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당시 측량하게 된 이유가 처가 땅에 불법 경작을 한 분들을 내보내야 할 필요성 때문이었는데, 경작인이 무슨 이야기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또 측량 현장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닌데, 민주당에서 자꾸 프레임을 그쪽으로 옮겨간다.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싶어서 하는 것인데,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2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서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알리바이와 관련, "측량 현장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측량 당시 현장 입회 여부가 사건의 본질이 아닌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본질인 양 정략적인 프레이밍을 하고 있다고 발끈한 것이다.

요컨대, "땅 자체의 존재조차 몰랐다거나, 측량에 입회했다"는 정도의 거짓말 시비는 문제의 땅이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에 포함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관여하거나 압력을 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벗겨내는 ‘사건의 본질’은 결코 아니라는 이야기다.

바꿔 말해, 그런 정도는 충분히 양해 가능한 ‘하얀 거짓말’을 한 것 뿐인데 자신을 BBK나 다스 소유주 문제로 사기쳤던 ‘거짓말의 달인’ MB(이명박)처럼 의뭉하고 부도덕한 새빨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천연덕스런 발뺌이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는 시쳇말을 연상시키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청렴과 정직은 공직자의 필수적인 기본 덕목이라는 점에서 아연실색케 한다.

오 후보가 내뱉은 발언의 타임라인을 간추려보자.
① “저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 (16일, 페이스북)
② “제가 처가의 내곡동 땅의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에 관여하거나, 압력을 가했다면 바로 서울시장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 지시를 받은 사람 혹은 부당한 압력을 경험한 서울시 직원, LH 직원이 있으면 양심선언을 해달라."(16일 TV토론)
③ “'내곡동 땅' 측량 사실을 지금까지 몰랐으며 (오) 후보가 처가에 직접 확인한 결과 2005년 쯤, 불법 점유자가 있어 경계를 정확히 하기 위해 측량한 것으로 확인했다. 측량현장에 오 후보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당시 측량 현장에서 봤다는 사람은 처가의 양아버지와 처남이었다.” (26일 오 후보 측 입장문)
④ "측량 당시 경작인이 무슨 이야기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또 측량 현장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는 중요한 게 아니고, 사건의 본질도 아니다." (29일 YTN라디오 인터뷰)

이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29일 “오세훈은 분명히 자신은 내곡동 땅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자신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후보 사퇴를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고 들추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정치인에게 성인군자의 인격을 바라지 않는다”며 “보통 사람의 윤리 의식 정도만 있으면 된다. 오세훈은 거짓말을 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는 “아이들 교육에도 좋지 않다. 따끔한 야단이 있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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