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04] 놀부도 탐낸 화초장 만든 나무…천안 풍세면 모과나무와 소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04] 놀부도 탐낸 화초장 만든 나무…천안 풍세면 모과나무와 소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02.17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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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기자, 사진 채원상 기자]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네. 얼시구나 화초장

절시구나 화초장 또랑 하나를 건너 뛰다가 앗차 잊었구나”

흥부가 박을 타고 갑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놀부는 동생 집에 찾아간다.

방 안에 들어서자 눈에 확 띄는 화초장이 있고, 장 안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하다.

놀부는 동생에게 화초장을 뺏고는 등에 지고 집을 나선다.

가던 길에 도랑을 만나 뛰어넘다가 “아차 이놈이 무엇이더냐. ... 간장 된장 고추장 송장 구들장 아따 이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속 터져 나 죽는다”라며 화초장의 이름을 잊어버린다.

판소리 흥부가의 유명한 대목으로 욕심 많고 심술궂은 놀부를 우스꽝스럽게 그리고 있다.

도대체 화초장이 얼마나 예쁘길래, 놀부가 탐을 냈을까?

화초장은 아름다운 꽃과 풀을 그려 장식했으며, 장 속에도 해충의 침입을 막으려고 한지나 비단을 발라 둔 옷장이다.

조선 시대 사대부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싶은 최고급 장이라고 하니 놀부도 탐낼 만한 물건이라 할 수 있다.

화초장은 화류목 또는 화초목이라고 부는 모과나무의 목재에서 유래한다.

모과나무는 쇠처럼 단단하고 광택이 있어 예부터 가구재나 연장 자루, 장기 알이나 주판알, 도장 재료로 많이 사용했다.

특히 화초장으로 많이 사용해 화초목이라고도 불렀다.

천안에는 두 그루의 모과나무가 보호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백제를 개국한 공로로 풍세면 삼태리에서 대대로 살아온 천안전씨 후손이 시조를 기리기 위해 만든 제단을 320년 간 지키고 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우뚝 선 모과나무의 모습은 마치 튼튼한 갑옷을 입은 듯한 껍질과 하늘 높이 추켜든 기세로 10m의 실제 크기보다 훌쩍 커 보인다.

건물 뒤편에는 실제 묘는 아니지만, 시조 전섭의 묘와 석물들을 감싸려는 듯한 소나무도 있다.

모과나무보다 정확히 100살이 적은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처진소나무 모습을 갖추어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분재의 문인목처럼 가지가 아래로 늘어진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하고 있다.

간밤에 내린 설경과 구름한점 없는 맑은 하늘아래 두 나무에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하다가 시큼한 모과차 한잔이 그리워 진다. 바깥 날씨가 너무 춥다.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삼태리 219 : 모과나무_350년, 소나무 250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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