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나 독한지 사람들이 잘 몰라요(웃음). 제 속을 완전히 드러내면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요.”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20년 7월 4일 보도된 월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엄청난 ‘독종’이라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살면서 저만큼 독한 사람 못 봤다. 저는 악(惡)한 사람이 강(强)하고, 선(善)한 사람이 약(弱)한 게 아니라 그 반대라고 본다”고도 했다.
얼핏 여리디여려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자신보다 ‘독한 사람’은 없다는 모습이다. 섣불리 손해 보면서까지 누구에게 속절없이 질질 끌려다닐 순둥이는 아니라는 뉘앙스다.
이런 그가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먹장구름이 백주대낮을 어둠처럼 엄습한 가운데 하얀 비옷을 입고 나홀로 우뚝 선 그는 마치 《전설의 고향》의 오싹한 분위기마저 연상시켰다.
특히 국민의힘과의 합당에서 최종 결론을 내기에 앞서 정신 재무장을 통해 모종의 작심이라도 하는 듯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합당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아 보인다. 현실적으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합당 협상 시한을 8일로 못 박은 가운데, 메신저인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밑바닥으로 제시한 합당 요구조건이 많다.
이에 이 대표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반복적으로 국민이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들만의 용어로 시간을 끌려고 한다. 국민은 오픈 플랫폼, 플러스 통합 이런 희한한 단어를 원하지 않는다”며 “(안 대표는) ‘예스(Yes)냐 노(No)냐’ 답하시면 된다”고 압박수위를 높였다.
반면 권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열린 플랫폼이 실패했기 때문에 야권 외연 확장을 위해 안 대표의 역할이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국민의당 당헌 개정을 통한 안 대표의 대선 독자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가기에는 아까운 사람”이라며 “독자적으로 대선에 나가면 충분히 3등은 할 수 있다. 동메달도 메달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