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도, 수입도, 면목도 없습니다!”… 어버이날 괴로운 취준생
“직장도, 수입도, 면목도 없습니다!”… 어버이날 괴로운 취준생
  • 윤지수 기자
  • 승인 2021.05.08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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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사진=게티이미지/굿모닝충청=윤지수 기자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어버이날이 다가오자 각종 포털사이트와 광고에서 ‘어버이날 선물’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달력을 보니 토요일이 어버이날. 주말이라 바쁜척 할 수도 없고 일부러 안갈 수도 없고 ‘빼박’이다.

대전의 한 취준생 전씨(27). 그녀에겐 부모님 생신, 어버이날, 부모님 결혼기념일 등이 가장 뻘쭘한 기념일이다. 여의치 않은 지갑사정 때문이다.

진짜 효도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부모님 기념일에 빈 손으로 얼굴 비치기가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다.

그래서인지 20대 이용자들이 주를 이루는 커뮤니티에서는 5월만 되면 ‘취준생 어버이날’, ‘백수 어버이날 선물’, ‘취준생 효도’ 등과 같은 고민글들을 흔하게 볼수 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수입없는 취준생의 어버이날은 괴롭다’ 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많은 공감과 댓글을 받으며 베스트 게시물이 됐다.

글 작성자는 “뭘 해드리자니 그 돈은 받아쓰는 돈이라 더 자괴감 들고 아무것도 안하자니 그거대로 우울하고 불효자가 되는 것 같다”며 “사실 작년에 카네이션을 드렸더니 부모님께서 ‘용돈 이런데 쓰지 말고 나중에 네가 돈 벌면 그때 챙기라’고 해서 올해는 진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라는 부끄러운 고백을 했다.

이에 한 네티즌(보**)은 “작은선물은 그냥 받아주시면 너무 좋을텐데 ‘돈 없을텐데 안해줘도 된다, 필요없다’ 하시면 괜시리 서러워 눈물이 났어요.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었던 건데 더 서럽게 만드시는지...”라고 공감했다.

또 다른 네티즌(aWl***)은 “저는 먼저 취직한 동생에게도 미안해요. 제가 능력이 있었다면 동생이 부담을 덜었을텐데...이럴 땐 제가 아무 쓸모도 없어 보여요”라며 씁쓸해 했다.

“취직 시험 준비 중인데 이번이 벌써 삼수에요. 작년 어버이날까지만 해도 편지에 ‘믿고 지켜봐달라’ 말 했었는데 이번엔 그 말을 하는 것마저도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어요”라고 호소하는 네티즌(bG***)도 있었다.

어버이날 본인의 마음만큼이나 충분한 선물을 드리지 못해 죄책감에 빠져있던 취준생들 사이에선 ‘돈이 없다면 몸으로 떼우자’라는 식의 답변들도 보였다.

“저는 그래서 요리를 해 볼 생각입니다. 할 줄 아는 건 계란 프라이랑 라면 뿐이지만 정성스러운 요리를 대접하려구요”, “발 씻겨드리고 안마 시원하게 해드리며 스킨쉽하고 대화하는것도 좋은 것 같아요”라는 등의 차선책을 제시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사실 어버이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취준생들에게 가장 만만한 선물로는 케익이 꼽히고 있다.

4년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취준생 오씨는 “졸업하고 3년째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알바를 하며 부모님과 살고 있다”며 “나도 빨리 취업해서 어버이날 ‘롤케익’은 그만 드리고 싶다”고 한탄했다.

서울에서 여행사를 다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회사를 그만둔 임씨(26)는 “회사를 다녀 돈을 꽤 벌던 시절에는 어버이날 매번 부모님에게 뷔페를 쏘곤 했는데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온 올해는 케익과 손편지로 마음을 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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