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대화] 몸에 맞는 옷, 맘에 맞는 글
[책과의 대화] 몸에 맞는 옷, 맘에 맞는 글
  • 주정봉
  • 승인 2015.02.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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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정봉 현 파워리딩 주정봉 학원 원장현 리딩엠 대전 충청지역 대표

[굿모닝충청 주정봉 파워리딩 주정봉 학원 원장] 독서를 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사람은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다. 그러나 그가 한 권의 책을 드는 순간, 그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는 것이며 만일 그 책이 양서인 경우 그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화자 중의 한 사람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 화자는 감성이 풍부한 시인일 수도 있고, 세기의 현철(賢哲)일 수도 있고,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과학자일 수도 있고, 세계를 바꿀 혁명가일 수도 있다. 그들과의 말없는 대화 속에서 그는 잠자고 있던 감성이 살아나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줄 단비가 될 아름다운 시구를 토해낼 수도 있고, 자기만의 세계에 안주하던 에고이스트가 인류를 사랑하는 이타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때론 인류의 건강과 미래의 행복을 가져올 위대한 의공학자로 거듭날 수도 있고, 전 인류의 공존 공생, 모두가 하나 되는 만민평등의 유토피아를 이룰 혁명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게 바로 책이고 그게 바로 독서의 힘이다.
그러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자기의 수준에 맞는 책을 찾아 읽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눈이 트이고 안목과 조예가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바로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성장기의 학생들에게는 적절한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독자의 눈높이와 마음 높이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독서지도는 학교와 가정에서 동시에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

우선 자기 학년에 맞는 교과서 연계 독서가 답이다. 초등학교 5학년이라면 사회과목에서 역사교육이 시작되니 <한국사 편지>를 탐독하며 <우리 역사를 움직인 맞수들>과 <조선 역사 속 숨은 영웅들>을 곁들여 읽으면 학교 수업이 흥미진진할 것이다. 과학에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과학자와 놀자>나 <어린 과학자를 위한 몸 이야기> 등을 읽는다면 과학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어린이 과학자가 되지 않을까.

사춘기에 들어선 중 2 학생에게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를 읽힌 뒤 유서를 써보게 함으로써 삶과 죽음, 생명의 가치를 인식하게 한다든지 <꿈이 있다면 멈추지 않는다>를 읽음으로써  청소년기의 꿈과 희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정신적 방황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름다운 현재와 미래를 위해 달려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읽어야 할까. 수불석권(手不釋卷)이 답이다.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게 유도하는 것이다. 독서방법론으로는 음독과 묵독, 다독과 정독, 발췌독과 통독, 지독과 속독 등 다양한 방법론을 말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다독이 답이다.

제자 중에 2013년 충남고 졸업생 장모 군이 있다. 장 군은 학교 내신 성적은 반에서 5등 안팎이었지만 그해 수능점수 충남고 인문계 1등을 기록하며 연세대 경상대를 정시로 합격한 학생이다. 비결은 다독이었다. 그는 양서는 물론이고 신문이든 만화책이든 닥치는 대로 읽어대는 스타일이었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좋은 글을 많이 읽은 덕에 작문 실력도 출중했다. 동년배의 다른 학생들과 독후감 쓰기에서 어휘 구사력에 발군의 실력의 보이며 고품격의 글을 쓰는 학생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다독이 답이지만 가장 효율적인 독서는 자기에게 딱 들어맞는 책을 골라 읽는 것이다.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간지가 나듯이 자기 맘 그릇에 맞는 책을 읽어야 마음의 양식이 쌓이는 법이다. 2차 방정식도 잘 못 푸는 중 1 학생이 미적분을 하며 고등수학 선행하고 있다고 자랑한 들 정작 당사자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격이다.

마찬가지로 인문학적 소양의 기초도 닦지 않은 중 1 학생에게 원전 수준의 동양 고전 <중용>이나 <대학>을 읽히고 플라톤의 <국가론>을 읽히는 것은 지적 허세에 불과한 일이다.

9층 석탑을 쌓아 올리려면 기단부터 튼튼히 해야 한다. 배경지식을 풍부히 하는 다양한 토대학습 수준의 독서를 충분히 한 뒤 고차원의 고전에 들어가야 체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다.

여기서 주희의 독서삼도를 소개한다. 주희의 독서삼도(讀書三到)란 책을 읽는 요령을 세 가지로 나눈 것으로 ‘눈으로 보고(眼到, 안도), 입으로 소리내어 읽고(口到, 구도), 마음에서 얻는 것(心到, 심도)’을 말한다. ‘到’는 집중한다는 뜻이다. 입으로 다른 것을 말하지 않고, 눈으로 다른 것을 보지 않으며 오직 독서에만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지만 책의 내용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도이다. 자기 맘 그릇에 맞는 양서를 골라 독서삼도를 실행한다면 누구나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문학적 인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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