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5] 재미·지혜 상징 비밀의 정원… 논산 연무 뽕나무와 팽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5] 재미·지혜 상징 비밀의 정원… 논산 연무 뽕나무와 팽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05.06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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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
팽나무

[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교사와 아이들이 어떤 관계로 만나는가가 중요해요.

다른 학교와 다르다는 것은 하루의 일과를 보면 압니다.

우리 아이들은 매일 아침 숲 산책으로 하루를 열어요.

꽃을 만지고 나무를 만집니다.

아침 활동으로 이렇게 숲 산책, 책 읽기를 하고 돌아오면 자유 이야기 시간이라고 해서 교사와 아이들이 하루 살아갈 시간 계획을 짜요.

이른바 아침 차 마시기 시간이죠.

10년 전 발간된 ‘마을이 학교다(저자 박원순)’에서 폐교 직전까지 갔다가 새로운 교육 모델로 되살렸던 남한산초등학교 교사의 이야기다.

‘숲을 걷고 꽃과 나무를 만지는 수업’

신도시의 초등학교라면 꿈도 꿀 수 없고, 별도의 현장체험학습으로 수목원 또는 식물원에서나 할 수 있는 수업일 것이다.

구자곡 초등학교는 작년에 88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1931년부터 시작한 학교인 만큼 교정에 들어선 일본향나무(가이즈카 향나무)며, 교정 곳곳의 나무들에게서 연륜이 묻어날 만큼 크고 품이 넓었다.

거기에 산림청에서 지원하는 ‘학교숲’에 선정되어 보호수와 교정의 나무 사이에 숲길을 내어 남한산초등학교가 부럽지 않을 숲교육 인프라가 조성된 곳이다.

뽕나무
뽕나무

더욱이 뽕나무라니.

실크로드. 즉 비단길이 만들어지면서 로마는 중국의 비단에 감탄하여 중국을 ‘비단을 만드는 나라’라는 뜻에서 ‘세리카(Serica)’라고 불렀다고 할 만큼 인류 역사를 바꾼 대표적인 나무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뽕나무를 재배한 역사도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뽕나무 하나만으로 초등학생들에게 수많은 역사의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뽕나무
뽕나무

뽕나무 이야기에 누에가 빠질 수 없다.

누에는 가축화된 생물 가운데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된 것 중에 하나라고 한다. 인간에게 선택되어 금붕어처럼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불능화 된 곤충이며, 먹이가 없어도 도망가지 않을 만큼 인간을 떠나서 살 수 없는 곤충.

뽕나무
뽕나무

21세기를 ‘생명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여전히 우리 시대의 어른인 이어령 교수는 ‘생명이 자본이다’에서 누에 생태를 인간에게 맞추었던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에의 생태에 인간의 습성을 맞추어 온 문화라고 한다.

누에를 친다기보다는 누에의 비위를 맞추고 정성껏 받들어 모시는 조심성과 세심함으로 다루어 왔다고 주장한다.

팽나무
팽나무

모든 생명이 관계 속으로 이루어지고 하나의 생명은 반드시 다른 생명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라는 의미이다.

인간의 최고 스승은 여전히 자연이다.

어린이들은 자연에서 ‘재미’와 ‘지혜’ 두 바퀴로 갈 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들 한다.

어린이 교육이 암기 중심의 학습보다도 학교 밖 교육이나 현장체험 학습을 통해서 성장하도록 하는 이유다.

팽나무
팽나무

구자곡 초등학교에 자리 잡은 보호수는 ‘팽나무’와 ‘뽕나무’다.

하나가 재미라는 키워드(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4편)를 제공한다면, 뽕나무는 역사와 과학과 같은 지혜라는 키워드로 어린이들에게 흥미를 북돋을 나무이다.

두 나무의 비밀을 풀면서 자연과 호흡하고 건강한 어린이가 되기를 바란다.

논산시 연무읍 연무로 369 : 팽나무 1본 208살, 2021년 기준)

논산시 연무읍 연무로 369 : 뽕나무 1본 308살, 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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