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세종 늘봄초 특수교사 이수정] 좋아하는 동요 중 「함께 걸어 좋은 길」이라는 노래가 있다. 문구점, 장난감 집, 놀이터, 떡볶이집을 지나 학교 가는 길, 누구나의 일상 속에 있는 그 길이 좋은 이유는 너랑 함께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은 이 노래는 특수교육 현장에 있는 나에게 또 다른 의미이다.

가사가 주는 표면적 메시지는 어쩌면 아주 단순할지도 모른다. 친구와 오순도순 손잡고 함께 학교와 집을 향해 걸어가면서 나누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일상적인 소소한 경험이지만, 장애 학생들처럼 누군가가 계획하여 만들어 주는 환경이 아니면 어려운 이들도 있다. 이들이 학령기가 되어 일반 학교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일상의 당연하고 소소한 행복을 경험하고 배움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이 있다.

장애 학생의 생활과 교육을 위해 관계 맺고 애쓰고 있는 학부모, 관리자, 특수 및 일반교사, 특수교육실무사 등을 말한다. 각각의 독특한 교육적 요구와 생활 지원 등을 위해 만난 이들은 장애 학생들의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더불어 역할수행이라는 의무와 함께 본인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장애 학생들의 행복한 삶, 사회통합으로 향하는 당연한 권리 앞에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각자의 어려움을 겪는다.

학생에 대한 지원을 더 많이 해주기를 원하는 학부모, 보조인력으로서 지원의 범위를 규정 짓기를 원하는 특수교육실무사, 학생 교육에 대한 준비보다 행정 처리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불만인 특수교사, 일반학급에서 장애학생에게 지원하는 시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일반교사 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부모, 교사, 장애학생은 과연 행복할까?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데 각자의 어려움에 불만이 큰 이런 상황이 왜 발생할까?

여러 가지 외부적인 요인들도 있겠으나, 가장 큰 요인은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소통의 부족이 각자 학생지원의 역할에 어려움을 가중 시킨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나는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서로 믿고 협력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지.

오늘 하루 학교에서 내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학부모의 마음이, 내 학생이 먼 훗날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도록 애쓰고 있는 교육 구성원들의 마음이 함께 모여 걸어간다면 가능한 일이라 믿는다.

그 길 위에서 교육 구성원 모두가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며 함께 걸어갈 때, 우리는 조금 더 유연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학교 가는 길. 너와 함께 걸어 좋은 길. 우리가 함께 걸어 좋은 길.

신상두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