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4일 단연 관심을 끌었던 뉴스는 〈한국경제〉가 올렸다 내린 ‘기사 실종’ 사건이다.
멀쩡한 기사가 송고된지 단 한 시간여만에 갑자기 흔적없이 사라진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종적을 감춘 기사는 그러나 블로그와 일부 웹사이트에 원형 그대로 박제된 채로 나타났다.
인터넷 포털과 〈한경〉 홈페이지에는 관련 기사 대신 “언론사의 요청으로 삭제됐다”거나 “웹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등 공지글만 달랑 한 줄 올라와 있을 뿐이다.
「“여당 실망스럽지만 야당보단 낫다”…현장서 들은 바닥 민심」이라는 제목에 맞게 취재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내용은 비교적 충실해 보였다.
삭제된 〈한경닷컴〉 기사를 보면, 유권자들의 코멘트를 따 모은 것인데, 인터뷰에는 서초구 46세, 서초구 79세, 용산구 78세, 용산구 29세, 관악구 66, 관악구 65세, 관악구 76세, 동작구 29세, 구로구 28세 등 시민들이 참여했다.
지역별로는 여당 약세 지역인 서초구와 용산구에 집중된 반면, 여당 강세 지역은 관악구를 중심으로 동작구와 구로구가 한 명씩이 들어가 있다. 연령별로는 여당 강세 연령층인 40대는 딱 한 명 뿐인데 비해, 나머지는 모두 여당 초약세층으로 꼽히는 60대 이상과 20대로 구성됐다.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맨날 지라시짓만 하던 〈한경닷컴〉이 이번에는 진짜 큰 일 해줬다”며 “삭제까지 해줘서 금상첨화에 화룡점정”이라고 엄지척 했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한국경제〉는 언론사로서 존재감이 약하다. 이처럼 크게 화제가 되고 무한 공유되는 기사는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며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이런 기사를 내고 바로 삭제해주시기 바란다. 한국경제를 응원한다”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