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광진의 교육읽기] 경로당만큼 아이돌봄시설을 만들자
[성광진의 교육읽기] 경로당만큼 아이돌봄시설을 만들자
  •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 승인 2021.07.21 18: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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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굿모닝충청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경로당만큼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설들이 많다면 출산율이 보다 높아지지 않을까?

초등학교 아이들은 부모들로서는 돌보기가 가장 어려운 상황에 들어선 존재다. 중고등학생만 하더라도 웬만하면 스스로 방과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어느 정도 안심을 할 수 있지만, 초등학생들은 다르다. 마땅히 보낼만한 곳이 없어서 방과 후에 수 개의 학원을 홀로 전전하는 것이 보통인 실정이다. 집 근처 학원이라도 보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땅히 그럴만한 학원도 없거나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홀로 집안에서 지내야 한다.

영유아들은 그래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돌봄을 받을 수 있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은 학교의 돌봄서비스가 있지만, 1,2학년에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학년은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으로 참여자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학교에서 돌봄을 둘러싸고 내부구성원 간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또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아이들도 지루하고 힘들기 마련이다. 이런 실정에서 초등학교 학부모가 되면서 고민이 깊어지다 보니 둘째나 셋째 아이를 낳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집 근처에서 편안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부모 역시 퇴근하면서 집 근처 돌봄시설에서 아이를 만나 집으로 함께 갈 수 있다면 출산을 덜 꺼릴 것이다. 아이가 동네 친구들과 집 앞에서 안전한 돌봄을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모든 부모들은 소망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15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다함께돌봄시설' 설치 의무화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이 법안은 한마디로 아파트 등 주택단지에 아동돌봄시설을 경로당만큼 설치하자는 내용이다. 현행은 500세대 이상에만 설치한다는 기준이 있지만,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현재 150세대 이상의 주택단지에 경로당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고려하여 경로당수만큼 아동 돌봄 시설도 마련하자는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다함께돌봄센터’는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초등학생 아동 돌봄을 위해 설치하여 운영하는 시설이다. 시설에서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급식과 간식을 제공하며, 등·하교 전후와 야간이나 긴급상황 발생 시에도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나아가 체험활동 및 교육·문화·예술·체육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대상은 만 6세에서 12세 미만의 아동이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라면 부모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아이의 보호자는 프로그램 이용 등 필요한 비용 일부를 부담한다. 이용자 부담료는 프로그램 참여 등 월 10만 원 이내이며 간식비는 실비로 별도 부담한다.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다함께돌봄센터’는 전국에 325개소(지원 대상 6037명)에 불과하다. 초등학생 공적 돌봄서비스 이용률은 12.5%에 불과하여 영유아의 공적 돌봄서비스 이용률이 68.3%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하다. 결국 초등학생들은 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 보자면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초등학생에 대한 돌봄 서비스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영유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돌봄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2001년 출생아 수가 56만여 명이었던 반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 2400명이었다. 20년 만에 반토막이다. 현재 상태로 간다면 10년 뒤에는 인구 감소의 악영향이 자연재해 수준에 이른다는 '인구 지진'이 발생할 것이란 걱정이다.

2018년 OECD 가입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63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0.98명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도 되지 않는 유일한 국가로 기록됐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데,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출산율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세계에서도 최하위라는 것을 뜻한다.

인구 감소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책은 아이를 안심하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경로당만큼 아이돌봄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되도록 빨리 이 법안이 통과되어 영유아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들의 어려움을 줄여주었으면 한다. 둘째, 셋째 아이들을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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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저리가 2021-07-25 18:01:55
그 돈으로 아이들 부모에게 양육수당 주는 게 더 낫습니다. 다들 학원으로 보낼텐테 현실성이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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