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과 민족운동의 염원에서 탄생한 ‘어린이’
동학과 민족운동의 염원에서 탄생한 ‘어린이’
어린이날 99주년, 소파 방정환의 불꽃 같은 삶 재조명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05.05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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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어린이의 벗' 소파 방정환. 사진=국가보훈처/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조선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에게도 사람의 권리를 주는 동시에 사람의 대우를 하자고 떠드는 날이 돌아왔다.”

1923년 5월 1일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열린 첫 번째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세계 최초의 ‘어린이 인권 선언문’이 발표됐다.

99주년 어린이날을 맞아 이 땅의 소년들에게 ‘어린이’라는 맑은 이름을 지어주고 어린이날이 있게 해준 소파 방정환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100년 전의 어린이들은 어떻게 불렸을까? 바로 ‘애, 재, 애녀석, 아해, 어린 것’ 등 낮춰 부르는 말이 다수였다.

방정환은 '젊은 사람을 젊은이라고 하듯이 나이가 어린 사람도 어린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창했다. 

이는 성인 양반만 존대하는 봉건시대에 어린이와 여성들을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동학의 사상에서 출발했다고 볼수 있다.

최제우의 동학은 인간에 대한 평등한 존엄성을 기준으로 봉건시대와 근대시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최제우는 동학을 창시하고 두 명의 여자 몸종을 한 명은 딸로 한 명은 며느리로 삼으며 평등한 인간세계를 설파했다.

또한 동학에서 보는 인간은 단순히 평등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세상의 만물을 주관하는 ‘하늘을 품은 이’로 소중하게 여겼다.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짧은 문장 속에 모든게 함축돼 있다.

방정환은 어려서부터 동학을 공부했고 충북 청주출신인 동학의 3대 교주 손병희의 사위가 됐다. 그러면서 동학의 사상과 민족 해방을 위한 운동에 전념했다. 

손병희 선생을 비롯한 민족대표 33인이 1919년 3·1운동을 일으킬 당시 20세의 방정환은 ‘독립신문’을 등사해 시민들에게 돌렸다. 이 일로 조선총독부에 체포돼 온갖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방정환은 1920년 8월 개벽 제3호에 ‘어린이 노래: 불 켜는 이’를 번역해 소개하면서 ‘어린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어 1923년 3월 20일 국내 첫 순수 아동잡지 ‘어린이’를 창간했다.

앞서 1923년 3월 16일 동경 유학 당시 어린이문화단체 ‘색동회’를 조직했고 어린이날 제정을 주장했다.

이처럼 어린이와 어린이날의 탄생은 방정환이 평생을 동학의 인간 존엄 사상과 민족 해방을 위한 독립운동을 하면서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방정환은 사상과 꿈은 동화, 동요, 동시, 시, 동극, 아동소설, 소설은 물론 평론까지 수많은 문학작품에 남아 후세에 다시 읽히고 있으며 어린이교육의 방향을 설정해주고 있다.  

1899년 11월 9일 태어나 1931년 7월 23일까지 단 33년간 지구에 머물렀던 방정환의 삶은 불꽃이었다.

방정환은 1920년 8월 '개벽'지에 발표한  자작시 '어린이의 노래'에서 어린이를 '불 켜는 이'로 부르며 희망을 선사했다. 

"여보시오 게 가는 불 켜는 이여 

고달픈 그 길을 외로워 마시오

외로이 가시는 불 켜는 이여

이 몸은 당신의 동무입니다" (한국방정환재단의 정본 방정환 전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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