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심정이다. 충남 4대 광역행정기관(도청·도의회·교육청·경찰청) 소재지 내포신도시 이웃인 홍성군과 예산군의 택시업계 간 갈등을 두고 하는 얘기다.
양 지역 택시업계는 2012년 내포신도시 조성과 함께 택시사업구역을 통합했다. 내포신도시는 물론 홍성과 예산 전역을 한 도시처럼 운행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지역주민들은 동일 요금으로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예산 택시가 영업권 침해” vs “명분 없는 분리 결사반대”
그러나 내포신도시 개발 불균형의 영향으로 최근 양 지역 택시기사 간 분쟁이 불거졌다. 홍성지역 개인·택시업계가 충남도에 사업구역 분리 민원을 제기한 것.
홍성권역에 개발이 집중되고 인구가 늘면서 택시 수요가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예산택시가 내포신도시를 넘어 홍성읍까지 진출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홍성 택시업계 주장이다.
사업구역이 분리되지 않으면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는 것이다.
이에 도는 최근 예산군청에서 예산 개인·택시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청취했다.
예산 택시업계 입장은 달랐다. 10년 전에는 예산권역 택시 수요가 많았을 뿐 아니라 홍성택시가 예산읍까지 진출해 영업했음에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업구역을 통합했다는 것이다.
예산 택시업계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분리할 명분이 없다. 결사반대한다”는 취지로 도에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도는 조만간 홍성 택시업계와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도와 양 군은 “사업구역을 다시 분리하는 건 어렵지 않겠냐”며 난감해하고 있다.
만약 사업구역이 분리된다는 걸 가정해보자.
거리상 500m 떨어진 충남교육청(홍성군 홍북읍 신경리)에서 충남경찰청(예산군 삽교읍 목리)까지 택시를 이용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갈 때 붙는 20%의 할증률(시계외할증)이 붙는다. 웃픈 상황인 셈이다.
욕심인가? 감정인가? 타협·양보 절실
양 군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서해선복선전철 삽교역사 신설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내포신도시 행정구역 이원화에 따른 문제도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내포신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인계·인수 문제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단일생활권임에도 양 군이 각각 지역 화폐를 발행하면서 주민들이 사용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행정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주민 편의 아닌가?
공원 관리와 제설작업도 따로 한다. ‘내 땅, 네 땅’ 가리는 셈이다.
이에 도가 양 군과 함께 내포신도시 공동관리기구 설치를 추진 중이지만, 규모와 형태 등을 두고 난항이 빚어지고 있다.
택시업계 간 갈등도 마찬가지다. <굿모닝충청> 보도 직후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기주의 발동했다”, “감정싸움 그만해라” 등 주민들의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만 답답할 노릇이다.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하다. 도와 양 군이 현재보다 더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택시업계 간 갈등을 풀어야 한다.
택시업계도 마찬가지다. 타협과 양보를 통해 조율하고 풀어나가야 주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천안과 아산의 사례를 참고해보자.
KTX역 명칭과 택시영업권, 시내버스 시계요금 단일화 등 끊임없이 갈등을 겪었지만, 2014년 ‘생활권행정협의회’ 출범 후 상생 발전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내포신도시 이웃인 양 군도 갈등보다는 공조를 통해 '주민을 위해' 상생 발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