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쇠똥구리가 지나간 길들은 매순간이 백척간두였다...”
임은정 “쇠똥구리가 지나간 길들은 매순간이 백척간두였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3.20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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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20일 이산하 시인의 시 〈그는 목발을 짚고 별로 간다〉는 시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 “오늘도 평소처럼 목발을 짚고 별들을 향해 걸어간다. 아파도 가야 하고 아프지 않아도 가야 하는 길. 쇠똥구리가 지나간 길들은 매순간이 백척간두였다”며 아닌 밤중 홍두깨식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서 수사권을 빼앗긴 자신의 현실을 떠올렸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20일 이산하 시인의 시 '그는 목발을 짚고 별로 간다'는 시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 “오늘도 평소처럼 목발을 짚고 별들을 향해 걸어간다. 아파도 가야 하고 아프지 않아도 가야 하는 길. 쇠똥구리가 지나간 길들은 매순간이 백척간두였다”며 아닌 밤중 홍두깨식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서 수사권을 빼앗긴 자신의 현실을 떠올렸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20일 새벽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첫 수사 지휘권 발동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무력화시키자,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이 한명숙 전 총리 수사팀의 위증모해혐의를 증언한 재소자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능력이 부족하여 어렵게 용기를 내고 마음을 열어준 몇몇 재소자분들에게 너무 미안해 마음이 무겁긴 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도 평소처럼 목발을 짚고 별들을 향해 걸어간다. 아파도 가야 하고 아프지 않아도 가야 하는 길. 쇠똥구리가 지나간 길들은 매순간이 백척간두였다”며 아닌 밤중 홍두깨식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서 수사권을 빼앗긴 자신의 현실을 떠올렸다.

"오늘도 평소처럼 목발을 짚고...(중략)...쇠똥구리가 지나간 길들은 매순간이 백척간두였다"는 표현은 1987년 제주 4·3사건의 비극적 진실을 담은 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한 일로 혹독한 고문을 당하고 1년 남짓 옥살이까지 했던 이산하 시인의 시 〈그는 목발을 짚고 별로 간다〉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이다.

특히 '백척간두(百尺竿頭)'라는 말은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꼭대기 위에 올라서있다'는 뜻으로, 위태(危殆)로움이 극도(極度)에 달할 정도로 임 연구관의 대검 근무여건이 압박과 긴장의 한복판에 놓여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는 듯 하다.

그는 “기도해주시고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모래바람 거센 광야에 선 듯한 회의장에서 굳세게 버틸 수 있었다”며 “며칠 잘 못 잤더니 피곤했었나보다. 골아떨어졌다가 이제사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 대검연구관회의에서처럼 만장일치가 아니었던 것에 감사하며 씩씩하게 내일을 준비하겠다”며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먼 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계속 가보겠다”고 변함없는 검찰개혁의 의지를 다졌다.

앞서 조 대행 주재로 전날 열린 회의에는 대검 부장(검사장급) 7명과 전국 일선 고검장 6명이 참여해 표결한 결과, 총 14명중 ‘불기소'가 1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2명이 ‘기소', 2명이 ‘기권'에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박 장관이 고심 끝에 내린 수사 지휘권 발동은 조 대행이 부린 '법기술' 한방에 속절없이 무너져내렸고, 부처 수장인 장관의 리더십은 땅바닥에 패대기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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