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29] 아이들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느티나무...계룡시 엄사면 도곡리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29] 아이들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느티나무...계룡시 엄사면 도곡리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08.12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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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기자, 사진 채원상 기자] 대다수의 지자체들은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 만들기’를 슬로건으로 인구소멸을 막고자 임신·출산·보육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 사업과 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과 청정한 농어촌을 매력으로 느끼는 젊은 부부들이 가장 우선하는 거주 기준은 영·유아의 보육 환경과 학원·문화센터와 같은 교육 인프라가 얼마나 갖추었느냐 하는 점을 들고 있다.

계룡시 엄사면 도곡리 느티나무 보호수를 찾아갔을 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계룡 상록어린이집과 어린이 감성체험장이다.

그동안 보호수 주변에서 마주한 장면은 빈 정자와 체육시설, 취재에 호기심을 보인 몇몇 노인들만 봤던 차에 보호수 주변에서 어린이들의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원래 이곳은 1995년 9월 1일에 폐교되기 전까지 도곡초등학교였다.

2009년에 계룡시가 논산계룡교육지원청으로부터 14억 원에 매입하면서 폐교는 여러 활용방안을 검토한 끝에 현재의 어린이 전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처음에는 주민 소득 사업으로 ‘홈스테이 체험마을’과 어린이들이 꽃과 곤충을 키우는 ‘농업체험 파크마을’을 검토했으나 이웃한 녹색농촌체험마을과 겹치면서 취소됐다.

두 번째는 공공보육과 아동시설의 질을 높여가겠다며 지금과 유사한 어린이 시설 이용 방안을 2014년도부터 추진했으나, 어린이집연합회가 계룡시의 어린이집이 포화상태라는 이유로 공립어린이집 건설에 반대하면서 사업이 중단되는 시련도 겪었다.

결국 도농복합지역이나 농어촌 지역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라면 어린이 보육 환경 조성이 가장 시급하다는 점에서 계룡시는 2018년 후반기부터 현재의 자리에 자연친화적인 어린이 전용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십수 년 전부터 전국에 조성된 체험마을들이 ‘밑 빠진 독에 세금 붓기’나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사례와 다른 선택이란 점에서 계룡시와 도곡리 마을 주민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부터는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워 지역사회와 함께 커가는 일만 남았다.

이는 국가수준의 공통성과 지역과 개인 수준의 다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누리과정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계룡시 엄사면 도곡리의 느티나무는 매우 특별하다.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신도안을 도읍지로 살필 때, 무심코 지팡이를 땅에 꽂아 놓은 것이 ‘괴목’이 되었다는 전설의 나무는 느티나무였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최고 학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의 도곡초등학교 땅을 비롯하여 마을 안길과 저수지 조성에 기꺼이 재산을 내주어 문맹과 가난 퇴치에 앞장섰던 ‘향곡(香谷) 김영천’ 어른을 기억하는 것은 비단 송덕비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도곡리 느티나무는 도곡리에서 태어난 갑부의 인심이 곧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는 것과 쌀 됫박처럼 생겼다 해서 부르게 된 ‘되박마을’의 유래를 알려주면서 마을과 사람은 같은 운명을 타고났다고 이야기를 해줄 것만 같다.

아이들에게 숲과 생태하천에서 감성을 체험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룡시의 옛 이름 신도안과 느티나무와의 관계, 제주 갑부 김만덕 못지않은 김영천 어른을 교실 밖에서 알아가는 과정도 아이들의 가슴에 자부심을 심어 줄 듯 하다.

송미선 초대 어린이 감성체험장 관장은 그동안 숲해설가와 어린이집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및 자연놀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 향상에 기여하는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가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역의 역사와 인물을 기억하는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서 김영천 옹의 후손에게 듣는 마을 이야기는 생태 체험과 더불어 아이들의 생각을 크고 예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계룡시 엄사면 도곡리 112-2 : 느티나무 1본 169살(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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