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40회 스승의 날을 경축하며
[기고] 제40회 스승의 날을 경축하며
  • 신상구
  • 승인 2021.05.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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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시인, 문학평론가)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시인, 문학평론가)

[굿모닝충청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해마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교사와 교수의 노고에 감사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날인데 학교 폭력과 촌지 논란으로 여러 가지 규제가 많아 교사와 교수조차 불편해 하는 날이 되고 말았다. 더욱이 요즈음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고 있어 스승의 날 행사도 비대면으로 개최되는 바람에 평소 존경하는 스승을 찾아뵙고 감사의 말씀을 올리기도 부담스럽다.

스승의 날 유래

스승의 날은 충남 논산시 강경여중(1963년 당시 강경여중고) RYC(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1958년에 병중에 계시거나 퇴직한 선생님을 위문하기 위해 찾아뵙기 시작한 것이 주변 학교로 퍼져나갔다. 그 바람에 청소년 적십자 충남 학생협의회가 1963년 5월 24일을 처음으로 '은사의 날'로 정하고 사은행사를 개최했다.

그 다음 해인 1964년에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J.R.C.)가 5월 26로 날짜를 정해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고쳐 불렀다. 그러다가 1965년에 백성을 보살피고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을 진정한 국민의 스승이라 여겨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변경하여, 각급 학교 및 교직단체가 주관이 되어 스승의 날 행사를 실시하여왔다.

그 뒤 1973년에 정부가 촌지와 체벌, 교육비리 등을 근절하기 위한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를 규제하여 ‘스승의 날’이 폐지되었으나, 1982년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을 위하여 다시 부활되었다.

정부는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교육공로자에게 포상을 하고 수상자에게 국내외 산업시찰 기회를 주었다. 또한, 각급 학교 동창회·여성단체·사회단체가 자율적으로 사은행사를 하는데, 특히 ‘옛스승 찾아뵙기 운동’을 전개하여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사제관계를 깊게 하는 한편, 은퇴한 스승 중 병고와 생활고 등에 시달리는 이들을 찾아 위로하기도 했다.

선후배 및 재학생들은 옛 은사와 스승을 모시고 ‘은사의 밤’을 열어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며,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 또한, 스승의 역할에 대한 특별강연·좌담회·다과회 등도 개최했다.

한국의 존경받는 스승

(왼쪽부터)도산 안창호, 남강 이승훈, 포암 이백하
(왼쪽부터)도산 안창호, 남강 이승훈, 포암 이백하

‘선생’, ‘스승’, ‘교사’, ‘교수’. 모두 비슷해 보이나 제각기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을 말하고 이를 높여 선생이라 지칭하고 있다.

‘교사론’의 저자 정우현 씨는 ‘敎(가르칠 교)’는 ‘본받을, 가르칠, 알릴, 훈계할, 학문의’의 뜻을 지니고 ‘師(스승 사)’는 ‘스승, 선생님, 본받을 어른, 벼슬이름’ 등의 뜻을 지니고 있으므로 ‘교사는 본을 보임으로써 가르치는 어른’이라고 그 뜻을 풀이하고 있다.

환언하면 교사, 교수는 공적인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남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직업적 의미가 강하고, 선생은 교사를 포함해 어떤 일에 덕과 학식이 풍부하여 가르치고 일깨워 주는 선각자라는 의미이며 스승은 가르치는 사람 이상으로 인격적 감화를 주는 사람으로 존경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요즘 ‘학교에 교사는 있어도 스승이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존경받는 스승이 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교사에 대한 신뢰, 나아가 존경심은 교육의 효과와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존경까지는 아니라도 신뢰와 존중은 필요하다. 학부모와 사회가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교실에서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고, 교육의 성과가 낮아져 사회 기반이 약화될 것이다.

도산 안창호, 남강 이승훈, 포암 이백하 등은 한국의 존경받는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는 신민회, 청년 학우회, 흥사단을 조직하고, 평양에 대성 학교를 설립하였다. 3·1 운동 후 상하이(上海) 임시 정부의 내무 총장이 되어 독립운동을 했다. 남강(南岡) 이승훈 (李承薰)은 1907년에 오산 학교를 설립하여 신학문과 애국 사상을 고취하였고 1919년 3·1 독립 선언에 민족 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참가했다. 포암(逋巖) 이백하(李栢夏, 1899-1985)는 기미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 항일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초중고 교사로 수많은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여 존경받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항상 소통하는 자상한 선생님이 52%로 1위를 자치했고, 수업시간에 헌신적의고 열정적인 선생님이 20%로 2위를 차지했으며, 친구같이 허물없이 지냈던 선생님이 18%로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머러스한 선생님, 상담과 생활지도를 잘 해주는 선생님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반면에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선생님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선생님이 37.1%로 1위를 차지했고, 편애하는 선생님이 26.7%로 2위를 차지했으며, 잘 가르치지 못하는 선생님이 22.8%로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리고 화를 잘내는 선생님이 11.8%로 4위를, 용모가 단정하지 않은 선생님이 1.6%로 5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스승의 과제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않는다”고 말 할 정도로 스승을 존경하였다. 그런데 최근 설문 조사 결과 국민의 83%가 요즘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존경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교원의 사기가 최근 5년 사이에 11.6%나 떨어졌다. 그리고선생님들이 교권 하락과 생활지도의 어려움 때문에 명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하여 선생님들의 권위를 세우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높아지고 있다. 선생님들 자신부터 ‘권위의 바탕은 전문성과 헌신’이라는 점을 생각해 스스로 권위를 세우면서 지켜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교직을 성직(聖職)으로 인식하고 오직 학생교육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선생님들 자신부터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떳떳이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참된 스승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품격과 자질, 소양을 갖춰 스승의 자리를 되찾는 일이 절실하다.

교사는 고매한 비전을 높이 들고 그가 맡은 어린 생명의 성장을 도움으로써 학생의 잠재된 가능성을 개발해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토록 해야 한다. 이것이 나라와 인류의 발전을 돕는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길이라는 신념을 가진다면 분명 교육은 노동의 영역을 뛰어넘어 희열의 원천이 될 것이다.

교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소명감을 갖고 학생교육에 헌신․봉사해야 한다. 정열과 충성을 다해 학생들에게 감동을 줘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실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능력 있는 교사, 열정이 넘치는 교사, 자신이 개발한 자료를 함께 공유하는 교사가 돼야 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개성적이고 창의적이며 능동적인 과정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가 돼야 한다.

교육은 혼과 혼의 대화요, 인격과 인격의 부딪힘이요, 정성과 정성의 호응이며 정열과 정열의 만남이다. 교육은 이러한 총체적인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품성을 도야해야 한다.

교사의 임무는 단순한 직업이나 노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비전과 헌신을 속성으로 하는 소명감에서 움직이지 않는 교육은 살아있는 교육이라 할 수 없다. 소명감이 있으면 교사는 산 스승이 될 수 있고 어린이의 영(靈)의 성장을 돕는 참된 교육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교사는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변화와 교육방법에 대해 꾸준한 재중전이 필요하다.

교사는 하루 종일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며 부모를 대신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들이 가장 믿고 따를 수 있는 인격자가 되어야 하고, 적극적인 사회적 공헌 활동을 통해새로운 교사상을 정립해야 한다.

교사는 때 묻지 않고 청순한 어린 싹을 참되고 바르게, 그리고 아름답게 가꾸는 직업임을 잊지 않고 스승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또 가르치는 보람과 기쁨으로 사랑과 성찰의 중심에 자신을 둘 줄 알아야 한다.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인생의 안내자가 돼 주며 교육자의 길을 떳떳이 걸어갈 때 존경받는 스승이 될 것이며 공교육은 살아나고 학생들의 미래는 밝아올 것이다.

특히 신임교사는 선배 교사들과 많은 대화와 도움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 전진하는 참다운 스승이 되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의 과제

학생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존경하며 학업에 열과 성을 다해 자기의 원대한 꿈을 실현하고 지역사회와 국가발전과 인류 공영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스승을 일러 ‘군․사․부 일체’라 하였으며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여 교권을 침해하고 교사들을 부정적이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바람에 교사들이 교직에 실망하고 명예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제는 학부모들이 학교나 교사를 보는 시각을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

학부모의 교사불신은 곧 학생의 교사불신으로 이어지므로 학교는 학부모와의 잦은 접촉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자녀가 교사를 부정적으로 말해도 학부모는 자녀 앞에서 교사를 깍아내리는 막말을 해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의 과제

스승의 날은 교사의 노고에 감사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날인데, 요즘 학교 현장은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그리하여 지역사회는 스승의 날을 계기로 하여 스승 존경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가르치는 이는 선생님'이라는 신념으로 교사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교육당국의 과제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각급 학교 차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교권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교육당국은 교사의 잡무를 줄이고,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낮춰 학생과 충분한 교감의 시간을 갖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권은 약화되고 있는 반면 학생의 권리와 인권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적 영향으로 인해 요즈음 교사와 교수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학생인권조례에 상응하는 스승인권조례를 제정할 필요성이 있다.

학생과 교사가 상호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교사는 학생을 한 명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학생은 교사를 존경의 대상으로 생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스승의 날을 계기로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잘 이루어지려면 교사와 교수, 학생, 학부모, 교육당국, 지역시회가 혼연일체가 되어 교육을 개선하고 혁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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