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3] 요즘 세대는 효를 어떻게 생각할까?...공주 소학동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3] 요즘 세대는 효를 어떻게 생각할까?...공주 소학동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03.16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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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기자, 사진 채원상 기자] 할고료친(割股療親).

허벅지를 칼로 베어 그 살을 치료약으로 쓴다는 한자성어다.

실제 당나라 의학 서적인 [본초습유 本草拾遺] 등에는 인육이 만성질환에 지친 환자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데 특효가 있다고 밝힐 정도로 그 유래는 매우 오래되고 꽤 유행했던 치료법으로 보인다.

임금이 병상에 누워 백약이 무효일 때 충성스러운 신하가 자기 살을 도려내어 잘라 바치거나, 지극한 정성에도 부모의 숙환을 치료할 길이 없어 자식이 자신의 살을 바쳐 부모를 살려낸 이야기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효행 설화로 많이 전해지는 걸 보면 말이다.

공주시 소학리 느티나무도 이런 효행 설화와 관련이 깊은 듯하다.

이 느티나무가 ‘공주소학리효자향덕비’문화재 옆을 오백 년 넘게 지켜온 탓이다.

효자향덕비는 신라 경덕왕대의 효성이 지극한 향덕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비석인데,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에서 표창한 정려비(旌閭碑)라고 한다.

경덕왕대의 효자 향덕은 온나라가 흉년과 전염병으로 흉흉할 때에 부모님이 가난과 병에 시달리자 자신의 살을 베어 봉양한 일이 있었다.

임금이 이를 듣고 벼 300석과 집 한 채, 토지를 내려 주었고, 향덕의 효행을 알리고자 비를 세워주었다고 한다.

충효가 이데올로기였던 시기에 향덕의 효행은 삼국사기에 유사한 효행으로 칭송받았던 성각과 함께 기록될 정도로 유명했던 것 같다.

성리학을 국시로 내걸고 창업한 조선도 비약적인 농업생산의 성장과 인구 증가, 양반 중심의 사회를 공고히 하고자 충효사상은 조선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도덕규범이고 백성들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자목으로 심어졌던 느티나무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라 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과 오가는 행인들에게 동네의 유래와 자부심이 담긴 향덕의 효행이야기는 느티나무 아래서 오랫동안 회자되었을 것 같다.

지금의 아이들은 소학동 느티나무 아래서 향덕의 효행을 듣고 어떤 생각을 가질지는 궁금하다.

내 자식이 엄마 아빠를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하다.

공주시 소학동 76-9 : 느티나무 1본 539살, 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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