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환경을 지키는 초록학교
[염우의 환경이야기] 환경을 지키는 초록학교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03.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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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초록학교 한마당 행사모습. 사진=풍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2018년 초록학교 한마당 행사모습. 사진=풍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지구는 벗을 옷도 없는데, 자꾸만 덥게 하면 안되는데, 자전거 타고서 달려보자. 나무 한 그루 심어보자. 우리 지구 시원하게... 2010년 MBC 창작동요제 대상곡인 ‘왜 이렇게 덥지?’의 노랫말이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 노래의 배경화면으로 띄운 동영상이 유행인가 보다. 얼마 전 비대면으로 열린 2021년 초록학교추진협의회 총회에서도 보았다. 상촌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담은 동영상이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보였다. 이런 동요를 듣고 부르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인류가 함께 노력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환경을 지켜낼 수 없다. 실천하게 하려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생각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환경교육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환경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환경교육을 대폭 늘여야 한다. 또한 환경교육센터와 같은 사회환경교육을 위한 지원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학교에서 환경교육이 활발하게 펼쳐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환경 위기의 심각성을 솔직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환경을 지키는 일을 삶의 가치로 설정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환경운동과 지역사회가 학교와 합심해서 펼쳐야 하는 환경교육의 사명이다.

환경교육감을 표방하고 있는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은 교육운동가이자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청주충북환경연합의 오랜 회원으로 활동하였으며 공동대표와 감사 역할을 맡기도 하였다. 교육감 선거의 돌풍이 일던 2010년, 109개의 민주·개혁적 시민단체로 구성된 충북교육희망연대의 공식적 추천과 지지를 받고 시민후보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을 선구적으로 주창하면서 환경단체들과 보다 특별한 정책적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당시 청주충북환경연합은 쾌적하고 건강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사회와 마을공동체가 함께 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로 김병우 후보와 ‘충북의 환경과 교육을 위한 정책협약’을 공개적으로 체결하였다. 이것이 초록학교만들기 사업의 시작이었다.

정책명은 ‘시원하고 따뜻한 초록학교만들기’였다. 시원함을 제공하는 마을숲생태공원(Eco-School) 같은 환경을 살리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따뜻함을 공유하는 공동체문화센터(Community-Center) 같은 인간미 넘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10가지 추진과제도 제시되었다. 기후변화 대응교육 강화, 담장 없는 학교숲 확대 조성, 인조잔디운동장 최소화와 환경친화적인 교정 조성, 방과 후 학습프로그램으로 생태체험활동 권장, 학교 무상급식으로 우리고장 친환경 먹을거리 공급, 소풍을 생태문화체험프로그램으로 발전, 사회환경교육과 연계한 교사직무연수 실시, 에너지절약 및 자원순환형 교실가꾸기, 안전하고 쾌적하게 학교 주변환경 개선,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초록학교만들기추진기획단 운영 등이었다.

2010년 선거에서 낙선하였으나 2014년에 다시 출마하여 환경교육감으로 여유 있게 당선되었다. 2014년 환경단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다. 보통 시민환경단체들은 정당선거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정당성거가 아니었고 또한 2010년 시민후보로 추대했던 것의 연장선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당시 휴식년을 마치고 단체 복귀를 앞두고 있던 나는 휴가를 내고 행복교육캠프에 결합하여 집행위원장의 역할을 맡았다. 당선된 김병우교육감은 교육환경 개선과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전격적으로 펼쳤다. 함께 행복한 교육 5대 중점시책 중 하나로 2014년에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생태·환경 조성’을, 2018년에는 ‘생명을 존중하는 평화·안전교육’을 설정하였다.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을 시작으로 학교숲 조성, 학교환경교육진흥협의회 운영, 학교환경교육종합계획 수립, 교육직무연수 실시, 환경교육체험센터 조성 추진 등 관련 정책을 하나하나 시행해 나갔다. 그리고 충청북도교육청의 대표적인 환경정책으로 부각된 초록학교만들기 실천협력활동도 본격화하였다.

2017년 초록학교만들기 종합계획 수립과 기반구축 사업이 추진되었다. 사업과 연구를 병행하는 방식이었다. 종합적인 구상과 방법도 필요하고 추진동력 확보와 분위기 조성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풀꿈환경재단이 위탁사업기관으로 결합하였는데 실제로는 여러 환경단체와 환경교육 전문가들이 추진기획단을 구성하여 함께 과업을 수행했다. 종합계획의 핵심은 초록학교의 개념 정립과 비전 제시, 실천협력사업의 종합적 구상과 로드맵, 추진체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1단계 사업기간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으로 설정하고 연차적 추진방안을 마련하였다. 참여학교 선정에서 실천활동 전개, 활동결과 취합을 담은 1년 단위 사업추진 프로세스를 제시하였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형태의 추진기구 운영방안도 제시하였다. 종합계획 수립과 별도로 충북도내 학교에 전체에 대한 환경교육현황 조사분석 작업도 이루어졌다. 교사와 관리자를 대상으로 생태환경 교원연수도 운영하였다. 초록학교의 지표가 될 만한 12개의 모델학교도 발굴하였다. 이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던 것은 충북의 많은 학교가 이미 초록학교에 근접해 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초록학교 사례집.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초록학교 사례집.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초록학교란 무엇인가? 초록학교의 개념을 ‘환경을 지키는 지속가능한 생태순환형 학교’로 정의했다. 생명환경, 상생평화, 통합균형, 소통협력, 참여실천을 초록학교가 지향할 5대 핵심가치로 정했다. 초록학교만들기란 초록학교를 발굴·양성·확산하기 위하여 학교의 참여와 지역사회의 협력으로 추진하는 충청북도교육청의 환경정책으로 정의했고, 초록학교만들기의 비전은 ‘학교 중심의 환경공동체 실현’으로 설정했다. 또한 초록학교만들기의 목적을 아이들이 쾌적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교육환경 제공,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게 환경교육 활성화, 공동체 발전과 지구환경 보전 등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실현에 기여, 특색이 살아있는 학교의 지속가능한 학교 발전방안 마련 등 네 가지로 설정했다.

초록학교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유형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초록학교가 될 수 있을까? 학교의 역할과 기능을 교육과정, 시설공간, 정책사업 3개 부문으로 구분하고, 학교의 환경을 물환경보전, 공기질개선, 생태성복원, 자원순환, 에너지전환, 건강안전 생활 등 6개 분야로 구분하였다. 3개 부문과 6개 분야를 조합하여 매트릭스를 구성하여 18개 범주의 활동유형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활동유형별로 실천프로그램의 예시를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물-시설공간 활동으로 물저금통 만들기를, 생태-시설공간 활동으로 학교숲이나 생태습지를 조성할 수 있다. 자원-교육과정 활동으로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을 실시하고, 에너지-정책사업 활동으로 에너지절약 시민실천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추진실적을 6각형 형태의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여 학교별, 지역별 또는 충청북도 전체의 성취도를 분석하고 개선 방향 도출도 가능하다.

초록학교만들기 5개년 실천협력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되었다. 2018년에 시범사업으로 30개 학교가 참여하였다. ‘초록 가치, 함께 같이’라는 슬로건으로 추진하였다. 이때 초록학교추진협의회도 발족하였다. 2019년 40개 학교가 참여하였다. 슬로건은 ‘초록 가치 무럭무럭, 함께 같이 모락모락’이었다. 일부 친환경시설학교도 추가적으로 선정하였고, 시·군별 지역협력체계 구축도 시작하였다. 2020년에는 62개 학교가 참여하였다. 슬로건은 ‘학교에는 초록을, 아이에겐 미래를’이었다. 별도사업으로 추진되어 오던 학교숲조성사업이 초록학교 사업에 포함되었다. 2021년에는 ‘더 깊은 협력, 더 넓은 초록‘이라는 슬로건으로 75개의 학교가 참여하였다. 사업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참여학교 선정 및 실천협약, 교육연수 실시, 학교지원활동, 자율실천활동, 공동실천활동, 전국환경교육포럼, 초록학교한마당 및 우수사례 발굴, 추진협의회 및 지역위원회 운영 등이다.

참여학교는 자발적 신청을 통해 선정된다. 초등학교의 비중이 가장 높다. 2021년부터는 유치원도 참여하였다. 초록학교로 선정되면 연초에 협약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다. 교육연수는 참여학교 교장. 담당교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선진사례 견학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학교 지원활동으로 컨설팅, 환경실천 순회교육, 체험교재교구 제작제공을 한다. 자율실천활동은 말 그대로 학교 여건과 특색에 맞게 자율적으로 추진한다. 초록학교에 일정액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공동실천활동은 매년 주제를 정하고 보름 동안의 초록 돌봄 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사업이다. 2019년 부터 시작한 환경교육포럼은 전국의 환경교육정책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장이다. 초록학교한마당은 한 해 동안의 활동성과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축제이다. 우수 활동사례를 선정하며 다음 해의 초록모델학교로 지정한다.

눈여겨 볼 부분은 초록학교추진협의회다. 초록학교 교장, 환경교육 및 관련분야 전문가, 주관기관 및 협력기관의 관계자, 시·군 지역위원 등 206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방대한 규모의 거버넌스 기구이다. 충청북도교육청 부교육감, 충청북도의회 교육위원장, 환경단체 대표, 환경교육전문가 등 4인이 공동의장을 맡는다. 운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은 주관기관의 대표와 집행책임자가 맡는다. 학교와 교육청, 지역사회가 원활하게 참여하고 지원하고 협력하기 위한 구조이다. 현재 6개 시군에 지역위원회가 만들어져 있다. 초록학교추진협의회는 매월 집행위원회와 기획워크숍을 통해 사업 전반에 대하여 점검하고 협의하며, 역할을 분담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예산은 2억원 가량이며, 두 명의 2인의 전임실무자가 활동하고 있다.

5년차에 접어든 초록학교만들기 사업은 몇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충북교육청과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수립한 종합계획에 따라 협력적 방식으로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체계적이고 내실있게 추진하고 있다는 평이다. 민·관·학 협력체계(거버넌스)로서 초록학교추진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충북도교육청의 환경교육정책은 초록학교만들기를 중심으로 통합 운영되고 있다. 참여학교 수가 누적됨에 따라 충북도내 곳곳에 초록학교의 활동경험과 인적역량도 축적되고 있다. 학교별로 펼쳐내는 다양한 실천사례들은 공유되고 확산되며 시너지를 높여내고 있다. 더욱 분명한 것은 학교가 환경을 지키는 중심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상황과 더욱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의 우려 속에서 충북도교육청과 초록학교추진협의회는 초록학교만들기 ‘버전 업’ 작업을 시작하였다. 자발적 노력으로 환경을 지켜온 학교를 초록학교 1.0,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환경을 지켜온 학교를 초록학교 2.0이라고 한다면, 초록학교 3.0은 공동체의 중심이 되어 환경을 지켜갈 미래형 학교일 것이다. 초록학교만들기를 특정 학교에 국한하면 안된다. 충북도내 모든 학교, 우리나라 모든 학교가 초록학교가 되어야 한다. 벗을 옷도 없는 지구를 시원하게 해 줄 수 있으려면 학교에서 불기 시작한 초록 바람을 널리널리 퍼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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