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윤석열) 총장이 한명숙 사건 '결재 거부'하리라 예감했다”
임은정 “(윤석열) 총장이 한명숙 사건 '결재 거부'하리라 예감했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3.03 09: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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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는 3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당시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관련 업무에서 배제 당한 것에 대해
〈임은정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는 3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당시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관련 업무에서 배제 당한 것에 대해 "결국은 제 손을 떠날 사건이란 건 잘 알고 있었다”라고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난 몇 달 간, 직접 조사해온 모해위증 교사 민원 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하였기에 수사 전환하겠다는 인지서와 조사경과 보고서를 올렸지요. 쉬이 허락될 리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과거 특수통들의 무리한 수사를 입건하겠다는 취지이고, 특수통 총장님이 매우 아끼는 후배로 널리 알려진 검사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데, 쉬이 결재 날 리 있겠습니까?

윤석열 검찰총장에게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당시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관련 업무에서 배제 당한 임은정 부장검사(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가 3일 출근하자마자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여기서 "매우 아끼는 후배로 널리 알려진 검사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검사는 엄희준 검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엄 검사는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의 옆에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검사로, 윤 총장이 한동훈 검사만큼 아끼는 후배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해당 사건 업무배제 전후에 있었던 뒷이야기를 적었다. 먼저 “(조남관) 차장님은 직무이전지시 권한이 없으니 차장님 지시서 말고 총장님의 직무이전 지시 서면을 가져오지 않으면, 내가 조사한 사건 기록을 내어줄 수 없다고...아직 내 사건이라고 버티다가 '검찰총장 윤석열' 그 서면 앞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아팠지요. 결국 이렇게 될 거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우리 총장님이 그러지는 않으셔야 하는데...했거든요. 이제 지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수사관, 실무관 없이 혼자 일했습니다. 누굴 조사할지, 어디서 무엇을 찾을지 혼자 고민했고, 조사는 다 제가 했고, 혼자 분석하고 정리하고...그런데, 정작 자료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낼 때는 제 이름으로 할 수 없어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며 공문을 보내 달라고 부탁해야 했지요.”

이어 “검찰에서 저주 받을 조사이니 혼자 감당해야 할 제 몫이었다”며 “결국은 이렇게 직무배제되어 제 손을 떠날 사건이란 건 잘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무배제를 염두에 두고 직무대리 발령 요청과 거부되는 과정도 사건기록에 남겼다”며 “지난달 26일 어렵게 수사권을 부여 받은 후, 위기감을 느낀 지휘부가 바로 직무이전지시할 수 있으니 조사결과 보고서도 26일자로 정리하여 법무부에 보고하고, 입건하겠다는 인지서를 바로 결재 올렸다”고 떠올렸다.

결국 배제되겠지만, 제 사건일 때 조사결과를 정리하여 기록에 편철할 수 있을 테니 저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 거란 걸 알았으니까요. 이 사건이 어떤 의미인데, 총장님이 내버려두시겠습니까?

그는 “예상대로 반려되어 지난 토요일 총장님과 차장님께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냈다”며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해 수사 전환하겠다고 밝히는 내용이었다.

그는 부결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소망하는 마음으로 결재 올렸다”며 “총장님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 '인권 검찰'을 위해서는 읍참마속할 의무가 총장님과 차장님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공정' '국민' '인권' 운운은 결과적으로 헛소리에 불과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특히 “조영곤 검사장님의 전철을 밟지 마시라고 부탁드렸습니다만, 그 길로 가시는 총장님의 뒷모습을 아프게 본다”며 “앞으로도 제게 결코 허락될 리 없는 내부에 대한 수사와 감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13년 조영곤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당시 '국정원 국방부 여론조작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총장에게 업무배제 지시를 내려 외압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 검사는 바로 윤 총장 본인이 당한 부당한 상부의 업무배제 지시를 동일선상에서 자신에게 가했다고 꼬집으며 "전철을 밟지 말라"고 충고한 것이다.

그리고는 “공복인 제가 제 밥값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겠다”고 언급,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과 같은 특단의 조치 없이는 방법이 없다는 현실에 갑갑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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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3-03 13:21:35
좋은기사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