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06] 보호수가 있는 동네는 행복하다…천안 백석동 참느릅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06] 보호수가 있는 동네는 행복하다…천안 백석동 참느릅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02.22 13: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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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한 중년의 양치기가 황폐해진 마을 풍경을 다시 살리고자 묵묵히 땅에 도토리를 심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거의 떠났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서로 미워하며 지내고 있다.

수십 년 뒤 그곳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환경 보존구역이 될 정도로 아름다운 숲이 되었다.

그러자 떠난 주민들도 다시 돌아오고, 축제를 즐기며 행복한 마을이 되었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캐나다 프레데릭 백 감독의 ‘나무를 심은 사람(원작은 1953년 장 지오노)’이라는 애니메이션의 내용이다.

천안시 중심가에 자리 잡은 백석동의 참느릅나무를 보면서 딱 떠올랐던 영화다.

천안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도시이다.

농업에서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인구유입으로 곳곳에서 대규모 도시개발과 많은 공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그래서 신도시 모습은 급하게 조성되다 보니 대개가 비슷하다.

공원은 화려한 꽃을 피는 나무로 꾸며지다 보니, 공간의 깊이보다는 인파의 혼잡함에 잠시 쉬어갈 뿐이다.

더욱이 공단 옆의 공원이라면 먼지나 소음 차단 등의 물리적 역할에 맞춰져 여유로움을 느끼기에 빈약하다.

그러나 백석동의 숲은 참느릅나무 하나만으로도 공간의 역사와 공동체의 삶이 느껴진다.

풍채는 어떤가? 나란히 선 스트로브잣나무 숲에도 뚜렷한 자태를 보이고, 흰빛이 도는 껍질과 나뭇가지 위에 작은 씨앗들이 옹기종기 모여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도 이파리 한 장 없는 활엽수의 쓸쓸함과 다른 격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 나무에는 다른 보호수에 없는 마을 주민과 교감한 기록들이 남겨져 있다.

노태산의 정기를 받아 백성동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았다는 비석과 1995년 12월 12일에 주민들이 뜻을 모아 백석동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는 내용의 표지판으로도 과거 참느릅나무가 지역 주민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를 가늠하게 만든다.

우리는 도시 나무들의 운명을 잘 알고 있다.

가로수 경우만으로도 전선에 부딪힌다고, 도로가 좁다고, 빌딩을 가린다고 하여 머리가 잘려나가거나 팔이 잘려나가거나 아니면 전체가 뽑혀져 나간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나무에 대한 기록과 기억은 나무를 지키는 힘이 되고, 지켜진 나무는 우리에게 더 평안함을 주어 지역 사람들 간의 교류를 더욱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보호수가 있으면 동네는 분명히 행복해질 것이다.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727 : 참느릅나무 178살. 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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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2021-03-01 11:58:39
행복....그런거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