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도심 속 나들이 공간 ‘테미오래’… “운영방식 점검 필요”
[특별기획] 도심 속 나들이 공간 ‘테미오래’… “운영방식 점검 필요”
문재인 대통령 대전지역 대선공약 점검 ⑥ 문화예술복합단지
  • 윤지수 기자
  • 승인 2021.05.04 17:1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입구/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입구/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위치했던 옛충남도관사촌이 ‘테미오래’라는 이름으로 운영된지 3년째가 됐다.

대흥동 ‘테미오래’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공약사업 중 하나였던 ‘대전 문화예술복합단지 조성 사업’의 완공이다.

2016년부터 충남도지사 공관에 복합문화공간을 계획했고, 2019년 4월에 대전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하게 됐다.

10개의 관사와 도지사 공관은 상설 전시관으로 역할을 하며 관사별로 매년 테마가 다르다. 기본적으로 시대적 배경에 따른 대전의 역사와 모습을 다룬다.

그 외에 예술인들의 창작물을 전시하고 시민 공방, 플리 마켓, 연주회 등을 열기도 한다.

테미오래는 본 공관 건물을 시작으로 테미오래 정원, 플라타너스 길 그리고 국가등록 문화재가 포함된 10개의 관사들이 고즈넉히 모여있는 장소다. 

지상 2층의 이 건물은 당시 건축된 관사 중 2등급 규모로 건물 주위에 마당과 정원, 꽃밭, 돌길, 티테이블이 배치돼 있는 총 3388㎡의 최고급 주택이었다. 

오랜 세월 도지사 및 관료들만 드나들수 있었던 공간이 이제는 대전 시민 모두가 함께 할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됐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플라타너스 나무 길/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플라타너스 나무 길/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젊은이들 오고가는 테미오래… 코로나 시대 도심 나들이 공간 발돋움

지난달 30일, 햇빛이 맑고 바람이 시원했던 봄 날 테미오래를 방문했다. 

관사촌에 대해 큰 기대감은 없었는데, 생각보다 구경거리와 사진찍을만한 것, 체험 해볼만한 것들이 꽤 있었다. 

성심당 초창기 제빵사들의 옷과 반죽기계, 옛 대전역 역무원들의 옷차림 입어보기, 추억의 오락기와 만화책, 관사 마다 스탬프 모으기, 나만의 각시탈 DIY, 테미오래 테마를 활용한 셀프 사진 촬영 키오스크 등이 관심을 끌었다. 

사진=테미오래 내 대전철도복 의상체험/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테미오래 내 대전철도복 의상체험/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자유로우면서도 정갈하고 관사촌 고유의 분위기인 유유자적함이 느껴지는 테미오래는 본래 굉장히 한적한 장소였다. 

하지만 근래 들어, 플리마켓이 열리고 젊은 예술가들과 그들이 작품이 점차 모이면서 청년들의 싱그러움이 더해져 밝고 매력적인 곳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옛 도지사 공관 건물을 나와 양 옆으로 플라타너스 길을 걷다 보면 옛 모습을 간직한 관사들 사이로 대흥동 도심에 자리잡은 크고 작은 빌딩들이 보였다.

테미오래의 나레이터는 “관사촌을 거닐 수 있는 플라타너스 길이 운치있고 관사촌 정원도 있어 코로나 시대에 편하게 나들이 할수 있는 도심 속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시민의 집' 내부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시민의 집' 내부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1945-2012년 도지사의 주거, 업무 공간이었던 관사촌

일제 강점기 시대에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도지사 및 국장급 관료들이 거주할 공간이 필요했다.

충남도청에서 약 500m 떨어진 이곳에 행정 관사촌을 마련했고 이 건물에서 도지사가 생활했다. 해방 이후부터 2012년 충남 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가기 전까지 안희정 도지사를 마지막으로 도지사들이 생활했던 공간이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시민의 집' 내부 응접식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시민의 집' 내부 응접식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의 조선 총독부에 의해서 시공, 설계 했기 때문에 일본식 다다미방의 모습을 볼수 있다. 우리나라 기후에 맞게 바닥에는 온돌을 깔았다.

당시 일본이 한참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때여서 관사 내 서양식 벽난로와 스테인 글라스 같은 서양 문물들도 부분부분 보인다.

관사촌의 도지사 건물은 현재 문화재 자료로 등록돼 있으며 관사 1,2,5,6호는 등록 문화재로 등록이 돼있다. 대전에 남아있는 근대 문화재로 이 5개의 건물은 사료적 가치를 인정 받았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관사촌 플라타너스길/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관사촌 플라타너스길/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도지사 공관과 10개의 관사… “역사 문화 예술 창작의 볼거리”

관사촌 제일 안쪽에 위치한 ‘시민의 집’은 ‘주거, 또 다른 하나의 삶’이라는 주제로 기획전시 중이다.

역대 도지사들의 이력 도지사들이 생활했던 주거 공간 업무 공간 응접실 서재 정원 등을 볼수 있다.

이 공간들은 한국 영화 ‘마약왕’, ‘더 킹’ 촬영 장소로도 활용됐다.

공간들이 일제 강점기 시대의 건축 양식에 영향을 받아 응접실 같은 경우 얼핏 보면 일본 근대 영화의 세트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역사의 집'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역사의 집'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1호 관사 ‘역사의 집’은 ‘대전의 철도, 도시를 이루다’라는 테마로 대전 철도의 역사를 소개한다.

전시된 철길 밑에는 흰색, 검정색 조약돌들이 깔려 있는데 관사 입구에 비치된 네임펜을 이용해 조약돌에 친구와의 우정을 남기거나 자신의 방문 기록을 남기고 간 이들의 조약돌들이 많이 보였다.

전시관 내에서는 옛 역무원들의 복장을 포함한 대전 도시철도의 역사와 해외 철도의 발전 모습을 감상할수 있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재미있는 집'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재미있는 집'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2호 관사 ‘재미있는 집’은 ‘칙칙폭폭 만화테마 여행’이라는 주제로 오래된 만화책들과 현대 만화책들이 즐비한 전시관이다.

특이 한점은 이 전시관에서는 시내에 있는 만화카페처럼 쿠션에 편하게 앉아 만화책을 골라 자유롭게 읽고 꽂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래된 만화책들과 함께 구식 게임기, 90년대 불량식품, 만화가의 방, 전축, 구식 타자기과 같은 레트로(retro)풍의 전시품들을 감상할수 있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상상의 집'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상상의 집' /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6호 관사 ‘상상의 집’에서는 ‘트래블 라운지-부다페스트’라는 테마로 전시를 진행한다.

이 곳에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문화와 여행정보를 엿볼수 있다. 

그 외의 관사들에서는 그때 그때 시민 예술 공방이나 해외 작가 레지던시를 전시하는 등 주제가 매달 다르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재미있는 집' 내부 전시/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재미있는 집' 내부 전시/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여러가지를 시도 중인 테미오래… “아직 갈길 멀어”

아쉬운 점은 이 전시관들이 통일성, 깊이, 흥미성, 홍보성, 시설,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옛 충남도지사 관사촌에서 대전의 역사나 과거 도지사 주거공간을 전시하는 것과 별개로 만화책과 골동품을 전시하는 것, 해외 문화, 해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통일성으로 보기 어렵다.

각 관사의 전시시설도 옛 관사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시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시관’ 같은 느낌보다는 고등학생들이 꾸며놓은 동아리 작품전을 보는 듯 하다.

또 테미오래를 홍보하는 유료 굿즈, 기념품이나 카페 등 휴게공간이 없어 수익성은 물론 쉽사리 발길을 이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탐방로/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탐방로/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올해 민간위탁 기간이 만료되는 테미오래

대전시는 매각 위기에 있던 충남도관사촌을 매입해 2019년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했다.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테미오래는 올해 민간위탁 기간이 만료된다. 테미오래는 기존 운영단체의 재수탁 여부와는 별개로 선택에 기로에 놓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테미오래의 재수탁 여부는 현재 논의 된 바가 전혀 없다”며 “8월은 돼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정원/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정원/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볼거리, 시설력, 홍보 아쉬워… “운영방식 점검 필요”

테미오래는 지난 2년간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그럼에도 근대 문화재를 활용한 ‘흥미로운’ 문화공간으로 재창조 되기에는 특징적인 관광 요소와 전시관 내 통일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날 테미오래를 방문한 중구 주민 A씨는 “중구에서 10년정도 살았지만 벚꽃으로 유명한 테미공원은 알아도 테미오래라는 볼거리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관사촌과 주변 상점을 발길을 끌게끔 개선하고 홍보만 잘하면 대전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테미오래 시설에 대해서는 “전시관마다 매번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해서 번거롭다, 이 관사 저 관사 돌아다니며 구경해야 하는 수고로움에 비해 볼거리가 많지 않다, 화장실이 오래됐다”등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3년째를 맞이한 테미오래는 향후 관사촌의 운영 방법과 전시관 활용 형태를 점검하는 등 지금보다 더욱 대전 시민들에게 홍보가 될만한 발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정원/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정원/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대흥동주민 2021-05-05 15:25:34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정말 조금만 신경쓰면 좋은 문화공간이 될수 있을텐데 아쉬워요 전문가들에게 의뢰하는게 좋을거같아요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