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14일 오전 6시. 천안시 성환읍 배 농가에 기온이 0도까지 떨어지며 때아닌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3월 역대 최고 기온에 이어 4월 중순에는 역대 가장 늦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밤사이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충남 천안지역 배 재배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상고온현상으로 지난해보다 1주일 정도 개화 시기가 앞당겨져 화접을 앞두고 냉해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배꽃의 경우 영하 1.7도 이하의 기온에 30분만 노출돼도 냉해를 입게 된다.
지난해 배꽃 만개 시기는 4월 16일부터 약 1주일 정도였다.
올해는 지난주부터 배꽃이 활짝 핀 상항이다.
농가들은 때 이른 배꽃 개화와 갑작스런 꽃샘추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냉해 피해를 본 배는 씨방이 검게 변하고 암술이 건전하지 못해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경우 착과가 되지 않아 과실을 맺지 못한다.
이 때문에 농가들은 냉해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과수원 곳곳에 연소재를 피우는 등 피해 방지에 나섰다.
이와 관련 천안배원예조합 박성규 조합장은 “지난해에도 천안시 배 농가들이 냉해 피해를 입어 올해는 연소재를 원하는 농가에 50%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했다”며 “15일 새벽까지 기온이 크게 떨어져 춥고, 서리와 함께 농작물 냉해가 우려되니 농가마다 냉해 예방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농가들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조기 개화된 배꽃의 냉해 피해를 막는다 해도 당장 화접 인력 구하기도 막막해 농가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꽃의 조기 개화로 천안지역 806곳(971㏊)의 배 재배농가들은 화접 인력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는 것이 농가들의 설명이다.
배 농가 A씨는 "배꽃 만개 현상과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와 자원봉사자도 찾기 어려워 꽃은 피었는데 화접하기 어려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올해 배꽃 개화 시기가 빨라진 데다 재배 농가가 속을 태우는 것은 코로나19다.
그동안 배꽃 화접에 큰 힘이 된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 19 여파로 귀국해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시민과 군인, 학생들의 자원봉사 손길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심각한 상황은 배꽃 만개 시기가 짧은 데다 화접을 해도 큰 일교차로 인한 냉해까지 우려돼 재배 농가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