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을 뚫고 내리 쬐는 따스한 햇볕 사이로 살포시 봄기운이 묻어오는 요즘, 한낮의 나른함을 ‘훅’ 날려줄 새로운 맛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이를 반영하듯 금강이 면면히 흐르는 논산 강경포구 일원 식당가에는 벌써부터 햇 우여회의 새콤함과 감칠맛을 즐기려는 부지런한 미식가들의 발길이 분주해지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수라상에 올려졌다고 할 정도로 보양식으로 주목받아온 우여는 산란기에는 뼈째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하고 담백하며, 비린내가 없어 봄철 별미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내륙 깊숙이 금강변에 위치한 강경은 1990년 금강 하구가 막힌 뒤로는 우여 집산지로, 이맘때 강변 인근 식당가를 찾으면 제철 별미 햇 우여회와 회무침을 즐길 수 있다.
위어, 웅어, 의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우여는 씹어 먹으면 연하고 쫄깃한 맛이 독특해 주로 회무침으로 먹으며, 신선한 미나리·오이·풋마늘·양파 등 갖은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리면 향긋함으로 먼저 코끝과 침샘을 자극하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한 번 더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른 김에 싸서 먹으면 겨우내 잠자던 오감을 깨워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 금강을 내려다 보며 여유롭게 즐기는 고소하고 아삭한 맛은 이른 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2월부터 4월까지 가장 맛이 있는 우여회무침은 4인분 기준 5만 원, 2~3인분에 3~4만 원 정도로, 무침을 먹고 생물로 먹으면 단맛이 더하고 미나리향이 일품인 복탕을 함께 즐기면 금상첨화다.
따사로운 봄 내음이 그리운 계절, 생기 넘치는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다면 금강이 유유히 흐르는 강경포구에서 별미 ‘우여회’로 봄은 만나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