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미 저는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박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인사갈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8일 휴가에 들어간 이후 지인들에게 이런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는 21일 문장 3개로 이뤄진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고는 “신 수석은 민정수석을 그만둘 것 같다”는 신 수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변호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만류에 대해 더 이상 수용불가 입장임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로써 신 수석의 사의는 조만간 불가피하게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양새가 우스꽝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권자가 일개 비서관에게 매달리는 볼썽사나운 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은 이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븅신들’이라는 표현으로, 비서로서 본분을 망각한 신 수석의 처신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출신 법률가들의 일관된 특성이 있는데, 얘네들은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점”이라며 “검사출신을 민정수석에 앉히는 것부터 잘못 되었다. 검사출신 중에서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 누구더라?”고 허공에 물었다.
이어 “비서라는 직무의 특성조차 모른다. 무지를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며 “한국전쟁 직후 강원도 촌구석에 살던 시골동네의 어른들은 이런 상태에 빠진 머슴을 두고, ‘븅신’이라고 불렀다”고 떠올렸다.
그는 “아주 어렸을 때 많이 듣던 말이었는데, 그 땐 그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지냈다”며 “나이들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른들이 그 말을 하는지 어사무사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가 살아오면서 븅신이라는 말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요즘 부쩍 븅신들의 븅신짓을 보고 있자니, 60여년이 지난 지금 그 말이 자꾸 기억난다”고 한숨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