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체험기] 병원 격리, 소중한 일상복귀를 꿈꾸며
[코로나19 확진 체험기] 병원 격리, 소중한 일상복귀를 꿈꾸며
40대 고요한씨(가명) 코로나19 확진후 병원 생활, 극복기 특별 기고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07.2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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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에게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 1회용 도시락으로 들어온후 용기는 폐기처분된다. 사진=독자제보/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방역 당국의 백신접종도 속도를 높여가는 등 사태 진전의 정점을 향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시기다. 주변에 ‘누구누구가 확진됐다더라’라는 말이 많지만 실제 확진자와 가족의 말 못할 고통은 이해하기 어렵다. 굿모닝충청은 코로나19 검사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고요한씨(40대, 가명)로부터 불안과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의 생생한 체험기를 일기형식으로 게재하기로 했다. 기고에 감사드리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다. 3회차는 입원 생활의 단상을 적었다.<편집자 주>

[고요한씨(가명)] ◇ 병원 격리가 언제 해제될지 모른다 

벌써 병원에 들어온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막상 들어왔을때의 두려움과 심란함 등은 어느새 사라지고 병실 생활에 나도 모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새벽 6시, 여지없이 하얀 방역복을 입은 간호사가 들어온다. 하루일과를 기계적으로 점검하기 시작한다. 병실에 있는 환자들의 혈압과 온도를 체크하고 밤새 특별한 반응은 없었는지 간단한 질문과 답이 시작된다. 

그리고 2시간후 8시가 되면 아침식사가 들어온다. 식사는 병원에서 환자별 알레르기여부 등을 점검하고 그에 맞춰 1회용 도시락이 들어온다. 빨강비닐 속에 담겨온 도시락은 다먹고나면 쓰레기통에 버려져 따로 폐기처분된다.

아침식사를 하고나면 오늘 하루의 버티기가 시작된다. ‘오늘은 무얼을 할까?’, ‘영화를보며 오전을 보낼까?’, ‘오후에는 무얼하지?’ 등등 생각이 단순해진다.

이제 회사 걱정도, 집 걱정도 많이 사라졌다. 거기도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을것이며 나보다는 나을거라는 생각에 안도하면서 나를 더 생각하게되고 자기중심적으로 되어가는 것 같다.

하루에 오전 8시, 낮 12시, 오후 6시, 세번의 정해진 식사가 들어오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가는데 나에겐 아무런 정해진 것이 없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을 보내도 되는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부터는 운동을 시작했다. 들어오기전에 나름 헬쓰 등으로 단단한 근육질이라 여겼는데 일주일사이에 쏙 빠진 모습이 안타까웠다. 침대옆에서 제자리 걸음과 스쿼트를 시작했다. 더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하는것이 아니라 1차원적으로 먹었으니 소화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30분정도 금방 지나갔다.

오후가 되면 창가로 강한 햇살이 들어온다. 햇볕이 따뜻하지않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병실이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어 작은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도 시원함을 준다. 

작은 창가에 앉아 밖을 보면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걷는 모습,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장면들을 구경한다. 참 평화롭고 지금 밖에은 아무일도 없는듯 조용한 일상처럼 느껴진다. 내가 여기 병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잊을정도로 밖은 너무 평온해 보인다.

나도 나가서 걷고싶다. 산책길을 걷고 커피숍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보고싶다. 저녁이되면 시원한 캔맥주를 마시며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어쩜 격리전에 늘 하던 일들이었다. 그런데 그때는 너무 당연한 일상이라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겠지.

일주일정도되니 친구들과 동료들의 안부 전화나 문자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당연한거라 하나도 서운하지는 않다. 하루에 두어번씩 오던 집전화도 이젠 이틀에 한번정도 문자가 전부다. 벌써 다들 안심을 하고 큰걱정이 없어졌기에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기 시작한것 같다.

병원격리가 언제 해제될지 모른다. 의사도 간호사도 미정이라고 얘기해줄 뿐 관찰만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일주일은 더 이 생활을 반복해야한다. 퇴원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 하루도 긍정적인 생각과 맘으로 무장하고 이 생활을 적응해 가고 있다.

◇ 병원에서 첫 코로나19 진단검사

병실격리 8일째. 새벽 5시 간호사가 코로나19 검사를 설명해주었다. 여기 들어온지 8일만에 처음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간호사 말로는 증상없이 2회 음성 판정이 나면 바로 퇴원한다고 한다. 오늘이 첫관문인 것이다. 아침부터 옆 환자는 흥얼거리면서 열심히 샤워를 한다. ‘무슨 좋은 일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어제 검사한 결과가 음성이 나온것은 아닌지 짐작이 되었다.

아침 8시. 옆 환자는 아침식사가 나오기전에 벌써 사복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가 한창이다. 나보다 하루 먼저 들어온 50대 귀농 아저씨다. 새벽에 간호사로부터 음성결과를 듣고 오늘 퇴원예정이니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부러웠다. ‘나랑 하루 차이로 들어왔는데’, 나도 1차 결과가 좋아야 2차 검사까지 기대를 할수 있는데 서서히 걱정이 된다.

옆 환자가 나가고난뒤 이상하게 오늘은 시간이 가지 않는다. 눈을감고 한참을 잔것 같은데도 한시간도 흐르지 않았다. 오늘은 이상하게 하루가 길게만 느껴진다.(다음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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