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 A 씨는 길을 걷다 부딪힌 B 씨로부터 온갖 욕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넘어가려 했던 A 씨는 B 씨로부터 부모님까지 들먹이는 모욕적인 언사를 듣자 홧김에 그를 형사고소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검사는 ‘모욕죄가 인정되기는 하지만 사안이 비교적 경미하다’고 판단해 B 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B 씨는 이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됐다.
A 씨는 B 씨의 형사처벌만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 A 씨는 B 씨로부터 얼마의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일까?

A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 사안과 같은 경우 A 씨는 민사소송에서 B 씨로부터 ‘100만원의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즉 ① 가해자에게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선고하는 형사판결이 확정되었고, ② 이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위 관련 형사판결을 근거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경우, 판사는 대부분 ‘가해자인 피고는 피해자인 원고에게 위자료로 ~원을 지급하라’는 식으로 판결을 합니다.
결국 그 판결의 내용은‘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욕을 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게 되었으니 그 충격을 달래주기 위하여 돈을 주어야 할 것이다’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판사의 입장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욕설을 들었을 때 어느 정도의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는가?’하는 사정을 ‘돈’으로 계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판사는 관련 형사판결에서 가해자에게 인정된 벌금형의 액수를 그대로 민사소송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주어야 할 위자료 금액으로 인정해 버리는 간이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이 사건의 경우처럼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판결이 있으니, 위자료도 100만원을 인정하겠다’는 결론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모두 짐작하다시피, ‘지구상에 똑같은 사건은 1개도 없다’고 할 정도로 사건의 사실관계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따라서 판결선고의 내용은 그 판결을 하는 판사마저도 판결문을 써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내용은 일종의 ‘가이드라인’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