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담보 목적으로 채권 받아쓰면 횡령?
[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담보 목적으로 채권 받아쓰면 횡령?
김한근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 김수미 기자
  • 승인 2021.03.1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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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갑은 을에게 3억 원의 금전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위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제3자에 대한 금전채권을 양도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3자에게 채권양도통지를 하지 않은 채 제3자가 양도채권을 일부 변제하자 이를 받아 임의로 사용했습니다. 갑은 을에게 채권을 양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임의로 변제받아 소비한 것인데 횡령죄로 처벌받아야하는 것일까요?

김한근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김한근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A : 참고로 채권양도는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양도 사실을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해야 양수인이 채권을 양도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갑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위와 같은 갑의 행위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위탁관계에 의해 채무자를 위해 변제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가 이를 임의로 소비하더라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도12927 판결).

채무자가 기존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다른 금전채권을 채권자에게 양도하는 경우,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부담하는 ‘담보 목적 채권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는 채권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의 한 내용에 불과합니다.

또한 통상의 채권양도계약은 그 자체가 채권자지위의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주된 계약이고, 그 당사자 사이의 본질적 관계는 양수인이 채권자지위를 온전히 확보해 채무자로부터 유효하게 채권의 변제를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채권 양도담보계약은 피담보채권의 발생을 위한 계약(예컨대 금전소비대차계약 등)의 종된 계약으로, 채권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하는 위와 같은 의무는 담보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그 당사자 사이의 본질적이고 주된 관계는 피담보채권의 실현입니다. 이처럼 채권 양도담보계약의 목적이나 본질적 내용을 통상의 채권양도계약과 같이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채권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담보 목적 채권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는 계약에 따른 자신의 채무에 불과하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채무자가 채권자를 위해 담보가치의 유지‧보전사무를 처리함으로써 채무자의 사무처리를 통해 채권자가 담보 목적을 달성한다는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이 사용할 의도로 제3채무자로부터 변제를 받아 변제금을 수령한 경우, 이는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뿐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위탁신임관계에 의해 채무자를 위해 위 변제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채무자가 이를 임의로 소비하더라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진=픽사베이/굿모닝충청 김수미 기자
사진=픽사베이/굿모닝충청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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