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2일 밤 천안동남경찰서 일선 파출소를 방문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충남도 자치경찰위원회 오열근 위원장(단국대 명예교수)이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경찰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나섰다.
오 위원장은 3일 오후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자치경찰제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들으러 간 것으로, 오히려 경찰이 무례한 자세를 보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전날 밤 8시 50분 경 사전 예고 없이 박카스 두 박스를 사들고 청수파출소를 방문했다는 것. 오 위원장은 근무 중인 경찰에 자치경찰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매우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나중에서야 명함을 건넸다고 한다.
오 위원장은 “(해당 경찰은) 자치경찰제가 도움이 안 되고, 마치 쓰레기라도 되는 것처럼 말했다. (게다가) 다리도 꼬고 앉아 있었다”며 “적어도 공무원이면 왜 반대하는지에 대해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지켜 본 경찰 상급자는 오 위원장을 방으로 불렀고 약 30여 분 간 따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 상급자는 “자치경찰제로 인해 일이 너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 위원장이 청수파출소에 머문 것은 약 1시간 정도라고 한다.
오 위원장은 “저는 (건강으로 인해)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제가 술을 마시고 파출소에 간 것처럼 보도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게 어떻게 공무집행 방해가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또 “자치경찰제에 대한 일선 경찰의 불만을 확인한 셈 아니냐?”는 질문에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갔다. (임명된 지) 3일 밖에 안 됐다”며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공부하기 위해서 간 것이다. 제가 사는 지역의 파출소를 방문한 것이고, 이런 일이 없었다면 다른 지역 파출소와 지구대도 방문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상급자는 충분히 제 입장을 이해해 주셨다. 당사자에게는 ‘소리를 지른 것은 사과한다’고도 했다”며 “집에 돌아가 다시 상급자에게 전화해 ‘잘못했다’고 두 번째 사과까지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오 위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이번 일이 청와대에까지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양승조 지사 아니었으면 이 자리 수락도 안 했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충남도는 담당 과장을 천안으로 보내 오 위원장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 역시 청수파출소 근무자에 이어 오 위원장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돼 최종 결과에 당분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