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충남도관사촌, ‘테미오래’ 현주소⓵
[김선미의 세상읽기] 충남도관사촌, ‘테미오래’ 현주소⓵
근대문화유산 활용한 특화된 ‘문화공간 재창조’로는 미흡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04.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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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충남도지사공관을 비롯한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옛충남도관사촌(이하 관사촌)이 ‘테미오래’라는 이름으로 대전 시민에게 전면 개방된 지 올해로 3년 차다. 대전시는 매각 위기에 처했던 충남도관사촌을 매입해 시민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 2019년 4월 6일 개관했다.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테미오래’는 지난 2년 동안 시민문화공간으로서 저변 확대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미오래’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공간 재창조’의 성공적 사례로 자리매김하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개관 3년째를 맞는 ‘테미오래’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어떻게 보존, 활용할 것인가를 모색해 보는 칼럼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테미오래’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가 
① ‘테미오래’의 현주소와 문화공간 재창조  

② 방치된 정원, 관사촌의 숨은 보석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관사촌 복원의 의미 성격 모호, 정체성 방향성 재정립 필요

해마다 봄이면 자그마한 동산을 온통 꽃구름으로 만들어 대전 시민들에게 눈호사를 선사하는 중구 대흥동 테미고개 수도산 아래에 자리한 ‘테미오래’. 

벚꽃이 만발했다가 하염없이 지던 날, 대전 토박이들에게는 ‘테미오래’라는 새로운 이름보다는 ‘관사촌’이라는 이름이 더 낯익은 옛충남도지사관사촌을 연이어 돌아봤다. 전국 유일의 일제강점기 행정관사촌으로 소개되고 있는 테미오래가 세 번째 봄을 맞고 있다. 

옛충남도관사촌은 1932년 충청남도도청사가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충남도청 주변인 대흥동 326-67번지 일대에 형성됐다. 현재 지사관사를 포함해 10채의 관사가 남아 있다. 도지사 공관은 시 지정문화재, 1930년대에 지어진 1·2·5·6호 관사는 국가등록 문화재 101호로 지정됐다. 

1932년 충남도청사 이전과 함께 조성된 전국 유일의 행정관사촌 

관사촌은 2018년 공모를 통해 현재의 명칭인 ‘테미오래’로 이름 지었다. 지사공관은 시민의 집으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1,2,5,6호 관사는 전시와 문화행사 공간으로, 3호 관사는 운영센터, 7,8,9,10호 관사는 레지던시 등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테미오래에서는 ‘주거, 또 다른 하나의 삶’, ‘대전의 철도, 도시를 이루다’, 대전시 자매도시인 ‘헝가리부다페스트 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우솔 김진호의 ‘먹으로 길을 내다’ 전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테미오래 관람은 안타깝게도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13일부터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관사촌은 개관 초창기와 비교하면 정리가 꽤 되었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않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시민 문화쉼터, 문화예술촌을 표방하고 있으나 지향하는 바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개관 초창기에 비해 프로그램 다양해졌으나 여전히 아쉬움 남아

여러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한마디로 일제강점기의 행정관사촌을 복원한 테미오래가 “이것이다”라고 내세울 핵심 주제와 성격을 찾기가 어렵다. 

프로그램들이 따로따로 진행되고 있어 산만함을 자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각각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의 규모가 작다 보니 깊이감이 부족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테미오래는 올해 민간위탁 기간이 만료된다. 현재 운영단체의 재수탁 여부와 상관없이 전환점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관사촌이라는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정체성과 성격, 방향성을 추구할 것인지 진지하고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과 같은 방식의 운영을 고수할 것인가, 주 주제를 정립해 통일성을 기하면서 다양성을 꾀할 것인지 심도 있는 연구와 모색이 필요하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산만함과 다양성은 다르다는 점이다. 

전체 아우르며 “이것이다”라고 내세울 핵심 주제와 성격 찾기 어려워

이와 관련해 몇가지 안을 제안코자 한다. 첫째, 현재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관사들을 묶어 특색있는 ‘전문 갤러리’로 조성하는 방안이다. 

테미오래 관사들은 지사공관을 제외하면 규모가 작고, 주택이어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역으로 이를 이용해 여기에 어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관심도가 높아지며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하고 있는 수채화, 식물 세밀화, 일러스트 등의 전용 갤러리를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늑한 정원을 품고 있는 키 낮은 관사를 전문가부터 아마추어의 작품까지 아우르는, 번쩍거리지 않고, 규모가 크지 않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그림들을 담아내는 특색있는 전문 전시공간으로의 활용은 충분히 고려해 볼 만 하다. 

연관 프로그램으로 관련 강좌를 특화한다면 테미오래가 수채화와 일러스트 분야의 성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수채화‧ 일러스트 전용의 특화된 전시공간으로 이 분야의 성지로 조성 

두 번째 관사시설 활용에 대한 고민이 더 요구된다. 창고로 쓰여지거나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는 검은 칠을 한 목재로 된 창고는 독특한 공간으로 활용가치가 충분하다. 예를 들어 명상의 방이나 한 평 갤러리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시설 내에 음료수 한잔 마실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관사촌이 문화재여서 상업용 수익시설을 두기가 어려운 점 등 여러 현실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찻집과 작은 기념품점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두는 것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테미오래는 그동안 다양한 굿즈를 개발해놓고 있으나 상품화되지 못한 채 사장되어 있다. 이를 대전을 알리는 관광기념품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목재로 된 창고 등 관사의 적극적 활용과 편의시설 부족 해소는 관건

개관 3년째를 맞는 테미오래, 전국 유일의 관사촌의 의미와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소모하기보다는 보다는 더 특성화시키고 미래지향적으로 활용돼야 하지 않겠는가. 

테미오래가 관사촌의 단순한 공간 활용을 넘어 진정한 ‘문화공간 재창조’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전체를 관통하는 지향점과 방향성의 재정립과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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