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테미오래’ 관사촌, 도심 속 수목원으로⓶
[김선미의 세상읽기] ‘테미오래’ 관사촌, 도심 속 수목원으로⓶
관사촌 열 폭의 그림, 열 개의 정원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도시숲 1000개 만들기 선언한 대전시 있는 자원 활용부터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04.19 09: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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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오래’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가 
⓵‘테미오래’의 현주소와 문화공간 재창조  
⓶방치된 정원, 관사촌의 숨은 보석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개관 3년째에 접어든 옛 충남관사촌, 아직까지는 ‘테미오래’를 어떤 성격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설정과 정체성이 모호해 보인다. 공간이 있으니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수준으로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관사촌 전체 조경과 관사촌에 조성된 ‘정원의 방치’다. 정원을 보면 대전시의 관사촌에 대한 무관심과 무신경이 그대로 묻어난다. 

방치된 관사촌 정원, 대전시의 무관심 무신경 적나라하게 드러나

관사촌은 도지사 공관을 비롯해 1930년대의 행정관사의 건축과 근대 주거 양식을 보여주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연히 다양한 수목이 식재되어 있는 관사에 딸린 정원도 관사촌 보존, 활용에 포함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민망하기 짝이 없다. 

도지사 공관은 동·서양 건축양식이 접목된 근대 건축물로 역사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공관을 둘러싼 안뜰은 또 다른 볼거리다. 줄기가 땅에 닿을 듯 휘어진 노송을 비롯 오래되고 다양한 나무들이 가꾸어진 넓고 아름다운 정원을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것은 도지사 공관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자 선물이다. 

지사 공관만큼은 아니나 나머지 9동의 관사들도 안뜰을 갖고 있다. 전체를 연결하면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특색있는 도심 속 수목원으로 조성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옛충남관사촌 테미오래길,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벌목 수준의 가지치기로 삭막함을 넘어 괴기함마저 자아내고 있다.

정원이 주는 선물, 10곳 연결하면 도심 속 수목원으로 손색없어 

대전시는 옛 충남도관사촌을 매입해 시민문화공간을 조성하면서 정원에 대한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관사 간 정원을 연결해 도심 속 힐링 공원을 만들고 원도심과 테미근린공원, 보문산까지 연결하는 문화올레길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던 것이다.
 
하지만 관사촌을 매입해서 운영까지 수년이 흘렀음에도 정원 계획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관사촌 조경에 대한 대전시의 무관심과 무신경은 관사촌 입구에서부터 극명하게 드러난다. 

기둥만 남겨놓고 벌목 수준으로 가지들을 전부 잘라내 흉물로 만든 대전시의 가로수 전지 방법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삭발 당하다시피한 관사촌의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 가로수는 테미오래의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주변 경관에 대비되며 삭막함을 넘어 괴기함마저 자아냈다. 그 기괴함은 기둥만 남은 나무를 ‘설치미술’로 착각하게 할 정도이다. 

 굵은 밑둥 사방이 보도블럭에 갇혀 보는 이마저 숨막히게 하는 소나무. 테미오래를 찾은 한 시민에 의하면 관사촌에서 가장 잘생기고 비싼 나무라고 한다.

플라타너스 삭발 대전시, 큰나무의 ‘문화 경관적 가치’ 인정한 서울시

관사촌의 또 다른 자원이자 매력인 정원 조경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있을 수 없는 가지치기 방법이다. 가지치기가 필요했다면 썩은 가지 정도만 잘라내 관사촌 풍광을 해치지 않고 여름이면 무성한 잎을 가진 풍성한 가로수길을 만들었어야 한다. 

플라타너스의 단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지난해 덕수궁 돌담 앞 플라타너스 20여 그루에 대한 벌목 방침을 철회했다. 50년이 넘는 수령의 큰 나무의 ‘문화 경관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관사촌의 자랑으로 내세운 도지사 공관의 정원조차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굵게 자란 지사 공관 안뜰의 소나무 밑둥은 개의 목줄이 채워지듯 사방이 보도블럭에 갇혀 제대로 자라지 못해 보는 이마저 숨 막히게 했다. 

힐링공원 조성 대전시, 현실은 보도블럭과 시멘트에 덮히거나 맨땅

그나마 도지사 공관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나머지 9동의 관사에 딸린 정원들은 아예 손을 놓은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 보도블럭과 시멘트로 정원을 덮었거나 맨땅이 벌겋게 드러나기도 하고 잡초만 무성한 상태다. 관사촌끼리 연결도 되지 않는다. 

노모를 모시고 나들이에 나선 한 시민은 보도블럭에 갇힌 지사 공관의 소나무를 보며 그 가치를 몰라보는 대전시에 대해 ‘무식’하다는 표현까지 쓰며 분노를 표했다. 시민에 따르면 이 소나무는 관사촌 내에서 가장 잘 생기고 가격도 비싼 나무란다. 

대전시는 이달 초 2050년까지 지역 곳곳에 생활밀착형 도시숲 1000곳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도심 곳곳 어디서나 푸르게, 일상에서 누리는 녹색복지’를 목표로 총 4150여 억 원이 투입된다. 

“무식한 대전시” 목줄처럼 보도블럭에 갇힌 소나무 본 시민의 질타 

삭막한 도심에서 식물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는 다른 무엇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커다란 선물이다. 정원 가꾸기, 정원 투어 등 식물과 꽃들이 우리에게 오는 ‘자연이 있는 삶’은 생태적이며 미래지향적인 트렌드다. 

도시숲 1000곳 조성을 발표한 대전시다. 이 같은 의지를 가진 대전시라면 당연히 관사촌 조경계획을 수립해야 마땅하다. 관사촌의 기존 문화 예술프로그램과는 별도로 관사촌 정원을 동네 골목길, 고샅길을 산책하듯 관사촌 정원 투어를 할 수 있는 열 개의 정원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정원마다 다른 수종으로 디자인해 철따라 서로 다른 다양한 꽃이 피고 지는 나무와 꽃으로 만들어진 열 폭의 그림 정원. 열 개의 정원 프로젝트로 새로운 개념의 도심 속 수목원을 만들자. 

관사촌 정원서 옛도청사 선화동길 잇는 가로수길 산책 꿈꾸다 

1000개의 도시숲 조성도 좋지만 기왕에 있는 자원을 최대한 복원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공염불은 이제 그만이다. 

관사촌 정원에서 출발해 옛충남도청사와 선화동 길을 잇는 아름다운 가로수길 산책은 생각만으로도 산소처럼 상쾌하고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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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직 2021-04-19 22:17:44
시티저널에 대전개청 모사무관이 명퇴신청 했다 허씨의 강한질책에 열 받아서 명퇴신청을 햇다는것인데. 이사람이 토0직이었으면, 허씨가 강한 질첵을 했겠남?
힘없고 쩐안되는 행정직이닌까 본보기로 했다는 오해의 소문임. 무능하고 인기없다는 본인을 탓하자,

오죽햇으면 장종태씨가 사장 선거 준비중인감 현역이 잇는데도 불구하고, 도전자가 생기는 것은
본인도 자아반성해야 한다고 판단

아마 행정직이 소송에 패소햇으면, 파면 했을걸 말못하는 멍멍이도 눈빛만 보면 자기 주인이 자기를
사랑하는지 미워하는지 다알고 있음 하물며 사람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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