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유희성 기자] ”신호 없이 뻥 뚫린 대로에서 사람도 다니지 않는데 거북이걸음 하라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충남도청과 교육청, 경찰청 등이 자리 잡은 내포신도시에서 만나는 운전자마다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고 있다.
내포신도시 관문인 총연장 10㎞짜리 왕복 4차선 지방도 602호선 구간 ‘충남대로(홍성군 홍북읍 도청사거리~예산군 응봉면 응봉2교차로)’의 운행 속도를 놓고 과연 시속 60㎞ 운행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기존 운행 속도가 80㎞였던 이 도로는 정부의 '안전운전 5030' 정책과 연계해 지난 10일부터 60㎞ 단속을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속도 변경 전인 지난해 10~12월 고정식 과속단속카메라 2대에 찍힌 위반 건수는 양방향 154건, 변경 후 16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위반 건수는 24건으로 집계됐다.
운수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5030 정책에 대한 반발이 있지만 유독 충남대로 운행 속도가 논란인 이유는 ”도로가 너무 잘 뚫려서“다. 이 도로는 당진~영덕고속도로 수덕사 나들목에서 내포신도시로 진입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산을 자르고 구멍 내 터널까지 만들면서 직선 위주로 쾌적하게 설계했다.
전 구간에서 신호는 삼거리인 산수교차로에 1개로, 여기에 양방향 고정식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고, 예산일반산업단지방향 출입로 양측에 박스형 이동식 단속 구간이 있다.
운전자들은 볼멘소리다.
화물차 기사 A(39)씨는 “매일 이 도로를 오가는데 짧은 구간도 아니고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했다. 택시 업계는 “100㎞ 넘을 대로에서 60㎞ 단속은 생계위협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는 하소연이다.
준법정신이 강한 운전자들도 눈치를 받다가 함께 과속하기 일쑤다.
주민 B(64)씨는 “60㎞로 가면 상향등에 클락션, 욕설까지 하는 운전자들이 많다”며 “속도 안내 표지판을 다시 확인하면서도 뒤 차량의 압박에 못 이겨 속도를 훌쩍 높이게 된다”고 털어놨다.
실제 차량들은 규정속도 내에서 운행하는 취재차량을 전부 빠른 속도로 추월해 나갔고, 단지 카메라 앞에서만 급브레이크를 밟는 수준에 그쳤다. 그마저 다수는 박스형 단속구간은 무시하기까지 했다.
불만의 목소리는 높지만 경찰은 주민 안전을 위해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 5030 정책 전국 시행일인 다음 달 17일에 맞춰 이동형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주변 지방도 역시 속도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느 도로든 곳곳에 위험 요인이 숨어 있기 때문에 속도를 낮춤으로 인해 안전을 생각하고 사고 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속도가 낮으면 사고가 나도 치명상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5030 정책은 보도·차도가 분리된 왕복2차로 이상 주요 간선도로는 시속 50㎞, 그 외 이면도로와 보호구역 등은 시속 30㎞로 제한속도를 낮추는 정책이다.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5030정책을 시범 운영한 전국 68개 구간에서는 사고가 1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