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 “살아서 돌아온 조국…『조국의 시간』 그리고 《조국의 눈》”
김주대 “살아서 돌아온 조국…『조국의 시간』 그리고 《조국의 눈》”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6.07 11: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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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대 시인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장관이 살아서 돌아왔다. 거칠고 짧은 글그림으로 하고픈 말을 대신한다”며, 《조국의 눈》이라는 제목의 시와 그림을 올렸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김주대 시인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장관이 살아서 돌아왔다. 거칠고 짧은 글그림으로 하고픈 말을 대신한다”며, 《조국의 눈》이라는 제목의 시와 그림을 올렸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만신창이가 되어 자신이 끌고가기 힘든 자신을 자신의 눈이 끌고 가고 있었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김주대 시인이 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쓴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읽고 밝힌 소회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의 시간』을 읽다가 몇 번이고 표지에 실린 얼굴을 들여다보았다”며 “처연한 모습 속에 다짐과 각오가 있었고, 참담과 비장이 혼재된 표정의 얼굴이었다”고 떠올렸다.

특히 윤석열 검찰의 인디언 기우제식의 집요한 먼지떨이식 표적수사로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조 전 장관을 그리며, “끌고가기 힘든 자신을 자신의 눈이 끌고 가고 있었다”라고 감정이입, 비장한 심경을 묘사했다.

그는 과거 1998년 2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였고, 그 분에게 투표도 했지만 거절했다”며 “낙선자라면 몰라도 대통령이 되어 취임식을 하는 사람에 대한 시를 쓴다면 그건 낯간지러운 아부였기 때문에, 내 ‘가오’가 허락하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이어 “지금 조국의 처지는 다르다”며 “그는 살아서 돌아왔다. 거칠고 짧은 글그림으로 하고픈 말을 대신한다”고 덧붙이며, 《조국의 눈》이라는 제목의 시와 그림을 올렸다. 이른바 조 전 장관에게 전하는 '헌시(獻詩)'다.

조국의 눈

시선은 앞을 향했으나
눈동자의 초점은 자기 안으로 깊이 내려가 있다.

천근의 모멸과 야유를 지나가며
나지막이 숨을 몰아 심장으로 밀어넣는다

눈이 호흡한다

조롱과 저주의 화살을
빠짐없이 받아적는 두렷한 귀

가야지
심장이 뛰는 소리를 확인하면서

눈이 걷는다

나와 처자식을 고통 속에 내려놓기
흔들리지 않기 위해 흔들리기
목숨의 높은 곳에 이르는 없는 길을 내며
당당하게 가기

눈에 물기가 어린다

호흡을 잃지 말자고
중심을 세운 코가
안면의 모든 근육을 끌고 간다

참혹한 시간이다

정신을 밝혀 든 채
눈이 주먹을 쥐고 걷는다

(21년 6월 7일 『조국의 시간』을 읽고 《조국의 눈》을 쓰고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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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2021-06-08 00:20:07
이것도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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