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민주당(3) : 듣고 싶은것을 듣지말고, 들어야만 하는것을 들어라
20대와 민주당(3) : 듣고 싶은것을 듣지말고, 들어야만 하는것을 들어라
20대와 민주당(3)
  • 곽재원 독자
  • 승인 2021.05.12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듣고 싶은것을 듣지말고, 들어야만 하는것을 들어라

본인은 연구자인지라 연구논문의 프로세스에 대해서 알고있다. 정말 흥미롭게도 가장 이성적이고 무감정할 것으로 보여지는 연구발표의 과정은 민주주의와 놀랍도록 닮아았다.

"인정받는" 논문의 심사과정은 동료평가(Peer review)라는 과정을 거쳐서 출판된다. 쉽게 설명하면 논문과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구자 3-5인에 의해서 해당 논문을 평가받고 그 평가에 대해서 저자가 답변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시야가 다르거나 의견이 다르다면 논문 출판이 거부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해당 논문이 "과학적 사실을 내포하였다고 합의"에 이르게 되면 출판된다.

여기서 "과학적" 이라는 것의 의미는 불행하게도 그것이 이상적인 의미의 과학적이냐 아니냐를 따지는게 아니다. "과학적 사실"이라는 짧은 단어는 "어떠한 사람이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하여 특정 사실을 주장하였고, 이를 여러 과학자들이 그 의미를 검증하고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합의를 거친 내용" 이라는 다소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여러사람의 합의를 거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라는 정치 사회시스템과 매우 비슷하다.

물론 과학은 민주주의로 대변될 수 없다. 그러나 과학이 정립되는 과정은 비슷하다 . 연구와 정치가 유사한 형태를 띄는 것은 이것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가장 좋은 방법임을 인류가 시행착오를 통해서 학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것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효과가 연구의 결과물이고, 불가리스의 예방효과가 단순한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되는 이유이다. AZ백신은 검증을 거쳤고, 불가리스는 검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지금의 민주당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라 본다. 2030세대를 위한 정책이라고 부르짖고 있지만 상호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을 2030세대를 위한 정책이라 할 수 있는가?, 또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2030세대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에 의한 필터링 없이 들었다고 할 수 있는가? 심지어 2030세대가 정책의 초안을 구상했다고 하여 그것이 반드시 2030세대에 통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에 본인은 2030세대를 위한 정책 도출을 위하여 동료평가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거창하게 대토론회나 위원회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민주당의 2030정책을 제안하기 전에 현재의 성별에 따른 대립을 중화하기 위한 절차를 추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간단하다, 2030 남성을 위한 정책을 발의하였으면 전원 2030 여성으로 구성된 리뷰어(Reviewer) 패널의 검토를 받게 하라, 2030 여성을 위한 정책은 반대로 2030 남성 리뷰어패널에게 검토를 받으면 된다. 그리고 서로 합의를 거쳐서 조율된 정책을 입안하라고 하면 된다. 처음에는 격렬하게 싸울 것이다. 현재 20대의 성별에 따른 대립이 이미 격화된 단계라 감정적인 싸움으로 내달릴 가능성이 높다. 원칙은 단 하나이다. "서로 합의하지 못할 경우 해당 정책은 입안되지 못한다".

처음에는 감정적으로 싸우다가도 결국에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설득하게 될 것이다. 상대방도 설득을 당하거나 거부하면서 소통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몇백년에 걸쳐서 자연적으로 정립된 인간의 반응이다. 그리고 "소통과 설득"은 민주주의의 선결조건이다.

그리고, 2030세대에 만연한 성평등 문제의 해법은 남성의 기득권 철폐나 여성의 역차별을 없애는 것이 아닌 양성간의 "소통과 설득" 이라고 본다. 소통과 설득은 결국 "상대방이 이러한 여건과 상황에 놓여있고 어떠한 생각을 하고있다"라는 인식에 기반한 "이해"로 가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통과 설득을 통한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합의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가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이성적이라고 생각되는 연구논문조차도 소통과 설득, 이해와 합의를 통하여 완성된다. 그리고 현재 사방에서 중구난방으로 이전투구하는 20대 문제도 결국에는 소통과 설득, 이해와 합의가 해결책이리라 믿는다.

다른 이야기지만, 현재 정부에서는 '국민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산 편성에 있어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의지이다. 개인적으로 광장한 아이디어와 노력의 산물이라고 보며, 정책에서도 도입할수 있을것이라 본다. "민주당 국민참여정책" 정도면 그 함의를 드러낼수 있다고 보며, 그 일환으로 2030 청년층의 갈등을 해소하는 부분부터 적용시키면 어떨까 싶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은 도출되는 이야기와 정책을 유심히 듣기를 바라며,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소통과 설득, 이해와 합의의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하기를 바란다. 그 안에 현재 20대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있으리라 본다.

민주주의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며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진정한 민주주의는 서로간에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서로간에 이야기를 들어줄 때 완성된다.

민주당도 "20대를 위한 정책"을 하지 말고 "20대가 말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20대와 소통하고 설득하며, 이해하고 합의할 때이다.

듣고싶은 것을 들으려 하지말고, 들어야만 하는 것을 들어야 할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