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7] 어린이 인문학 동산...논산 강경읍 산양초 소나무 숲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7] 어린이 인문학 동산...논산 강경읍 산양초 소나무 숲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05.12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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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쌀과 해산물이 풍부한 곳. 강경

강물이 수없이 넘치면서 만든 곡창지대 논산평야.

풍부한 유기물과 토양을 싣고 서해 바다를 살찌워 해산물이 풍부한 금강하구

이런 곳은 사람과 돈이 모인다.

과거 강경은 동해안의 원산시와 더불어 ‘조선 2대 포구’였다.

하루에 100여 척의 배가 드나들 정도로 금강 유역의 쌀과 자원이 모이거나, 서해안의 해산물이 집결하던 곳이다.

전국 각지의 상품도 서해 바닷길과 금강 뱃길을 따라 재화가 유통되면서 강경은‘조선의 3대 시장’평양 다음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세운 각종 상점과 은행이 생기면서 충청권에서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왔던 곳이다.

사람이 모이니 즐길 곳도 필요해서 강경 극장도 세워졌다.

대전시가 행정의 중심이 되기 전까지 강경은 공주와 더불어 교육의 도시로 수많은 인재가 길러진 곳이다.

현재는 50여 명의 학생이지만, 1940년에 개교한 산양초등학교는 올해까지 1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것만으로도 과거 많은 학생이 거쳐 갔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영광을 생생하게 기억할 소나무가 산양초등학교 교실 건물보다 눈에 띄는 것은 20그루가 소나무 동산(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산림청 우수학교 숲으로 지정됐다.

2016년 소나무 군락지 전체가 보호수로 등록될 만큼 지역에서 상당한 권위를 가질만한 숲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두 바닷가 해풍에도 잘 견디는 ‘해송’이 거대한 숲을 이루어 육송보다 굳건한 느낌을 받는다.

산양초등학교 학생들은 이 소나무 숲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산양초등학교는 아직 나무 또는 숲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다고 한다.

산림청의 ‘숲해설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오히려 산양초등학교의 소나무 숲은 학교숲, 생태학교, 친환경학교 프로그램보다는 강과 바다가 만들어 낸 강경을‘어린이 인문학’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으면 어떨까?

소나무 생활사를 통해 산양초등학교에 자리 잡은 유래부터, 솔씨(소나무 꽃가루)를 따라 강경의 중요 문화재와 풍습을 끄집어내고, 소나무로 만든 배로 서해안과 금강 뱃길을 따라 강경과 관련된 주요 지역을 탐방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말이다.

강경의 역사를 기억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소나무 동산 아래에서 아이들에게 과거 강경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얘기해 줄 수 있다면, 세대를 뛰어넘는 격대교육도 가능하리라 본다.

소나무 동산이 제공하는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소나무 숲이 성장하면서 기록된 강경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키우고 책과 연계한 체험 활동, 자기 고장에 대한 자부심 등도 키워줄 것이다.

논산군 강경읍 산양길 45 : 소나무 20본 105살, 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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