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1] 태조 왕건이 머물던 산, 천안 태조산 솔바람길
[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1] 태조 왕건이 머물던 산, 천안 태조산 솔바람길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1.02.1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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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치유와 힐링이 되길 기대하며 충남도내 불교와 천주교 순례길 15구간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태조산 솔바람길.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성불사 대웅전, 각원사 청동좌불상, 둘레길. 사진=채원상 기자.
태조산 솔바람길.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성불사 대웅전, 각원사 청동좌불상, 둘레길. 사진=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천안시민의 휴식처인 태조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머물렀던 산이라고 전해진다.

해발 421m의 이 산에는 솔바람길이 있다.

솔바람길은 청송사~구름다리~성불사~각원사에 이르는 5.2km 구간이다.

청송사 입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송사 입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그 시작은 청송사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눈으로 덮인 사찰 지붕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청송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송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송사 옆길을 따라 둘레길이 시작된다.

둘레길 양쪽에는 대나무들이 하늘로 기세 좋게 뻗어있다.

바람에 흔들리고 부딪히며 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는 숨 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차분한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청송사에서 구름다리로 가는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송사에서 구름다리로 가는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대나무 숲길을 따라 솔바람길이 시작된다.

경사는 완만하지만 오르락 내리락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숨을 쉴 때마다 맑은 공기가 가슴 밑바닥까지 들어오는 기분이다.

나무 계단도 있다.

비록 108번뇌를 뜻하는 108계단은 아니지만 한 칸씩 계단을 오를 때마다 걱정과 근심을 툴툴 털어버리기 좋다.

청송사에서 구름다리로 가는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송사에서 구름다리로 가는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구름다리까지 가는 길은 솔바람길답게 양쪽에 많은 소나무가 있다.

웅장한 높이의 소나무는 아닐지라도 마을 이웃들의 화목한 모습처럼 옹기종기 어우러져 있다.

소나무가 전해주는 상쾌함을 느끼며 맑은 둘레길을 30분 정도 걷다 보면 총 길이 62m, 폭 1.5m에 달하는 구름다리가 보인다.

솔바람길 구름다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솔바람길 구름다리.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하얀 눈으로 덮인 파란 구름다리가 마치 극락으로 향하는 다리 같다.

다리 위에 서면 구멍이 송송 뚫린 바닥 아래 도로가 보인다.

구름다리에서 본 시내 풍경
구름다리에서 본 시내 풍경

바람 강도에 따라 약간의 흔들림도 있어 아찔함을 더한다.

구름다리에서 약 20여 분 걷다 보면 설국으로 펼쳐진 또 다른 소나무 숲길이 보이고 성불사 갈림길을 만날 수 있다.

구름다리에서 성불사 가는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구름다리에서 성불사 가는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태조산 정상은 오른쪽, 성불사는 왼쪽길이다.

성불사로 가는 길은 조금은 험하지만 그걸 이겨내라는 부처의 뜻이 느껴진다.

길을 걸으며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라는 의미 아닐까.

태조산 자락 가파른 암벽에 있는 성불사가 보인다.

성불사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성불사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충남 문화재자료 10호인 성불사는 고려 태조 때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참고로 ‘성불사의 밤’이라는 가곡이 있는데, 이곳을 칭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분위기만큼은 가곡 속 성불사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성불사 대웅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성불사 대웅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성불사 경내로 다가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대웅전이다.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다.

창 너머 완성되지 않은 불상을 모시고 있는 게 보통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성불사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성불사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도 눈에 띈다.

수령이 800년이 넘은 나무가 큰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성불사와 기나긴 세월을 함께한 나무다.

좀 더 오르면 범종각이 있다. 이곳엔 종이 매달려 있는데, 포인트는 북이 아니라 바로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성불사에서 바라 본 천안시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성불사에서 바라 본 천안시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시야가 탁 트이면서 천안 시내가 훤하게 보인다.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도 멋진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대웅전 뒤편 사각형 바위 전면에는 불입상이, 우측면에는 석가삼존과 16나한상이 각각 부조로 새겨져 있다.

바위에 새겨놓은 나한상이라는 점에서 보존가치가 높다고 한다.

마애석가삼존16나한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애석가삼존16나한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다만 훼손이 심해 형태를 자세히 봐야 보인다.

아름다운 사찰에 눈까지 내려주니 분위기가 무척 그윽하다.

각원사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각원사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다음 행선지는 각원사다.

주차장에서 대웅보전으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반기는 건 2층으로 지어진 성종루다.

이곳에는 무게가 20톤에 달하는 태양의 성종이 걸려 있는데 그 규모에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성종루에서 바라본 각원사의 대웅보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성종루에서 바라본 각원사의 대웅보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성종루 옆길에 있는 계단을 오르면 대웅보전이 보인다.

눈으로 덮인 사찰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룬다.

각원사 대웅보전과 소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각원사 대웅보전과 소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대웅보전을 가로질러 계단을 오르면 칠성전을 지나 청동좌불상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청동좌불상으로, 높이 15m에 무게만 60톤에 이른다고 한다.

각원사 청동좌불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각원사 청동좌불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이 때문에 각원사의 유명세는 날로 더해지고 있다.

2시간 정도면 된다. 느릿느릿 걸으면서 솔바람길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보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태조산공원과 천호지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 [충남 치유의 길]은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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