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 생활에 대한 에피소드 한 두 개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약간의 과장이 용인되는 일은 부지기수다.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남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채널A>를 통해 특수부대 간 대결을 다룬 ‘강철부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군(軍)부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남다른 군 인맥이 새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교계의 큰 어른이라 할 수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군 생활을 함께 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진 것.
지금으로부터 47년 이상이 지난 김 교육감의 군 시절 추억을 소환한 사람은 최근 대권 행보에 본격 나서고 있는 양승조 충남지사다.
지난 달 19일, 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조계사로 올라가 원행 스님을 예방한 양 지사는 “김지철 교육감님과 군 생활을 같이 하셨다”고 깜짝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박용진 국회의원 등 여권 대선 주자와 주요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상태였다.
그러자 누군가가 “스님이 군대 동기를 말씀하시네요…”라고 해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원행 스님은 “배고픈 줄 모르고 군 생활을 했다. 그 때는 군수 제도가 없었다”고 과거를 회고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양 지사의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다.
실제로 김 교육감은 원행 스님의 3개월 선임으로 확인됐다. 김 교육감은 1974년에서 1976년까지 경기도 부천시 인근 한 부대에서 복무했는데 그 때 원행 스님과 만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다른 선임병의 괴롭힘 등 만만치 않은 군 생활을 꿋꿋이 견디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도, 눈물도 많은 김 교육감이 3개월 후임인 원행 스님을 얼마나 살뜰하게 챙겼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인연은 군 제대 이후에도 계속됐다. 심지어 김 교육감 부부가 신혼여행 첫 날 밤을 원행 스님이 머물던 김제 모악산 금산사에서 보냈을 정도라고 한다.
김 교육감도 김 교육감이지만, 이를 이해해 준 양현옥 여사도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2년 쯤 전에는 예산 수덕사에서 행사가 있었는데, 원행 스님은 “이제 그만 떠날 때가 됐다”는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 십 분을 기다려 김 교육감을 만나고 간 일화도 전해진다.
김 교육감은 천안의 한 대형 교회를 섬기고 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야말로 종교를 초월한 전우애이자 요즘말로 브로맨스인 셈이다.
복수의 교육청 관계자는 “김 교육감님이 군 선임이지만 실제 나이는 원행 스님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워낙 각별하게 지내셨고 지금도 그 관계를 이어오고 계시다”며 “신혼여행 첫날을 원행 스님이 계신 금산사로 향했을 정도라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느냐?”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