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5] 어머니 품 같은 길
[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5] 어머니 품 같은 길
청양 칠갑산 장곡사 솔바람길...칠갑 주차장~천문대~자비정~장곡사 19.2km 구간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1.05.1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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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치유와 힐링이 되길 기대하며 충남도내 불교와 천주교 순례길 15구간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청양 장곡사 연등.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청양 장곡사 연등.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콩밭 매는 아낙네야…”

노래 한 구절에 단번에 떠오르는 산, 바로 충남 청양군 칠갑산이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칠갑산은 정산면과 대치면 등 4개면에 걸쳐 산세가 이어진다.

소풍을 나오듯 가벼운 마음으로 걷고 싶다면 칠갑산 장곡사 솔바람길로 떠나보자.

이곳에는 2개의 솔바람길 코스가 있다. 지난 13일 칠갑 주차장에서 천문대, 자비정을 거쳐 장곡사까지 이어지는 1구간을 걸었다.

출발점은 대치면 대치리 한티마을 정류장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출발점은 대치면 대치리 한티마을 정류장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출발점은 대치면 대치리 한티마을 정류장이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수령이 약 600년 된 나무인데, 잠시 감상하며 신발 끈을 조여 맸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꼬불꼬불 완만한 길은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좋다. 코끝을 간질이는 상쾌한 솔향이 머리까지 맑게 해준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꼬불꼬불 완만한 길은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좋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을을 가로지르는 꼬불꼬불 완만한 길은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좋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20분 정도 걷다 보면 오르막 끝에 칠갑광장을 만나게 된다. 칠갑광장을 기준으로 우측 언덕에는 면암 최익현 선생 동상이 서 있다.

칠갑광장부터 정상까지 이어진 길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탐방로 입구라고 적힌 표지판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얼마 못 가 작은 동상 하나를 만나게 된다.

노래 칠갑산에 등장했던 콩밭 매는 아낙네 상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노래 칠갑산에 등장했던 콩밭 매는 아낙네 상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노래 칠갑산에 등장했던 콩밭 매는 아낙네 상이다. 가만히 동상을 보고 있으니 노랫말을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울창한 나무들이 빼곡한 산길을 따라 동상에서 5분 정도 걷다 보면 천문대가 보인다. 태양과 달 등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천문대를 뒤로 한 채 양탄자 같은 길을 걸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천문대를 뒤로 한 채 양탄자 같은 길을 걸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천문대를 뒤로 한 채 양탄자 같은 길을 걸었다. 오르막길에 진입하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길목 중간에 쉼터인 정자가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봤다.

시원한 산바람이 능선을 타고 불어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귀를 기울여 산마루에서 울어주던 산새의 소리를 들어보려 했지만 잘 들리진 않아 아쉬웠다.

길목 중간에 쉼터인 정자가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봤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길목 중간에 쉼터인 정자가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봤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그 대신 형형 색색의 옷을 갖춰 입은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모두 표정은 밝았다.

솔바람길이지만 벚나무도 여러 그루 보였다. 소나무와 벚나무 사이로 부드러운 햇볕이 내리쬐었다.

울창한 숲은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을 막아주는 그늘이었다.

그 대신 형형 색색의 옷을 갖춰 입은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모두 표정은 밝았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그 대신 형형 색색의 옷을 갖춰 입은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모두 표정은 밝았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참나무 등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상쾌한 나무 향기에 둘러싸여 일상의 고됨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칠갑광장에서 자비정까지 거리는 약 2km 정도지만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부담이 적다. 길도 잘 정비돼 있다.

참나무 등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상쾌한 나무 향기에 둘러싸여 일상의 고됨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참나무 등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상쾌한 나무 향기에 둘러싸여 일상의 고됨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자비정에 닿았다. 정자 대부분이 육각정 또는 팔각정 모양을 띠고 있는 반면, 자비정은 칠각정으로 지어진 게 특징이다.

동네 공원 마실이라도 나온 듯 편안하고 부드러웠던 능선길은 정상을 코앞에 두고 잠시 멈칫하게 한다.

정자 대부분이 육각정 또는 팔각정 모양을 띠고 있는 반면, 자비정은 칠각정으로 지어진 게 특징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정자 대부분이 육각정 또는 팔각정 모양을 띠고 있는 반면, 자비정은 칠각정으로 지어진 게 특징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자비정에서 정상까지 700m구간은 서서히 숲이 깊어지면서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된다. 그러다 가파른 계단을 만난다.

계단이 마치 “그동안 쉬웠지? 이젠 힘들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한발 한발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하산하던 사람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올라갈 계단이 너무 많이 남아 포기하고 싶다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계단을 걸어왔는지 생각해보자.

올라갈 계단이 너무 많이 남아 포기하고 싶다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계단을 걸어왔는지 생각해보자.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올라갈 계단이 너무 많이 남아 포기하고 싶다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계단을 걸어왔는지 생각해보자.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계단의 마지막을 오르면 칠갑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칠갑산 정상은 산 능선이 사방으로 일렁대는 조망명소다.

장곡사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나무계단과 돌계단을 지나면 장곡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칠갑산 정상은 산 능선이 사방으로 일렁대는 조망명소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칠갑산 정상은 산 능선이 사방으로 일렁대는 조망명소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산신령과 독성, 칠성을 모신 삼성각이 첫인사를 건넨다. 바로 옆에는 보물 162호인 상대웅전이 보인다. 오래된 기운이 물씬 풍겼다.

이곳에는 본래 불상 5좌가 있었는데 현재는 3좌만 남아 있다. 규모가 큰 불상이 국보 58호인 철조약사여래좌상이다.

보물 162호인 장곡사 상대웅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보물 162호인 장곡사 상대웅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장곡사의 백미는 상대웅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사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멀리서 불어보는 바람을 맞는 건 덤이다.

상대웅전에서 50여 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보물 181호 하대웅전이 있다.

하대웅전의 주불은 보물 337호인 금동약사여래좌상이다. 1346년에 조성된 것으로 고려 초기의 대표적인 금동불상 중 하나다.

대웅전 앞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자비와 지혜로 채워졌다.

자비로운 빛들이 하나로 모여 코로나19 종식과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비추길 기원해 본다.

장곡사의 백미는 상대웅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장곡사의 백미는 상대웅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보물 181호인 장곡사 하대웅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보물 181호인 장곡사 하대웅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장곡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웅전이 두 개다 보니 어디에 공양을 드려야 할지 난감할 것 같다.

사찰 규모는 작지만, 곳곳에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이 숨어있었다. 대웅전 지붕에 달려 있는 물고기 모양의 풍경이 좋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풍경이 바람이 살짝 불 때마다 내뿜는 종소리에 귀가 즐거웠다.

장곡사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장곡사 느티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칠갑산은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릴 정도로 푸른 산세와 경관이 일품이다. 부처님 오신날, 칠갑산 솔바람길을 가보는 것을 어떨까?

인근에는 총길이 207m에 달하는 천장호 출렁다리가 있다. 하산 길에 출렁다리를 걸으면서 피로를 푸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 [충남 치유의 길]은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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