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바람 핀 남편이 쓴 각서 효력은?
[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바람 핀 남편이 쓴 각서 효력은?
김영찬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 김수미 기자
  • 승인 2021.05.0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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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굿모닝충청 김수미 기자
사진=픽사베이/굿모닝충청 김수미 기자

Q = A씨는 대학교 재학 시절 소개팅으로 만난 B씨와 짧은 연애 끝에 결혼해 아이를 셋이나 낳아 기르며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어울렸던 여직원과 눈이 맞아 수시로 모텔을 갈 정도로 심하게 바람이 들고 말았습니다.

아내 B씨는 평소와 달리 스타일에 신경 쓰는 A씨를 수상하게 여겨 몰래 미행했고 결국 여직원과 함께 모텔에 들어가는 A씨를 발견했습니다. A씨 “딱 한 번의 실수”라며 무릎을 꿇었고 ‘모든 재산은 B 씨의 소유로 한다’는 내용의 각서와 함께 부동산 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를 제외하고 처분을 위임하는 관련 서류를 받는 조건으로 B씨는 A씨를 용서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A씨도 마음을 고쳐먹고 충실한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의 각서가 장래에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 분할 협의를 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김영찬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김영찬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A =‘바람 한 번도 안 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바람 핀 사람은 없다’는 말도 있는데, 다행히 남편이 마음을 다잡고 결혼생활을 충실히 하고 계신다니 다행입니다.

우선 재산분할은 협의이혼이나 소송을 통해 이혼소송을 하는 경우 부부 중의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부부 공동재산을 청산하고 분배하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재산분할은 부부 쌍방의 협의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을 때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부 사이에 이미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를 했고 그 합의에 따른 이행을 상대방에게 구하는 것이라면 이는 엄격한 의미의 ‘재산분할청구’에는 해당하지 않고 일반 민사사건이 됩니다.

그렇다면 위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A씨가 B씨에게 ‘모든 재산은 B씨의 소유로 한다’는 각서를 써준 경우 ‘이미 부부 사이에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그 결론에 따라 단순히 합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사건이 될지, 재산분할청구를 하는 가사사건이 될지가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판례는 「혼인 중에 금전문제로 불화가 있어 오다가 ‘모든 재산을 배우자 일방의 소유로 한다’는 각서를 교부하고, 그 후에도 처분권을 위임하는 관련 서류를 교부했으나 그 각서 또는 관련 서류 교부 당시 이혼에 관한 언급은 없었고, 그 후로도 혼인관계가 계속된 점 등에 비추어 그 각서 또는 관련 서류 교부로써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므318,325 판결 참조).

즉 이 사건과 같이 ‘모든 재산을 배우자 일방인 B씨의 소유로 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쓴 경우라도 그 당시 B씨가 A씨에게 ‘이혼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그 이후 실제로 이혼하지 않고 상당한 기간 동안 혼인생활을 충실히 했으며 처분을 위임하는 서류를 교부하면서 인감증명서를 준 것도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내용의 각서만으로는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 협의를 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에 혹시 나중에라도 A씨와 B씨가 이혼하게 될 경우 각서 내용과 다른 내용의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모든 재산을 배우자 일방의 소유로 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면서 인감증명서까지 교부하고 그 직후에 이혼소송을 제기당하는 등의 다른 사정이 있을 때는 이혼을 전제로 협의분할을 했다고 해석될 가능성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본인 이름으로 나가는 모든 서류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신중하게 도장을 찍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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