않았지만, 그냥 할 일이니까 한 거다. 직업윤리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머릿속에 굴린 셈이다.
이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문장 하나로 깔아뭉갰다.
“핸드폰 비밀번호부터 부세요.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도의도 지키지 않으면서 뭔 말이 그리 많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