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유희성 기자] 충남도 자치경찰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오열근 위원장(단국대 명예교수)이 일선 파출소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한 의혹을 받아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밤 8시 50분 경 천안동남경찰서 산하 청수파출소를 방문해 자치경찰제에 대한 여론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이다.
그러나 한국 나이로 74세가 된 오 위원장이 금요일 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오로지 여론 청취를 위해 일선 파출소에 방문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거란 얘기다.
<굿모닝충청> 취재 결과 오 위원장이 약 2개월 전 해당 파출소에 신고 전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내용인 즉 2월의 어느 날 날씨가 매우 추워 상수도가 터졌는데, 수리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집 근처 현금지급기로 나갔다는 것.
그 과정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의해 돈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고, 오 위원장은 112에 신고해 청수파출소 소속 경찰들이 현장에 출동했다고 한다.
오 위원장은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했지만, 오히려 상대측은 폭행을 당했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 위원장은 4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제 손이 약간 스치는 정도였는데 (그들은) 폭력이라고 얘기하더라”며 당시 억울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때문에 오 위원장이 이날 밤 청수파출소를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오 위원장은 “전혀 아니다. 자치경찰제에 대한 여론을 듣기 위해 간 것”이라며 “(다만) 파출소에 갔을 때 당시 신고한 사실을 꺼낸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오 위원장은 또 “청수파출소 상급자가 관련 서류를 보여주려 했지만 ‘이것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당초 주장대로 자치경찰제에 대한 여론 청취 차원에서 방문한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계속해서 오 위원장은 ‘종이컵을 던졌다’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기억이 없다. 흥분이 돼서 자리에서 일어난 적은 있지만 종이컵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없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CCTV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떳떳함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천안동남경찰서 관계자는 “오 위원장이 청수파출소를 방문한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 분(오 위원장)을 상대로 조사가 이루어져야 답변이 가능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청수파출소에서 오 위원장을 상대한 것으로 알려진 당시 상황 근무자는 같은 질문에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한편 충남도는 5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과 현판식을 연기한 상태다. 도 내부에서는 “오 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기에는 너무나 부담이 크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