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욱 직설(直說)》 '이재명의 시간'이 왔다
《최한욱 직설(直說)》 '이재명의 시간'이 왔다
  • 최한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3.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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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욱 칼럼니스트는 25일
최한욱 칼럼니스트는 25일 "민주당은 핵심지지층의 투표욕구를 자극해야 한다"며 "'보궐선거를 지면 대선도 진다'는 슬로건 아래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대선 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이재명의 시간'이 왔다》

윤석열의 사퇴 이후 보궐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부산은 물론 서울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LH사태로 민심이 악화된 것도 있지만, 윤석열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후보들이 후광효과를 받고 있다.

여기에 야권 단일화의 컨벤션효과까지 더해져 '국짐당' 후보들이 20% 가까이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박영선 후보와 김영춘 후보가 자력으로 국면 돌파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만일 보궐선거에 모두 패배하면 대선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윤석열의 구심력은 더 커지고, 윤석열을 중심으로 야권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다.

안철수는 서울시장 결과와 상관없이, 국힘당에 입당하겠다고 했다. 윤석열을 위해 제3지대를 비워놓겠다는 뜻이다. 제3지대에서 윤석열이 창당하면, 안철수가 국힘당을 끌고 들어오겠다는 것이다.

안철수가 국힘당의 일부 지분을 차지한 후, 다시 윤석열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통합파가 당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보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다(이런 식으로 민주당을 먹으려다 실패했지만). 윤석열을 중심으로 한 야권대통합당으로 민주당과 맞서겠다는 것이 통합파의 구상이다.

따라서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대선 정국이 크게 요동칠 것이다. 오세훈과 박형준이 승리하면 국힘당이 통합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두 곳 모두 민주당이 승리하면 대통합의 동력이 약해지고, 대선 때까지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개싸움이 계속될 것이다. 무승부가 되면 제3지대의 영향력이 커지고 윤석열의 몸값이 올라갈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윤석열의 선거가 됐다. 보궐선거 결과가 자신의 대권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의 판세가 불리해지면 윤석열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이다. 정국을 반전시킬 뾰족한 수가 없다. 오세훈과 박형준의 결정적인 약점을 잡았지만, 네가티브만으론 2% 부족하다. 판세를 뒤집을 결정적 한 방이 없다.

따라서 이번 보선의 프레임을 대선 전초전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즉,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리전으로 판을 키워야 한다.

윤석열은 자유롭지만 이재명 지사는 신분상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 수 없다. 하지만 장외에서 윤석열과는 얼마든지 맞붙을 수 있다. 이재명 지사가 윤석열을 때리면 조회수에 환장한 기레기들이 파리떼처럼 달라 붙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프레임이 이동된다. 이재명 지사가 보궐선거에서 당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특유의 '사이다 화법'으로 윤석열을 조지는 것이다.

우선 이재명 지사가 대선 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

이재명 지사의 대선 출마는 이미 기정사실이다. 굳이 보궐선거 이후로 대선 출마선언을 미룰 이유가 없다.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 있다면 서두를 필요가 없지만, 지금은 이재명 지사가 나서서 보궐선거를 진두에서 이끌어야 한다.

지금이 국민의 부름에 화답해야 할 때다.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 영웅은 위기 순간에 빛난다. 바로 지금이 영웅의 순간이다.

또한 이재명 지사가 윤석열을 직접 타격해야 한다.

이미 윤석열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석열의 지지 모임인 이른바 '윤사모(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는 27일 '다함께자유당(가칭)'의 창당발기인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윤석열은 지난 19일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를 만났다(오래 살고 싶은가 보다). 김 교수는 “이대로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더 늦으면 바로잡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의 메시지를 대신 전한 것이다.

보궐선거를 겨냥한 정치행보다. 윤석열은 국짐당 후보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외곽에서 지원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보궐선거 국면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야권후보들을 측면 지원하려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링 주위를 빙빙 돌며 바람을 잡는 윤석열을 링 위로 끌어 올려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

이재명 지사가 윤석열과 라이벌구도를 형성하는 것은 이재명 지사에게도 나쁘지 않다. 이재명 지사는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대선후보가 된다. 민주당 대선주자 중에는 단연 1위이지만, 압도적인 지지율이 아니면 예선 통과가 쉽지 않다.

여전히 이재명은 민주당의 비주류다. 30%대 지지율을 유지해야 경선에서 승산이 있다. 이재명 지사가 윤석열과 1대1 구도를 만들면, 정권재창출을 열망하는 민주당 핵심지지층을 이재명 지사 중심으로 결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윤석열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정치적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 만약 이재명 지사가 (최소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대역전승으로 이끈다면, 대선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열리게 될 것이다. 설령 보궐선거에 패배하더라도 당을 위한 이재명 지사의 헌신을 당원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40~50대 핵심지지층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주류언론은 LH사태를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분석하지만, LH사태로 중도층이 이탈할지는 몰라도 핵심지지층이 이탈하지는 않는다.

핵심지지층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지지부진하거나 적폐세력에 끌려 다닐때 지지를 철회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핵심지지층이 이탈하는 것은 민주당 후보들의 개혁 성향이 약하고, 고민정 사퇴 등 적폐세력의 정치공세에 수세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임종석 전 실장이 느닷없이 박원순 전 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올린 것도 아마 핵심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물론 본인의 대선 출마도 염두에 둔 것이다).

보궐선거는 '집토끼 싸움'이다. 현실적으로 투표율이 30%대를 넘기 어렵다. 집토끼를 최대한 끌어 모아야 승산이 있다. 오세훈이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한 것도 강남의 집토끼를 겨냥한 것이다.

낮은 투표율 때문에 현재 여론조사는 의미가 없다. 보궐선거 때마다 여론조사가 번번이 빗나가는 것도 낮은 투표율 때문이다. 결국 핵심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쪽이 승리한다.

민주당은 핵심지지층의 투표욕구를 자극해야 한다. '보궐선거를 지면 대선도 진다'는 슬로건을 걸고 핵심지지층을 총결집시켜야 한다. 이재명 지사가 전면에 나서 윤석열과 날을 세우며 판을 키워야 한다.

물론 이재명 지사에겐 정치적 도박일 수 있다. 이재명 지사는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없다. 승산이 낮은 싸움에 괜히 나섰다가 상처만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이 있고, 내가 있는 것이다. 당이 망가지면, 결국 나도 망가진다. 주판알 튕기며 몸사리는 '엄중정치'로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이낙연이 그러다 갔다). 이재명은 이재명답게 오직 국민만 믿고 직진해야 한다.

윤석열은 '별의 시간'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이해찬 전 대표의 지적처럼 '반사체'에 불과하다. 달이 밝은 것은 해가 졌기 때문이다. 다시 해가 뜨면 달은 진다.

이재명 지사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다. 윤석열이 (조국과 추미애의) 위성이라면, 이재명은 항성이다. 해가 뜨면 달은 진다. 어둠이 깊을수록 여명이 가까워진다. 이제 해가 뜰 시간이다.

- 자유기고가(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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